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갑자기 연락이 끊겼던 친구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대뜸 내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냐고 하더라구요.
그닥 친하던 친구도 아니고 초딩때 같은반이었던거 빼면 딱히 인연이 있는것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얘기지? 싶어서 무슨날인지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역시 모를 줄 알았다면서 내일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 만나기로 한 날이라고 하더라구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저희 졸업하고 몇년 뒤에 정년퇴임하실 만큼 나이가 깨나 있으셨는데 적지 않은 나이에 열정도 많으셨고 사비로 애들도 챙겨주시고 낭만으로는 그때 저희 모두 빅딜이었습니다.
무튼 왜 9년만에 갑자기 그 선생님을 만나는 날인고 하니... 초등학교 때 날짜랑 뭐랑 조합해서 기억하기 쉬운 날을 정해 우리 나중에 이 날 이 시간에 어디서 만나자! 하고 정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그 이후로 선생님이랑 따로 연락도 안했는데 그 날을 기억해서 그 날이 내일이라고 나올 것 같은 사람들한테 전화 돌리고 있던거였습니다.
저도 딱히 일이 없었기에 만남에 나갔고 10명 조금 안되게 모였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친구 말고도 두세명정도 약속을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암튼 시간맞춰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말로만 했던 약속을 거의 10년동안 기억했다가 만나는게 정말 신기했어요. 막상 만나서는 국밥 한그릇 먹고 치맥 뜯고 헤어지긴 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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