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가 나타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연하." 트수가 말했다.
"트하." 연두가 얌전히 대답하고 몸을 돌렸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난 여기 채팅창 밑에 있어." 좀 전의 그 목소리가 말했다.
"넌 누구지? 넌 참 트수구나." 연두가 말했다.
"그래 난 트수야." 트수는 말했다.
"이라 와서 나하고 놀자. 난 아주 피곤하단다." 연두가 제의했다.
"난 너하고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어져 있지 않거든." 트수가 말했다.
"아! 미안해." 연두가 말했다.
그러나 잠깐 생각해 본 후에 연두는 다시 말했다.
"길들여진다는 게 뭐지?"
"너는 서울에 사는 애가 아니구나. 넌 무얼 찾고 있니?" 트수가 물었다.
"난 똥겜을 찾고 있어." 연두가 말했다. "길들인다는 게 뭐지?"
"트수들은 영상도네를 하고 클립을 따지. 그게 참 곤란한 일이야. 트위치에서 하루종일 방송보는게 트수들의 유일한 낙이야. 너 알몸 에이프런을 찾니?" 트수가 물었다.
"아니야. 난 만튀할 누군가를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뭐지?" 연두가 말했다.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트수가 말했다.
"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트수가 말했다. "넌 아직은 나에겐 수많은 다른 스티리머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스트리머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너 역시 마찬가지 일거야.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트수와 똑같은 한 마리 트수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가." 연두가 말했다. "번들 야겜이 있는데...... 그 야겜이 나를 길들인 걸꺼야......"
"그럴지도 모르지." 트수가 말했다. "야겜에는 온갖 것들이 다 있으니까......"
"아, 아니야! 트위치에서 그 야겜을 한 건 아니야." 연두가 말했다.
트수는 몹시 궁금한 눈치였다.
"그럼 '그 곳'에서?"
"그래."
"그 '그 곳'에도 트수들이 있니?"
"아니 없어."
"그거 참 이상하군! 그럼 클립는?"
"없어."
"이 세상엔 완전한 데라곤 없군." 트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트수는 하던 이야기로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내 생활은 너무 단조롭단다. 나는 영상도네할 클립를 따고 다른방에 수출을 하지. 브란도네들은 모두 똑같고 혼모노들은 ㄴㄸㅆ영상을 도네해. 그래서 난 좀 심심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트수생활은 환하게 밝아질 꺼야. 다른 모든 도네들과 구별되는 연두패는 도네 맛을 나는 알게 되겠지. 연두를 패는 도네는 너무 찰져서 이불속에서 낄낄대며 나를 편안하게 할꺼야! 그리고 저길 봐! 저기 메일로 훈수질하는 어둠의 혼모노들이 보이지! 난 그런 딥다크 혼모노는 아니야. 그런 병신짓은 내겐 아무 소용이 없는 거야. 그건 서글픈 일이지! 그런데 너는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참피 오드아이도.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트게더 핫클립을 보면 너를 생각나게 할거거든. 그럼 난 클립 사이를 스치는 영크리트를 하게 될 거야......"
트수는 입을 다물고 연두를 오랫동안 쳐다보더니
"부탁이야...... 정시방송을 해줘!" 하고 말했다.
"그래,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똥겜들을 찾아내야 하고 만튀할 일도 많아." 연두는 대답했다.
"사람들은 이제 방송 시작시간을 알수 없어졌어." 트수가 말했다. "트수들은 피드에서 방송시간을 알수 있거든. 그런데 피드하는 연두가 없으니까 트수들은 채팅창에서 상상 연두 방송을 보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거지. 트수를 길들이고 싶다면 정시 방송을 켜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연두가 물었다.
"생활패턴을 좀 고쳐." 트수가 대답했다. "맨날맨날맨날맨날맨날맨날 말로만 '수면 패턴고친다', '운동한다', '다이어트 할꺼다' 연두 방송 보기 시작한 날부터 계속 들은거 같아......"
다음 날 연두는 다시 방송지각을 했다.
"언제나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거야." 트수가 말했다. "이를테면, 네가 오후 일곱 시에 온다면 난 여섯 시 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여섯 시 오십분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어떤 도네로 팰까, 영상도네를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올바른 의식이 필요하거든."
"의식이 뭐야?" 연두가 물었다.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영크리트들은 트로피카나 영상도네만 17시간 도네를 했어. 지들딴에 재밌다고 생각하면 스트리머에게 신나게 영상도네를하지. 그딴 사과 톡톡톡 영상도네 할 돈으로 연두를 패는게 훨씬 더 재밌는데......" 트수가 말했다.
어느 순간 연두는 트수들을 길들였다. 연두가 똥겜을 가져왔을 때 트수는 말했다.
"아아! 난 어금니가 사라 질 것만 같아."
"그건 네 잘못이야. 나는 너의 어금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내가 널 길들여 주길 네가 원했잖아......" 연두가 말했다.
"그건 그래." 트수가 말했다.
"그런데 넌 울려고 그러잖아!" 연두가 말했다.
"그래, 정말 그래." 트수가 말했다.
"그러니 넌 이익 본 게 아무것도 없잖아!"
"이익 본 게 있지. 수출 할 클립 때문에 말야." 트수가 말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트게더 핫클립을 가서 봐. 너는 너의 찰진 리액션이 이 트위치에 오직 하나뿐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야. 그리고 내게 돌아와서 방송를 해줘. 그러면 내가 네게 한 가지 비밀을 선물할게."
연두는 핫클립을 보러갔다.
"너희들은 나의 이미지와 조금도 닮지 않았어. 이 클립들은 내 본모습이 아니야." 연두는 당황하며 정신승리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아직 아무도 이 클립을 수출 않았고 다른 스트리머들 역시 아직 보지 않았을꺼야. 나는 트위치의 수지와 같아. 이정도면 누군가는 나를 데려가 줄꺼라구."
그러자 영크리트들은 굉장히 당황했다.
"이미 핫클립들은 수출이 되어 버렸어." 영크리트가 계속 말을 했다. "연두 클립을 다른방에 도네 안 할수는 없을 테니까. 물론 이 클립이 이미 전에 도네 되서 브란영상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혼모노 연두영상은 스트리머도 빵 터지고 트수들도 채팅창에 ㅋㅋㅋ 도배를 하고 있다고. 그 도네 쏘는 맛을 있지 못해 계속 도네를 하게 되는거지."
어느새 방종 시간이 되었다.
"트바." 연두가 말했다.
"연바." 트수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아주 간단해.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연두가 되뇌었다.
"네 똥겜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똥겜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내가 내 똥겜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란다......" 잘 기억하기 위해 연두가 따라 말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선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트수에 대한 책임이 있어......"
"나는 트수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연두는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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