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삼 0

아무말도 없는거보단 그냥 제 상황을 궁금해 하실 몇분들을 위해 남기자면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눈떠있으면 방송을 켰는데 지금은 그게 안되는거 같아요

억지로 룬테라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시작이었는데, 주목받는게 두렵다는걸 이번 대회를 계기로 깨달은 것 같습니다.

참 말도 안되는 소리죠? 방송 하겠다는놈이 주목받는게 두렵다는게

적성에 안맞는다는걸 이제야 깨달은 것 같아요

당장 때려치겠다 이건 아닌데, 제가 방송을 시작한 계기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회상하다보니 현타가 옵니다.

방송 시작하고 제가 이룬게 뭔지, 그냥 방송 켜놨다는 안도감을 가진 체 게임한게 전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 저에게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죄송하지만 헛된 꿈을 꾸고 있었다는 느낌

잠자는 시간 빼고 늘 방송을 켜왔기 때문에 방송 시작시간도 안정해놓고 방송했고 휴방도 거의 없었는데

요즘 저는 방송을 회피하는 듯 합니다. 방송이 즐거워서 당연하듯 매일 켜왔는데 방송을 안켤 핑계거리만 자꾸 찾는 느낌이에요

매사에 자신감도 없고 겁쟁이라서 조금만 욕먹어도 엄청 움츠러드는 것 같아요

신경 안쓰겠다고 말해도 소위 말하는 쿨찐 느낌이고 상처 다 받고

룬테라만 해도 저는 그냥 단순히 게임 즐기던 놈이었고, 기왕 즐기니까 높은곳을 목표로 해보자 이정도의 가벼운 마음가짐이었는데

프로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얼마나 큰지 이번에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고

순전히 제 입장에서만 놓고 보면 그냥 룬테라 방송 열심히 해서 섭외가 왔고 신나는 마음에 참가를 한건데, 욕을 먹었다

이거거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래요 욕먹는거에 대한 생각을 처음엔 못했던거 같아요

근데 시청자분들 입장도 이해는 가요 듣도보도 못한 애가 나왔으면 실력이라도 증명해야하는데 

개못한다, 대충한다, 저걸 왜 저렇게 했냐, 쟤 말고 누가 누구랑 붙었어야하는데 등등

이해는 가요 무슨 느낌인지 알거같아요 표현이 거칠다고는 해도 납득못할 얘기도 딱히 아니긴 해요

대회가 열렸고 높은 수준의 경기를 보고 싶겠죠 제가 그 기준에 못미쳐서 화가 났겠죠

이해는 해도 아무리 이해하려고해도 자꾸 속이 상해요 심지어 어떤분은 제 심리상태를 정의내려요 막 내가 무슨생각을 했을지

더군다나 제 방송에 왔던 분들, 살갑게 대해줬던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걸 봤을때 더 현타가 오기도 했고요

방송을 그만두는게 맞지않나 자꾸 생각이 들고, 차라리 맘 편하게 취미방송을 하는게 속편할거 같기도 하고 그래요 요즘

방송 보는 사람들이 재밌는거 보려고 보는거지 이렇게 우울한 찐따 보려는거 아니기도 하고

룬테라 오픈베타 전과 후를 비교해서, 오픈베타 전이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관심을 받고 싶었는데, 관심을 조금이라도 받게되니까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러니

다시한번 스트리머분들이 존경스러워요

돈은 다른 곳에서 벌고 취미로 방송하는 행복한 하꼬가 되는게 나에게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행복한 미래 아닐까..?

아니면 그냥 방송 접고 다른 방송 보던지

결론

일단은 룬테라 하고싶을때 룬테라 하고 딴거 하고싶으면 딴거 하는 취미방송. (너무 질려서 못하겠어요)

고정 수익에 대한 압박감이 점점 심해집니다. (취직)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니까 퇴로가 막힌 길로 가는 기분이에요

매일 방송만 해서 이런 생각할 시간도 없었는데 요즘에 이런저런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