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션_ 0

무슨 얘기든 해야지 해야지 맘 먹고 있어도 막상 말로 꺼내려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동안 편지 써갈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뭔가 마음만 가득 있습니다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다 그렇듯 언젠가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는걸 알면서도 팬의 입장에서 그런 날이 온다는걸 상상해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막상 크리스마스엔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어요. 그래도 말문 터진 차뇽이형의 웃는 얼굴 보면서 선수 시절 내내 그러셨듯 결정을 내리고 나면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 그대로구나 싶어 아주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경기장에서나 팬미팅에서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은 아니었지만 (n년동안 말없는 분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이럴수가..) 항상 팬들에게 마음 써주시는거 충분히 느끼고 있었어요. 오래 지나갔고 방송에서 이런저런 말씀하시는거 보고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15년 가을 부산에서 한 케스파컵 결승 때 좀처럼 먼저 무슨 말씀 안하시던 분이 인사하고 가려던 저한테 다음에 또 뵈어요. 하셔서 불안하던 시기에 아 빈말을 안하시는 분이니 다음 시즌에 또 볼 수 있겠구나 싶어서 얼마나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는지 몰라요. 이런 에피소드가 제 마음 속에 오만칠천가지가 있습니다.. 처음 게임을 보기 시작했을 무렵엔 저도 일상의 이런저런 문제로 힘들고 괴롭던 시기였는데 블레이즈가 하는 게임의 재미, 경기에 열중하는 열정 넘치는 모습들, 응원하는 재미, 그런 것들이 얼마나 큰 기쁨과 삶의 활력이 되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팬이 되길 정말 잘했던 것 같아요. 과거의 나 칭찬해..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잘해주시고 수많은 우승과 엠브이피와 멋진 플레이 영광의 순간을 지켜볼 수 있게 멋진 선수생활 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이런 얘길 게시판에 쓴다는게.. 좀 쑥스럽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새삼스럽게 전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용기를 내어 써봅니다. 선수님의 팬으로 응원하던 그 모든 시간들 언제나 좋았고 행복했고 기쁨이었어요. 이스포츠의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전설적인 선수의 충신일 수 있어서 영광이었구요 😊😊 이제 저는 빠따단 충신으로 스트리머 차뇽이형을 응원합니다! 언제나 건강 챙기시구 인생 다음장도 화이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