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급 신청했던 카드가 아버지 집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집으로 잠깐 외출을 했다.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햇빛을 보지 못해 속상한 요즈음
바람이 괜찮다고 속삭이듯 포근하게 감싸안아주었다.
누군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안아주는 원초적인 그 느낌에 그만
삶에 대한 감사와 탄성이 터져나왔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나의 존재이유와 죽음에 대해 지독히도 생각하던 나였는데
삶이란 마치 대단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그저 숨 쉬고, 시원한 바람을 맞이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그래도 죽음보단 삶이 훨씬 좋은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하루였다.
삶이란 때때로 별거 아니어보여도 아주 자그마한 것들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음을,
때로는 자연이 알려주기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