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귤 0

다들 건강하신가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맨 처음으로 이걸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았어요
저는 건강해요 특별재난지역에 살고 있지만요

할 말이 많긴 한데 이젠 궁금해하실 분들이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혹시라도 아직 소식이 궁금하신 분들이 오셔서 보실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글 올려놓고 다시 떠납니다

저는 작년 8월 돌연 잠적한 이후로 방송과 관계된 모든 것을 기억 속에서 잊고 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대로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채로 살려고 했는데 크롬 북마크를 정리하다가 트게 더 링크가 연결된 마크를 실수로 눌러버려 접속하게 되었네요 여러분들이 남겨주신 글도 오늘에서야 빠짐없이 읽어보았습니다.

극심한 우울증과 스트레스 때문에 극도로 예민해진 그 당시의 저는 짧은 공지 한 줄 올려놓고 떠날 조금의 의욕도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때의 저를 생각하면 여전히 도망치고 싶어요 사실 이 글도 4번째 지웠다 쓰고 있네요

방송이 끝나고 나면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제가 아는 모든 스트리머의 생방송에 접속하여 새로 늘어난 팔로워와 실시간 시청자 수를 눈으로 확인하고 제 자신과 비교하면서 자학했습니다. 바보 같은 짓인 걸 잘 알았습니다. 이게 습관이 되기까지는 긴 시일이 걸리지 않았고요

심각성을 인지하고 나서 저는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으며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방송을 포기하는 길을 택했고요 글쎄요 제가 유난히 이상한 사람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여전히 방송에 대한 욕구가 남아있는 상태지만
이 채널에 대한 애정은 남김없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현재 저는 대학 졸업 후 독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빠르면 이번 연도 말에 개인적인 공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든 즐거운 마음으로 방송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혹시라도 저 때문에 구독비 날리신 분이 계시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상한 분들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죄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어디서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보잘것없는 채널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