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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캐쩔은 여기에 Wellcome to Summoner's Rift

돌미르
2021-02-26 22:13:42 118 0 0

오늘도 사당학파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끝내고, 수없이 많은 사바당보와 누나 소리를 들은 나. 왜인지 모르게 오늘은 스트레스가 쌓여 게임을 하려고 롤을 켰다. 오늘도 나의 픽은 정신나간 폭탄마, 직스. 비록 통계조차 떠있지않고 쓰는사람도 없는 똥캐이지만, 폭탄을 던지며 적과 포탑을 뻥뻥 터뜨리는 이 쾌감에 나는 오늘도 직스를 끊을수가 없다.

"얏호!!!"

미드에서 야스오를 만나 무한 솔킬을 당하고 팀원에게 미드차이 소리를 들으며 꾸역꾸역 파밍하고 버티다가, 막판 바론한타에서 궁을 이용한 바론 스틸과 광역딜. 여태까지 찍힌것과 다른의미의 직스 생존핑이 무수하게 찍히며 한타 대승리와 함께 그대로 바론을 이용해 넥서스까지 민, 그야말로 완벽한 막판뒤집기. 오늘도 이렇게 뻥-뚫리는 폭탄으로 한결 후련해진 가슴을 안은채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누웠다.

"나도 사바당보 소리 그만듣고 직스 장인으로 멋있게 기억되고싶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은지 얼마나 됐을까, 다시 눈을 떴을땐 내가 항상 보던 우리집 천장이 아닌 시골에서도 볼수 없을법한 청아한 하늘이 보였다. 다만 좀 특이한거라면 드래곤이 울부짖으며 날아갔다는것.... 깜짝 놀라서 일어나보니 내 복장부터 일단 내가 어젯밤 입고잤던 검은 셔츠와 청바지가 아닌 '사당학파', 즉 내 자캐가 입었던 복장...에서 허리춤에 폭탄이 여러개 달려있는것이다. 놀란 나는 거울을 찾았다. 그러자 바로 옆에있던 정장을 입은 바다사자 아저씨(...)가 물었다.

"무슨 물건이 필요합니까?"

"거울...이요."

말하는 바다사자에 놀란 가슴을 일단 진정시키고 대답하자, 바다사자는 자신 뒤에있는 보따리를 뒤적거리더니 뭔가 커다란 거울을 꺼내고는 말했다.

"950골드입니다."

나는 주머니를 뒤져 왜인지 모르게 들어있는 천골드를 내밀었다. 바다사자는 50골드를 거슬러주고는 거울을 주었는데,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았는데, 눈에 들어온건 평소의 내 얼굴이 아닌 백발에 동그랗고 귀여운 얼굴과 빨간 브릿지, 일반인에겐 찾아보기 힘든 오드아이... 그렇다. 나는 내 자캐의 모습으로 소환사의 협곡에 들어와있는 것이다. 꿈인가싶어 볼을 꼬집어보고 뺨을 짝 소리가 나게 쳐봐도 깨어나질 않았다. 그저 내게 거울을 팔았던 바다사자 상인에게 ‘이게 웬 미친놈이지’하는듯한 시선만 받았을 뿐이다.

우물을 벗어나자 본능적으로 탭키를 누르는 상상을 했다. (롤창의 본능인 듯 싶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드러났고, 우리팀은 탑 다리우스, 정글 니달리, 미드 요네, 서폿 말파이트, 그리고 내가 원딜 직스였다. 그리고 상대팀은 탑 피오라, 정글 올라프, 미드 이렐리아, 서폿 유미, 그리고 옘병 나를 솔킬내고 인장질 오지게 하던 그 야스오가 원딜이었다. 내 킬뎃이 010이고 상대 야스오가 2킬인 것으로 보아 나랑 말파가 나란히 뒤지고 다시 부활한 듯 싶었다. 말파이트는 이미 라인을 가면서 ‘그러게 왜 직스원딜같은거 쳐함’이라고 하고있었다. 나는 하고싶은 말 수십가지를 꾹 참고 라인으로 달려갔다.

라인에 도착하니 미니언들이 싸우고있는 전형적인 협곡의 모습이 펼쳐졌다. 다만 문제라면 매일 위에서 상황을 보던 평상시와는 달리 이 모든 상황을 짧은 키로 서서 두 눈으로 직접 봐야한다는점.

“자캐 키좀 크게 해둘걸...”

후회를 뒤로하고 품에서 폭탄을 꺼내 딸피인 미니언에게 던졌다. 미니언은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25G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사라졌고, 생각보다 적응하기 쉽다고 말하려는 그 순간, 딸피인 대포에게 던진 폭탄이 공중에서 사라졌다. 상대 야스오가 바람장막으로 막아낸 것이다. 그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야스오는 따봉을 날리고, 유미는 ctrl3을 오지게 연타하고있었다. 씩씩거리며 더 큰 폭탄을 던져보았지만 당연히 바람장막에 막히고, 내 옆에 서있던 서폿 말파이트의 미아핑만 받을 뿐이었다.

