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털 0

형... 작년 이맘때쯤 처음 트위치를 설치하고 처음으로 들어간 방송이 형의 흑설공주 방송이었어.

사실 그 전까진 인터넷방송 잘 몰랐는데 우연히 페이커 방송 보러왔다가 형 방송을 보고 트위치의 매력에 푹 빠졌어.  비록 내가 학생이고 주머니사정도 넉넉치 못했지만 나름 알바비 쓰고 남은 돈으로 종종 도네도 하고 구독도 하면서 형의 방송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오..

올초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면서 현실에 치이느라 트위치도 뜸해지고 자연스레 형 방송도 자주 못 챙겼던거 같아... 그래도 간간이 트게더에서 클립으로 형 소식을 듣곤 했어...

얼마전 안 좋은 소식으로 형을 핫클립에서 봤을땐 마음이 안 좋았지만 그 일로 형이 방송을 그만두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어.. 이렇게 될줄 알았다면 무리해서라도 작년한해 날 즐겁게 해준 형의 마지막 방송만큼은 함께했을텐데 이렇게 트게더로 마지막 인사를 보내게 되서 너무 안타깝고 미안해... 

흑설공주 옷입고 귀요미송 부르던 모습, 아이유 코스프레를 하고 말숙이랑 합방하던 모습, 생일이라고 홍콩사람처럼 입고 소고기 먹던 모습, ㅈ데리아 시키고 맛있다고 연기하다가 새우버거에서 무너지던 모습, 밥도둑 스팸을 한입에 검거하던 밥경찰 모습, 씹덕게임 게이엔딩에 샷건치던 모습, 알몸 앞치마 코스프레하고 양자택일 춤추던 모습.... 수많은 장면들이 아직 눈에 선하다.....

이제 맥도날드에서 더블쿼터치즈파운드버거만 보면, BBQ에서 자메이카 통다리만 보면, 롯데리아에서 새우버거만 보면, 스포츠뉴스에서 호나우지뉴만 보면, tv에서 고독한 미식가 브금만 나오면 형이 생각날거야..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우린 언제나 여기서 형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겠지만 혹시 다른 길을 택하더라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게! 

이 말을 적으면 이젠 정말 마지막이 될거같아서 주저리주저리 떠들며 미뤘는데 이젠 정말 써야할거같아...

정말 고마웠어 형

득바 

아 근데 형 위쳐는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