오늘 일터 앞에 길냥이 하나가 쓰러져 있었어
아스팔트 위에 있길래 죽은 줄 알고 묻어주려고 다가가니까 숨을 쉬고 있더라고
그 친구 앞에서 꽤 고민했던거 같아
'병원에 데려가면 책임져야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병원비 엄청 비싼데 어떻게 하지'
온갖 생각이 스쳐지나갔던것 같아
결국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해보니까 탈진이랑 저체온증이더라고
하루 입원해서 지켜봐야한다길래 병원비 결제하고 왔는데
세상에 40만원이나 나왔어
생전 처음보는 새끼 고양이한테 40만원을 쓰고 나니까 괜히 화도나고
그런 내 자신을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이런 말 할 친구도 없고
ㅠㅠ
내일 그 친구가 괜찮아져서 퇴원했으면 좋겠는데
그 뒷일이 감당이 안될것 같아서 걱정이야.
책임지지 못할거였으면 구조하지 않는게 맞는 일이었을까?
다른 곤충이나 뱀이나 쥐들은 잘만 죽이면서 고양이나 개한테만 이러는게 나의 역겨운 이중성이 아닐까
내가 좀 더 훌륭한 사람이었으면 이런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괴로워
세인님 
행츠 
기행 
방긋방긋해맑해맑 
PeryTaiLs 
방긋방긋해맑해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