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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날 썰 ) 판교역이 그 판교역이야?! 서울이 아닌 전북으로 가버린 너청자

윈터클라우드64fd6
2018-07-31 21:36:27 491 6 1

안녕하세요 늦게나마 슬프지만 즐거운 여름방학 추억을 하나 들려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매우 들뜬 마음으로 ONH 오프라인 왕중왕 대회날 2주 전에 열차표를 끊었습니다. 네이버 지도로 열심히 뇌내 네비게이션을 그리면서 행복회로를 잔뜩 굴리고 있었죠. 


대회당일날까지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KTX와 무궁화호를 타는 환승노선이었습니다만, 뭔가 조금씩 이상하더군요. 대충 서울권인 건 알고 있었는데 전북으로 휙 가버리더군요.

 

서울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이리저리 타서 판교역

물론 단순한 판교역이 아닌 [판교역 신분당선]이더군요.

저는 열차표를 끊을 때 '판교역'이라도 멀쩡하게 있길래 그걸 그냥 바로 예매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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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도 판교역이 있더군요. 

오후 1시 30분 쯤에 도착해서 엄청 들뜬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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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더군요. 시골역이라서. 

분명 네이버 지도로 봤을 때는 건물이 빼곡한 리얼 도시였는데 말이죠.

그때 아차 싶었습니다.

이렇게 제 첫 번째 서울 여행은 끔찍한 첫 단추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이곳은 자판기 하나 없는 그야말로 무인도였습니다.


금요일이고 휴가철이라서 곧바로 예약한 표를 취소하고 새로운 걸로 뽑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저의 열차표는 막차인 저녁 8시 52분.

8시간 넘게 시간이 남았습니다.

저는 아무도 없는 역사 안에서 존버했습니다.

ONH 대회 중계를 보고 들고온 노트북으로 섬머 포켓 트루 엔딩을 열심히 깼죠.

역무원 분께 사정을 말씀해드리고 역사 안에서 8시간 넘게 그런 짓을 했습니다. 역무원분께서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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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대기실, 에어컨 덕분에 시원하게 보냈다.

다이어트 중이라서 굶는 것은 익숙해져있어서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자판기가 없는 역은 처음이었습니다.

시골역이라 그런지 다음 열차를 기다리시는 분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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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여정 끝에 8시 52분, 암흑으로 드리운 막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너무 부끄러운 하루였고, 부모님께 뭐라고 말씀드릴지 숨이 턱 막혔습니다. 어떻게든 얼버무렸지만...

역시 방구석 폐인이 생애 첫 서울 여행을 한다는 건 불가능했던 것 같군요.



바깥에 나와서도 트수짓을 했으니 매우 부끄럽습니다만

여름방학추억 하나 멋지게 만든 것 같습니다. 오래도록 술안주 감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시골역의 정적 속에서 ONH 대회 잘 봤습니다.

제가 이정도로 길치일 줄은... 으으...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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