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8년. 전 대학생이 되었던 때였습니다./
저는 어릴 때 부터 힙합에 관심이 많아 대학교에 가서 동아리도 그쪽으로 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있던 차에 마침 저희학교에는 힙합동아리가 있었죠.
기다릴 것 없이 바로 가입하고 1년간 열심히 공연도 하고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었을 때...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곳. 군대 때문에 동아리 멤버들도 하나 둘 입대를 하고, 저 또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갑인 친구들도 전부 입대문제 때문에 복학을 할 수 없다고 하자 제가 총대를 메고 1년 더 하겠다고 했고, 다들 고마워하며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하나 둘 군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9년이 밝아오며 저는 목표를 여러가지 정했습니다.
1. 동아리 실 멤버(주기적 활동을 하는 유령멤버가 아닌 인원) 30명 유지
2. 각 멤버 별 개인 곡 제작
3. 분기당 1회 이상 단체 공연
4. 단체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
등등 많았는데 지금 기억나는 목표는 이정도네요.
여하튼 이 목표를 위해 3월 개강시즌부터 열심히 달렸습니다.
멤버 모집을 위해 개인 버스킹도 하고, 개인곡작업도 하면서 교내 여기저기에 홍보도 하며 멤버 모집을 시작으로 4월달엔 작업실도 만들고, 곡작업을 본격적으로 들어갔어요.
그 후엔 5월 중간고사가 끝날 타이밍에 공연준비도 하고 공연장 대여 및 각종 행사 초청을 위해서 사람 많은 곳은 어디든 갔습니다.
매일 아침에 학교갔다가 오후에 곡작업 및 후배들 도와주고 저녁엔 약속나가서 술먹고... 힘들었죠
게다가 공연도 동아리회비만 걷어서는 택도없는 탓에 장비도 살겸 거의 500이상은 썼던것같네요.
아무튼 그렇게 1학기 열심히 지내고 2학기에도 엄청난 돈을 쓸 것이 분명했기에 여름방학내내 상하차에 편의점에 공사판까지 다니며 돈을 모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2학기가 오게 되었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사건이라는 것 보다는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천천히 그 문제에 녹아들고 있었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죠.
2학기가 되고 어느순간 동아리 멤버들이 하나 둘 씩 저와 거리를 두고 동방에 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냥 음악문제로 마찰이 있어서 불편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동아리 멤버 뿐만이 아니라 그냥 친구들, 선후임 모두 절 멀리하고 수군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내가 안씻어서 냄새가 나나... 아닌데 샤워하고 나왔는데... 같은 시덥잖은 생각만 하며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장 친한 친구가 술을 사준다며 부르길래 나가보니 진지하게 이런 얘기를 하는겁니다
"난 진짜 아니라고 믿는데... 너 혹시 몸팔고 다니냐..?"
진짜 말같지도 않은 얘기를 듣게 되어 뭐부터 얘기를 해야될지 감도 안오더군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나이가 있는 여자와 어느 한 술집에 자주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꽤 친해보였다. 그리고 여러 술집에 자주 들어가는게 보였다.
라는 것 이였죠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술집은 펍이였고, 펍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자주 가다보니 그 주인분과 친해진거였고, 갈때마다 공연 컨택 혹은 공연 준비 및 공연을 위해서만 간 것이였죠.
그 후에 이곳 저곳 술집을 다닌건 그냥 저녁시간에 약속을 잡다보니 술집을 가게된것이고, 비즈니스적인 얘기도 많다보니 룸 술집으로 간 경우가 많았을 뿐 유흥주점은 간적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소문이 거의 모든 전교생에게 나버려서 어찌 손 쓸 도리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 소문은 저를 싫어한 사람이 알고도 퍼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말도 안되는 소문으로 사람 하나 매장 하는게 일도 아니라는걸 그때 처음 알게되었죠.
그 후엔 동아리에서 자연스레 도태되고 혼자가 되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고,
결국 입대를 할 수 밖에 없었죠.
지금은 괜찮습니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코로나 덕분에 그런 소문도 더이상 돌진 않았을것이고, 제 진짜 친한 친구들은 믿어주니까요.
오늘의 신청곡은 동아리에서 가장 즐거웠던 첫 공연때 불렀던 노래 신청합니다.
프라이머리 - 3호선 매봉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