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죄송합니다...

Broadcaster 민주아
2021-01-24 23:46:49 320 7 7

안녕하세요 민주아에요

너무 늦은 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얼마나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렀는지 압니다... 저의 도망과 회피는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드리고 믿어주신 분들을 상처드리는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잘못입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제와서 죄송한 게 아니라 정말 1년 내내 너무 죄송하고 죄책감에 시달렸는데 또 글을 올리진 못했습니다... 시도는 정말 많이 했지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는 제가 그리 내면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는건 알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이정도인줄은 몇십년 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저를 다 드러내지 않는다고 방송 중에 가볍게 말씀드린적이 몇 번 있어요. 가장 친한 친구, 즉 가장 저에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조차, 아마 저에 대해 아는 건  30%정도일 거라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어요

제가 이제부터 적을 내용들은 이 세상에서 단 1명 빼고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당연히 부모님도 모르십니다). 저는 생각보다 멀쩡한 척을 잘합니다. 왜냐면, 저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꽤나 오랫동안 이런 상태였기 때문에 멀쩡한 척 하는 것에도 도가 텄습니다. 오히려 미룸과 회피와 잠수때문에 트수님들이 제 주변분들보다 더 짐작할 거리가 많았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로 써야할지 너무 고민했습니다. 이 순간에도 나 자신의 모습을 글로 써서 마주하려니 조금 고통스럽습니다. 나 자신도 마주하지 않고 피하던 모습인데... 그리고 트수님들은 괜찮은데 제가 방송하는걸 아는 제가 실제 아는 사이인 사람이 몇 있고 그들에게 나 자신이 밝혀지는게 싫어서 내용을 조금 축소할까도 너무 많이 고민했어요... 행여나 정말 우연히 누르게 되더라도 부디 선의로... 안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제가 대체 왜 이러는지 알기까지 너무... 진짜 너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10년보다 길었어요. 제 인생의 절반 가까이 저도 몰랐습니다. 저도 제 자신이 이해가 안가서 매년 자존감이 정말 매년 낮아졌고요.. 그러니 아마... 보통의 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은 제가 무슨 상태인지 납득이 안가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수님들께는 응당 설명을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계속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었어요... 차라리 그냥 놓아버리고 편하게 지내면 되는데 그런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정말 1년 내내 생각했고 워드파일에 썼다 지웠다를 수없이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보면 처음 하는 얘기들을 이곳에 씁니다. 그 과정에서 감당해야할 것들은 제가 제 일을 책임지는것에 지나지 않기도 하고요... 





저는 사회가 그리고 사람이 공포스럽습니다. 그리고... 의심받는 질병이 몇 개 있습니다.

정말 예민하신 분이면 아셨을수도 있습니다. 사실... 제 나이에 직장을 안다니고 알바만 찾는데다가 그 조차 오래하지 못하는 건 그리 일반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트수님들은 편견이 없으시고 심성이 착하셔서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안하셨을수도 있어요. 사실 그래서 편했습니다. 그래서 일상얘기를 그나마 감추지 않고 많이 떠들 수 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의 2020년은 이랬습니다..


일단 만난 사람 자체가 몇 안됩니다. 친구 뿐만 아니라 가족도 거의 보지 못했어요 (코로나 때문인건 전혀 아니었어요) 보다 못한 친구가 제 자취방에 찾아온 적도 있고, 번호 바꿔가며 저한테 전화한 친구도 있었고... 그래도 연초에는 마지막 힘을 다해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고 그 외에는 방 밖으로 안나가고 일도 안했고... 3월에는 생활이 아예 곤란해져서 알바를 구하기도 했으나 한 달도 안돼서 그만두고 그 때 부터는 아예 밑바닥까지 무너졌어요. 모든 고리를 다 끊어버리고 방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일도 안하고 방에만 있었어요. 어떤 언니의 경우 정말 제가 죽은 줄 알고 제가 연을 끊었던 지인들에게까지 물어보며 3달 동안 수소문하기도 했었고요... 그나마 제 상태를 안다는 1명과는 연락을 했지만 (이 친구는 잠수타는 순간 경찰에 신고해가지고... 폰을 끌거면 롤의 흔적이라도 남기라고 해서 부부캐 아이디도 만들었어요...) 그래도 그 친구에게도 많이 숨겼어요. 저는 제가 작은 고시원방에서 아예 방 밖으로도 안나간 채로 1달은 거뜬히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2020년을 인생 중 손에 꼽는 최악의 어둠속에서 지냈어요. 사실 저는 삶의 굴곡이 조금 많긴 했어서 인생 중 제일 힘들었다고는 말하기 힘듦니다. 그런데 그건 확실합니다. 아무도 없이 방에서 혼자 이렇게 오랜 날들을 지낸 적은 살면서 없었습니다. 특히 봄-여름동안 극에 달했고... 그러다 8월에 예전에 알던 어떤 은사님께서 저의 상태를 눈치채시고... 도와주셨어요.

10월달에는 건강검진을 했어요. 피검사 소변검사 인바디 뿐이긴 했지만요. 굳이 한 이유는...제가 방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몸무게가 9키로가 빠졌더라구요. 아무것도 안했는데 운동도 전혀 안했는데 예전에 꿈꾸던 170cm에 40키로대가 걍 되어버렸어요...당시에는 좀 놀랐지만 검사에서 딱히 이상이 나오진 않았어서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11월부터는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냥 아예 제 자신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과정은 사과글을 쓰는 목적에 벗어난 내용이라 쓰진 않겠습니다..



트수님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계속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글 하나 올리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한 순간도 이 곳을 우습게 여겨서 잠수탄 적이 없습니다. 제 모든 걸 다 걸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못나서 그렇습니다. 두루뭉술하게 변명하려는게 아니라 정말 제가 못났기 때문인게 이유의 전부입니다 (병들었기 때문이라고 썼다가 뭔가 마음이 아파서 표현을 조금 바꿨어요..)  나 이러이러하니 용서해달라 가 아니라 마땅히 사과하는 사람의 자세로서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쓴 것이고... 이유를 오해받는것도 마음이 아팠고... 그렇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는 너무 많은 것을 받은 걸 알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받기만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늦었지만 너무 감사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저를 한심한 인간이라며 비난하는데 트수님들은 그러지 않아주셨고 저를 아껴주셨고...

그리고 정말 염치없는 말인거 알지만... 언젠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제가 밥 한번 살 수 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수님들 너무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해요... 그리고 1년 3개월동안 너무 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후원댓글 7
댓글 7개  
이전 댓글 더 보기
TWIP 잔액: 확인중
▲윗글 주아띠 오지않을벚꽃
▼아랫글 새해복 많이 받고 ㅇㅅㅇ/ 녹차가좋아요
3
08-16
2
나는 못한다 [12]
Broadcaster 민주아
08-09
2
08-06
2
07-25
2
07-16
2
07-04
2
06-14
2
13일 주일 10싱 [1]
Broadcaster 민주아
06-12
0
06-05
1
처음으로 [5]
Broadcaster 민주아
06-03
2
05-29
1
05-22
1
P.S [4]
까치9020
05-21
1
P.S [1]
magpie
05-21
2
소식듣고왔다 [2]
스타이너_
05-04
1
10싱
Broadcaster 민주아
04-25
0
오뱅없
오지않을벚꽃
04-25
2
주아띠
오지않을벚꽃
04-14
»
죄송합니다... [7]
Broadcaster 민주아
01-24
1
01-12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