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끝내고 집에 오는 길에는 버스 노선 2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공사장 근처를 걸어서 집에 들어가게 된다.
공사장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곳을 지나갈 때면 항상 길냥이들 두세마리는 마주치는데,
오늘은 요 두 마리가 나와 있었다.
-굉장히 활발해서 잔상이 남을 정도다
이 중 입이랑 발끝이 좀 하얀 애가 낯을 가렸고, 온몸이 주황색인 애가 잘 앵겼다
-이렇게 가만히 쳐다보다가 내가 쪼그려앉자마자 다가와서 온몸을 비벼댄다
-개처럼 꼬리를 흔든다. 궁디팡팡을 해 달라는 신호인지는 모르겠지만 해 주니까 더 앵겼다.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얘가 좀 낯을 가렸다. 다음엔 제대로 궁디팡팡 해줘야지
-얘는 대놓고 등을 보여줄 정도다. 또 마구마구 궁디팡팡 해주고 문질러줬다.
길고양이들을 만져보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 집 고양이에 비해 참 말랐다는 것이다.
들어올려보진 않았지만 우리 집 고양이랑 덩치는 비슷해도 아마 훨씬 가벼울 것이다.
쓰다듬을 때 느껴지는 갈비뼈와 척추 마디마디가 잘 먹지 못하고 지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얘네들이 불쌍해서 내일 츄르를 가져다준다면 아마 집에 고양이를 둘 더 들이게 될 것이다.
정 붙이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