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오늘 뱅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유바~ 아, 시윤님도!”
“앗, 넷. 자~ 뽕뽕.”
미리 가르쳐두었던 스트리밍 종료 버튼을, 그녀는 눌렀다. 화면이 멈추고 그녀는 나를 의식하지 않는 건지 크게 한숨을 쉬더니 1초 정도, 지금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채팅 창을 보았다.
“고생하셨어요! 케인님!”
“아휴. 시윤님이 훨씬 고생하셨지.”
시작할 즈음엔 백옥 같이 매끄럽던 그녀의 피부도 이제는 푸석푸석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걸까.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럼에도 환히 밝게 웃어주시는 그 모습에서 나는 감사함과 약간의 설레임을 느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벌써 새벽 2시 반이었다. 여성 스트리머 분과의 합방에서는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시간대였다.
“아이구… 벌써 시간이. 참……. 제가 좀 더 빨리 이겼더라면 빨리 끝났을 텐데, 참.”
“네? 케인님이요?”
“네에.”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런 농담 아닌 진담을 건넸다. 내 주특기였다. 특히 여성 스트리머 분들한테는 잘 먹혀들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윤 씨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채팅 창만을 보고 있다. 뭘 그렇게 보세요? 하고 물어보니 그냥……, 오늘 합방 잘한 건가, 하구요……. 라고 이쪽도 쳐다보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아유! 잘 하셨죠! 제가 좀 질질 끌어서, 그 부분이 좀 그랬긴 한데. 잘 됐어요. 잘 하셨어요!”
“그래요?”
그제야 이쪽을 돌아보았다. 나와의 킹오파 한 판으로 얼굴이 벌개져 있던 그 갸름한 얼굴에 환한 장미꽃 같은 웃음이 피었다. 어이쿠. 이거 어쩌지…… 아무래도 나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럼, 가실까요? 제가 저기, 집 근처, 사시는 곳 근방 역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나는 멋쟁이 벤치 키를 오른손 검지 하나로 빙빙 돌리면서 묘기를 부렸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녀는 약간 수줍어 하는 기색으로 그렇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민망하리만치 짧은 스커트에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하지만 나는 신사. 바로 홱 하니 고개를 돌렸다.
삑삑. 벤치 E클래스의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그럼에도 나는 조수석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시윤 씨를 먼저 태운 뒤, 운전석에 앉았다.
그녀는 앉자마자 안전벨트를 스스로 매었다. 아쉽다. 아쉬웠다. 이 케황님께서 매어줄 수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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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인님께서 반응하시면 계속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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