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레이 0

(트위치 부계 하나 더 판거라 팔로잉한지 얼마 안되었다고 나올텐데, 유입해서 분탕치는 관심종자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안녕하세요 룬레이님, 작년부터 레이님을 유튜브로 접한 후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그냥 흔한 트수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오늘 레이님의 발언과 그 후 태도에 대해 굉장히 실망했고, 이 문제는 레이님 방송인생에서 평생 따라다닐 문제입니다. 그리고 레이님은 이번 사태를 통해서 평소 레이님의 행실을 되돌아보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레이님이 트위치에서 성장할 수 있던 큰 이유 중 하나가 맑은 목소리의 여고생에게서 나오는 초고수위의 섹드립과 유쾌함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레이님은 더더욱 이 '섹드립'이라는 것에 신경쓰셨어야 합니다. 섹드립은 십수년을 함께해온 친구 사이에서도 어느 한 쪽이 선을 넘는다면 몇시간을 성 관련 소재로 대화하다가도 분위기가 급속도로 싸해질 수 있는 대화 소재입니다. 레이님이 섹드립 컨셉을 계속 이어나가시려면 이 점을 인지하고 선을 지키는 것을 가장 1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성 관련 발언은 사회에서도, 특히나 젠더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 대한민국 사회에서 입 한번 잘못 놀렸다가 매장당하기 가장 좋은 발언입니다. 방송은 레이님을 오랫동안 보아온 시청자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청자분들은 섹드립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레이님의 매력으로 여기고 찾아오는 것이지만, 시청자 중에서도 각자 섹드립과 성희롱의 기준선이 다르고 더군다나 섹드립에 익숙하지 않은 유입된 분들이라면 이는 빼도박도 못하는 성희롱 발언이 됩니다. 더해서, 오늘 레이님의 "침대에 묶어놓고 강간하고 싶다"라는 발언은 섹드립을 즐기는 시청자들에게도 선을 지나치게 넘었다고 인식되는 발언이었습니다. 전 세계 모든 사회에서 '성범죄'에 대한 섹드립은 용인되지 않습니다. 농담거리로서도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말입니다. 저도 섹드립 참 좋아합니다. 섹드립만으로 몇시간도 넘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오늘 발언 영상을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을 정도였습니다. 이게 인사이트같은 유사 쓰레기 언론에 기사로 나가 페북에서 사람들의 여론몰이를 당하기라도 하면, 레이님은 그대로 "윤리관이 결여된 사람"으로 인식되어 앞으로 인방계에 발을 딛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섹드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또한, 레이님은 아직 미숙해 보입니다. 레이님은 올해로 스무살입니다. 스무살은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나이만 성인이지, 아직 정신적으로는 완전한 성인이 아닌 시기입니다. 그러나 스무살부터는 본인이 뱉은 말과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작년의 레이님과는 고작 한 살 차이이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합니다. 오늘 레이님의 발언 이후 사과문 게시까지의 대처는 "어쩌다가 실수로 선을 넘었고, 빠른 사과를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라고 충분히 비춰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사과문 게시하고 바로 홍개님 방송 채팅에서 "인기 많은 삶이란" 발언을 하신 것은 레이님의 너무나도 미숙한 행동이었습니다. 홍개님 방송의 무거운 분위기를 승화시키기 위한 방송용 호응이었다고 해도, 이미 사과문 올린지 몇분 지나지도 않은 상황인데 홍개님이 알아서 대처하게 놔두셨어야지 채팅을 치는건 부적절한 대응이었습니다.

요즘  레이님이 요즘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드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우울장애에 불안장애, 불면증까지 앓고 있어서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울장애 겪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뚫린 입이라고 디시에 정병쉴드 이딴 말 지껄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말 힘듭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를 정도로 힘듭니다. 전 방금도 약먹고 왔습니다.) 레이님은 지금까지 많이 달려오셨고, 오늘을 기점으로 조금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방송이 오히려 레이님을 옥죄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데카님께서 룬마갤에 올리신 글에 매일 자다 일어난 텐션, 약 부작용, 그로기 상태로 시작해 그로기 상태로 끝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걸 버티면서도 방송을 하신다는건 그만큼 방송을 하고 싶으신 거겠죠. 그런데, 요즘 들어 이것이 '정말 방송을 미치도록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날 봐주고 찾아주는 시청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때로는 부담을 내려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도 제게 주어진 기대와 부담을 못이기고 우울증을 앓게 되었는데, 결국 최근 번아웃이 와서 모든 부담을 내려놨더니 오히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쉬어주세요. 보는 시청자들은 레이님이 방송을 안 하는 것보다 제 몸도 못 가누면서 힘들게 방송하려는 거 보는게 더 힘듭니다. 이대로 가다간 몸도 정신도 버티질 못합니다. 잠시 욕심을 버리고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것들 모두 해보세요. 레이님이 다시 정신적으로 괜찮아질 때까지 언제든 기다리겠습니다. 쉴새없이 달리다 보면 지치는게 당연합니다. 다시 달리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오늘 사태로 레이님께서 깨달으셔야 할 것은

"모든 발언과 행동에는 선을 지켜야 한다."

"책임지지 못할 미숙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히 말하고, 부담과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이 세가지입니다. 이 세가지를 고치지 못하면 오늘과 같은 일이 다시 생길지도 모릅니다. 오늘 사태를 기점으로 휴식기를 조금 가지고, 앞으로의 방송 진행방식과 방송 태도에 대해 고민하여 더욱 더 발전된 모습으로 웃으며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