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1)이기도 하고 다들 축하해줘서 고마운 마음에 써본다!
나는 매번 말하는 거지만 첫 날의 좌표가 단 한 번도 원망스러웠던 적 없었어
첫 날에 들어왔던 사람들이 (다 닉네임이 길고 이상했지만) 없었으면
아마 블X점프에서 떨어지고 하꼬로 살다가 어느 순간 방송 접고 하던 알바나 했을거야 분명
첫 날에 그 사이트를 들어가서 내 이름을 검색하고
사람들이 써 놓은 글이랑 댓글을 본 이후로
첫 방송에 이 정도 말이 오가는 곳이라면 다시는 절대로 들어오지 않겠다고 다짐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보고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됐었어.
한국 버튜버가 진짜 셀 수 없이 많아지면서
특정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하꼬박이들이 나보다 훨씬 버튜버 보는 눈이 뛰어날테니
첫 날에 들어와서 방종 할 때까지 채팅 쳐줬던 4~5명의 시청자들로 시작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여론이 바뀌면 그래도 반은 성공한 거 아닐까 하는 마인드로
블X점프 결과를 기다렸던 것 같아.
블X점프에 떨어진 후로도 방송을 접지 않은 이유는,
첫 날 사이트에 들어가서 본 글 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글이
[얘도 얼마 못가겠네ㅋㅋ]
[재미도 없고 목소리도 별론데 방송 왜 함?] 이었고,
나는 그 말이 꽤 큰 원동력이었어.
블X점프 떨어져도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보겠다,
목소리는 다른 버튜버 분들에 비해 별로지만, 목소리 안 좋아도 보게 만들어보겠다
하는 반발심을 갖게 해준거지.
그리고 일단 얼마 못 간다기엔 들어왔던 시청자들 채팅이 난 진심으로 웃겼거든...
덕분에 그냥 방송이 마냥 재밌었어
그래서 지금까지 방송 접지 않고 100일까지 달려와서,
초반부터 봐준 시청자들한테도 최근에 들어온 유입들한테도
100일을 축하받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해.
방송 끄고 나서 무슨 생각하냐는 질문 몇 번 받았는데
대충 둘러대고 넘기긴 했었지만 그냥 아무 생각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시청자랑 싸운 날에는 '그래도 나 봐주는 시청잔데 말이 좀 심했나' 싶기도 하고
누가 봐도 날 긁으려는 악질 시청자가 들어온 날에는
'어떻게 하면 첫 날부터 틀어진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로잡힐까' 하는 생각도 해.
방송 초반에 (사실 지금도 초반임) 쥐흔충이 많았다고 했는데
'방송 준비성이 없다', '이렇게 하면 오래 못 간다', '노력을 안 한다' 같은 말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
사실 반박은 못하겠어. 그 분들이 보던 버튜버 분들에 비하면 내가 부족한 게 맞으니까.
그 분들 눈에는 내가 부족해 보이고 방송 생각 없이 하는 애처럼 보였겠지.
이미 내 방송을 안보는 사람들이겠지만 아직까지도 하고 싶은 말은,
그 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
첫 날부터 지금까지 방송을 만만하게 생각하고 대충 해도 봐주겠지 같은 생각 한 적 없었어.
근데 최근 들어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다', '방송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다' 같은 칭찬을 좀 들었는데
이게 외부 유입도 좀 생기고 순한 맛 시청자들이 유입되면서 예쁜 말을 듣게 된 게 팩트인 걸 알지만,
아주 조금은, 정말 조금이나마 내가 준비해온 컨텐츠나 노력이 보여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싶어.
나쁜 말을 듣는 것도 누군가에게 이름이 알려지고 관심을 가져줬다는 거니까 고맙게 생각해
날 욕하던 사람도 '어 얘 좀 괜찮을지도?' 하고 보게 되는 방송 할 수 있게 노력할게.
몇 번이나 어필해도 대부분의 스트리머 분들이 하는 얘기라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방송이 천직인가 싶을 정도로 재밌고, 일처럼 생각되지도 않는데 돈도 벌 수 있다는 게
내 방송을 봐주고 채팅 쳐주고 후원해주는 사람들이 고마울 뿐이야.
고집도 세고 성격도 더럽고 남들보다 특출난 거 하나도 없는 내 방송 봐줘서 고마워.
매 번 방송에서는 말로 표현도 못하고 그렇다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는데
그냥 방송 안 접고 오래 오래 너네랑 놀고, 얘기하고, 가끔은 말싸움도 하고 그러고 싶어.
100일 동안 뮤즈랑 놀아줘서 고맙고
한 것도 없는데 응원해주고 지켜봐줘서 고맙고
앞으로 더 발전한다고는 보장 못해도 실망시키는 일은 없게 할게.
지금 잠드는 사람들은 잘 자고,
일어나서 읽은 사람들은 좋은 주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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