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바상 0

트위치가 서비스 종료 선언을 하면서 망사용료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분들은 이통3사의 갑질로 인한 횡포로 이 사건을 바라보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일정부분 동의는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문제는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관점이 필요한 일입니다.

우선 망사용료에 대해서 우리가 기본적으로 이해해야하는 부분은 망 사용료는

망 접속료

망 이용료

두 용어의 혼재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사진을 먼저 보겠습니다.

이용자들은 곧바로 인터넷을 쓰지 못합니다. 통신사 등을 통해 인터넷에 가입을 하고 회선을 받고 나서야 인터넷에 접속을 할 수 있게 되죠. 이들을 Intertnet service provide, 즉 ISP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통신사들이 바로 이 ISP입니다.

ISP들은 인터넷 회선을 깔아서 통신망을 형성합니다. 이 통신망을 통해 정보들이 오갈 수 있게 되고 그것이 인터넷입니다.

그런데, ISP에는 티어제가 있습니다.

모든 인터넷이 하나의 ISP로 연결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대륙단위를 다루는 ISP, 국가단위를 다루는 ISP, 지역단위를 다루는 ISP등이 따로 존재하고, ISP간에 계약을 통해서 서로의 회선을 연결하게 됩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인터넷 자체와 연결된 ISP가 티어1, 그 티어1의 회선을 받아서 나라에 공급하는 것이 티어2, 그 티어2의 회선을 받아서 지역에 공급하는 것이 티어3 이런식으로 대충 이해하시면 됩니다.

판매 대상, 규모, 소화하는 트레픽 등에 따라서 1티어, 2티어, 3티어로 임의로 구분되는 것이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ISP끼리는 계약을 통해 회선을 공급받는다고 했었죠. 

그런데 구조를 보면 낮은 티어가 상위티어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형태입니다. 

자본의 흐름도 똑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위티어의 ISP가 상위티어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됩니다.

당연한 논리지만 같은 티어끼리는 서로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자 어쨌든 여기에서 논의되는 망 사용료는 '접속에 대한 요금'입니다. 접속해서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가 오가든, 그냥 접속한 행위 자체에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죠.

인터넷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용'량'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은 공유물이지 사유물이 아니라는 일종의 불문율 때문인데요 이걸 '망 중립성'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현재 ISP, CP들끼리 지불하는 망 이용료는 모두 이런 접속에 대한 대가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슈가 되는 망사용료는 뭐냐?

다시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봅시다. 

ISP에 계약을 해서 인터넷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가기만 했을 뿐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ISP는 인프라를 짜는 것이지 컨텐츠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판이 깔렸으니, 이제 그 판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있어야합니다.

이런 컨텐츠를 만드는 제공자를 Internet Contents Provider. 줄여서 ICP, 더 줄여서 CP라고 부릅니다.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이 이 CP에 속합니다.

CP들은 ISP에게 접속료를 지불하고 자신들의 컨텐츠를 통신망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게 됩니다.

자, 다시 정리를 하겠습니다.

ISP: 티어별로 나뉘어서 회선을 깔아서 통신망을 만듭니다.

CP: 그 안에서 망 접속료를 ISP에게 지불하여 통신망을 통해 컨텐츠를 제공합니다.

이용자: 자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ISP에 서비스 이용료를 내고 CP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컨텐츠를 소비합니다.

정상적인 행태라고 보여질 수도 있지만

어딘가 이질적이라고 느끼는 분들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CP가 공급함으로써 생기는 트래픽량은 계속 증가하지만, CP는 그에 따른 비용은 부담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망 중립성이라는 이유로요.

그 트래픽에 따른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온전히 ISP의 몫입니다.

최근 이 사진 보신 분들 많으실겁니다. 한국 망사용료가 다른나라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걸 꼬집는 그래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하단의 문장을 대충 해석한다면 이렇습니다.

'한국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트래픽량이 가장 많은 주요경제국가 중 하나이다.'

즉,

이 그래프는 망사용료가 아니라 각 나라에서 발생하는 트래픽당 소모되는 비용을 표시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네트워크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는 여러 문제들이 얽혀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위의 ISP 티어제입니다. 이야기했듯이 하위티어 ISP가 상위 ISP에 연결되려면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1.우리나라 이통3사는 모두 티어2고

2.때문에 기본적으로 일본의 티어1 ISP과 연결을 해야합니다.

3.더불어 육지를 통한 연결보다 해저연결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큽니다.

4.이런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인터넷 이용자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죠.

옆에 있는 유럽국가들, 미국, 일본, 인도 등은 모두 티어1 ISP보유국이기 때문에 모든 해외연결에 대한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우리에 비해서 한없이 낮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이긴 한데 해외의 대부분 ISP들은 이렇게 발생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부담시킵니다. 그래서 인터넷 요금이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우리나라 역시 인터넷 종량제를 통해 이런 쪽의 해결방안을 내봤었지만 결과는...

어쨌든 이러한 상황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저 이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해외 CP들에게 발생하는 트래픽량에 따른 요금을 달라'

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망사용료 문제입니다.

"아니 근데 우리나라에서만 문제만 되는거면 우리가 특이한거 아님? 다른나라는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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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더 복잡한 이야기가 많습니다만... 기본 구조적인 이야기만 하면 이렇습니다. 

세줄요약 하는게 요즘 국룰이라 해드리고 싶지만 요약으로는 이 내용들을 다 담을 수 없네요.

간단하게 한줄로 정리하자면...

그동안 가려져왔던 ISP와 CP간의 손익 싸움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이니시가 이루어졌다- 라고 할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견해)

솔직히 가장 쉬운 해결책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통3사들이 기반 인프라나 기술에 투자를 해서 티어1로 올라가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당장의 영업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이런 투자를 민영화된 기업에서 실시하기에는 쉽지가 않겠죠.
그래서 이들은 그 길을 택하는게 아니라 CP들에게 이용량에 따른 요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돌린건데....
과연 그 결과는 어찌될지 궁금하기도하고 걱정도 되고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