화낼 틈도없이 야스오는 질풍검을 타고 나에게 들어왔다. 나는 헐레벌떡 다른 폭탄을 찾아보았지만, 직스의 w로 추정되는 폭탄을 찾았을때는 이미 야스오가 코앞까지 들어온 후였다. 품에서 반동폭탄을 던지려고 하자 상대 유미의 궁 세례가 이어졌고, 그렇게 아무것도 못해보고 속박당한 나는 다시한번 야스오의 칼질에 킬을 내주고말았다. (그와중에 가만히 서있다가 같이 스오궁맞고 죽은 말파서폿은 덤) 칼에 베였는데도 생각보다 많이 아프진 않았지만, 확실히 베인 느낌, 데미지가 들어왔다는 느낌은 있었다. 정신을 차리니 처음에 보았단 바다사자 아저씨가 손을 흔들며 반겨주고있었고, 나는 직스의 템을 구매하려는 찰나...내 템창에 밴들유리 거울이 있는 것을 보았다.

“뭐야, 이거 가면 안되는데?”

“자네가 구매했잖나?”

아...맞다. 아까 950원 주고 샀던 거울이 그거였나보다. 남은 돈으로 포션이나 두어개 사고 터덜터덜 바텀으로 복귀했다. 여전히 바텀에선 그 썩을놈의 야스오와 유미가 인장질중이었다.

그때 머릿속으로 메시지가 들려왔다.

“사당학파님 개못하시네요 ㅋㅋㄹㅃㅃ”

익숙한 미성, 얼마전에 나에게 ㅇㅎㄱㅇ ts짤을 선물(?)했던 백월담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상대 유미의 롤 닉네임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다 만나게된건진 모르겠지만, 지금 내겐 그런 의문보다 저 꼴받는 유미를 죽이는 것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고, 나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종할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정교함으로 폭탄을 던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정면에서 보고 던지니 폭탄을 던지는 것은 훨씬 편했다. 상대 야스오는 당황한 모습이었고, 모든 폭탄을 맞춘채 피가 없는 야스오를 죽이려고 반동폭탄을 깔고 앞으로 날아가던 찰나, 머리 위에 ‘띠링’소리가 울렸다. 상대 포탑이었다.

“아 잠시만요”

피가 없던 야스오는 어느새 유미의 힐과 실드로 피를 회복한 상태였고, 나는 허우적대며 점멸을 찾았지만 하필 머릿속에 뜬 점멸의 상태는 쿨타임이었다.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한 찰나 옆에서 거대한 굉음이 들리며 무언가 날아갔다.

“다이브 칠거면 핑좀 찍고해라.”

말파이트였다. 그래도 궁찍은 말파이트라고 야스오의 남은 피를 순식간에 없어버렸고, 그렇게 야스오를 죽이니 자연스레 유미가 튀어나오게 되었다.

“아까전엔 입털었겠다...”

저 떼껄룩을 죽이겠다고 분노에 차 다짐했던 나는 빡이쳐서 폭탄을 마구 퍼부었지만 야스오와는 비교도 안되게 현란한 유미의 무빙. 결국 당황한 말파이트의 백핑에도 불구하고 유미를 죽이려한 나의 꿈은 산산조각나고 말파이트와 또다시 나란히 더블킬을 내주고 말았다. 머릿속에 뜨는 말파이트의 무수한 쌍욕은 덤이었다.

한참 후, 우리의 상황은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정글과 탑은 나란히 5데스를 찍어놓고 죽어라 싸우고있었으며, 미드는 그냥 이렐리아의 화려한 칼춤에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모든 팀원이 일심동체로 서렌을 띄우고 눈앞에 나타난 4표의 초록빛 서렌 투표에 나 역시 찬성을 누르려할 때, 다시한번 백월담의 한마디가 나를 꼭지돌게 했다.

“사당님 점수 너무달아~꺼—억~”

나는 반대표를 눌렀다.

내가 왜 여기온건지, 어쩌다 이 모습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평소에도 인성질을 하던 그녀의 코를 이번만큼은 납작하게 해주고싶었다.

“내가 캐리한다.”

양손에 폭탄을 들고 한마디 던졌다. 팀의 따뜻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동안 롤하면서 한번도 발휘하지 않았던 혼신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우리팀 사이드는 피오라대 다리우스다. 비록 말렸다고 해도 아직까지 cs가 밀리는 상황은 아니니 버티거나 뚫을수는 있을테니 일단 사이드쪽으로 돌린뒤 곧 용젠일 때 궁극기 포텐이 좋은 말파이트의 이니시를 믿고 싸움을 건뒤 나와 니달리의 폭딜로 한타를 끝낸다.“

나는 홀린 듯이 팀원들에게 오더한뒤 싸움을 준비했다.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아무곳이나 마구 돌아다니던 상대팀은, 나의 설계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다리우스는 말려도 다리우스라 피오라의 머리를 도끼로 찍는데 성공했고, 말파이트와 요네의 연계가 이렐 야스오에게 완벽히 적중했고 그 뒤로 니달리의 창과, 나의 폭탄들이 쏟아지며 처음으로 한타를 승리한뒤 전리품인 용을 가져왔다.

상대팀이 당황한 사이 나는 다시 오더를 시작했다.

”상대 피오라 텔 없으니까, 다리우스는 사이드에서 압박하다가 한타각 나오면 먼저 와서 유체화로 각 봐. 그리고 말파이트랑 요네는 내 옆에서 나 지키면서 야스오랑 이렐리아오는거 걷어주고, 올라프는 어차피 피지컬이 좋지도 않고, 탱 위주로 갔으니까 한타에선 무시해도 좋아. 니달리는 계속 하이드하면서 암살각 보면서, 어그로 뽑아.“

상대방의 조롱에 지칠대로 지친 우리팀은 신기하리만치 한번에 단결했다. 서로 패드립을 박으며 싸우던 탑정글도 어느새 오더에 따라 움직였고, 데스를 많이 박았지만 아까의 한타로 제압골을 쓸어먹고 템이 나온 요네, 평타딜 위주의 상대 조합을 공속감소로 카운터치는 말파이트, 방심하고 돌아다니는 상대를 자르는데 특화된 니달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오더하며 직스의 전매특허, 무지막지한 딜의 폭탄을 쏟아붓는 나.

우린 아까전의 우리들이 아니었고, 우리는 연이은 한타를 승리하며 상대방이 앞질렀던 골드차이를 역전했다. 그러나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다. 상대에도 오더를 할 두뇌를 지닌 유저가 있다는 것을.

니달리의 짤라먹기로 피오라를 자르고 우리는 바론을 갔다. 이번 바론을 먹고 밀게되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다. 백월담의 콧대를 이번에야말로 납작하게 해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바론을 갔는데...부쉬에서 갑자기 네명이 튀어나왔다.

백월담의 오더에 따라 피오라를 자르러 그쪽으로 움직임이 쏠린사이 바론쪽 시야를 장악하고 네명이 숨어서 함정을 판 것이다. 상대방의 함정에 메인 딜러였던 나는 손쓸틈도 없이 죽어버렸고, 당연히 우리팀은 우왕좌왕하다 전멸하고 바론까지 내주고말았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것처럼 회색풍경의 협곡을 내려다보며, 나는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조금만 더, 침착했어야하는데.‘ ’바론 낚시를 예상하고 뒤쪽에 포지션을 잡았어야하는데‘ 수십초동안 자책하고 또 자책하며 무기력하게 상대방이 게임을 끝나는 것을 기다릴 때, 의외의 메시지가 울려퍼졌다.

”상대팀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아까전에 밀어놓은 억제기쪽으로 슈퍼미니언이 몰려 쌍둥이 포탑중 하나가 깨진것이었다. 상대팀은 바론을 이용해 미니언을 무시하고 게임을 끝내려 전력을 투입하고있었지만...희망이 있다.

-나는 직스니까-

제일 먼저 살아난 나는 코앞까지 밀려온 바론 미니언에 궁극기를 날렸다. 미니언에 바론버프를 바르고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가던 상대팀은 주문력높은 직스의 궁극기에 미니언이 전부 사라지자, 더 이상 밀수없어서 당황했다. 백월담의 오더였는지 상대팀은 어떻게든 나를 죽이고 재정비한뒤 다시 밀려고 했지만, 하나하나 다시 살아나는 우리 팀원들, 아직도 상대팀을 이기고 입을 털겠다는 일념에 가득찬 팀은 상대방을 혼신의 힘을 다해 저지했다. 더 이상 밀수가 없게된 상대는 급히 집을 막으려 귀환을 시도했지만, 직스의 폭탄은 상대방의 집을 끊는데 아주 좋은 수단이기에, 어림없다.

”백월담님, 점수 잘~빨고갑니다.“

뭉치고 뭉친, 슈퍼미니언들의 공격으로 상대방의 넥서스가 파괴되었다. 내 채팅 아래로 무수히 많은 우리팀의 설움담긴 입털기와 상대팀의 물고뜯는 키보드배틀.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나는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나는 항상 바라보던 익숙한 내 집 천장을 다시 보며 깨어났다.

”아 ㅅ바 꿈.“

헝클어진 머리를 긁적이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우연히 들어간 롤 전적검색에...의문의 최근전적 승리가 하나 있었다.

아군 다리우스/니달리/요네/직스/말파이트. 적군 피오라/올라프/이렐리아/야스오/유미

게임 결과 : 승리

틀림없다. 어제의 그 꿈이었다. 아니, 꿈이 아니었다. 잘못 갔던 밴들유리 거울이 그것을 증명해주고있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컴퓨터를 켰다. ’사당학파‘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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