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똘이_ 0

지인들과 사용하는 디코에서 누가 RVC(리얼타임 보이스 체인저)를 가져와서 몇시간동안 다같이 갖고 놀았는데

이래저래 갖고 놀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입니다

1. 생각보다 매우 정교하다

모델의 학습 정도랑 개인 목소리에 맞춘 피치 조절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원본 인물과 정말 흡사한 아웃풋이 가능하다는 데 놀랐습니다

처음 모델 설정해서 갖고온 사람이 체인쏘맨의 마키마 음성으로 와서 한본어로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정말 느낌이 요상했습니다...

2. 그렇다고해서 무작정 똑같은 건 또 아니다

모델의 학습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말딸도 캐릭터 몇명이 있어서 토카이 테이오랑 맨해튼 카훼 목소리를 가져와서 테스트해봤지만 제가 쓰니까 그냥 적당히 하이톤이랑 허스키한 여자목소리정도였습니다

결국 해당 보이스 모델의 원본처럼 본인이 직접 어느정도 연기를 해야 제대로 나오는거죠

그걸 젤 크게 체감한게 성우 나카타 죠지(페이트 시리즈의 코토미네 키레이 등)의 목소리였는데

아무리 보이스모델을 적용시켜서 말해봤자 제가 각잡고 '요로코베 쇼넨'하고 연기를 하거나 '볼카닉 바이퍼' 하고 외치지 않는 이상 그냥 톤 매우 낮은 아저씨 목소리밖에 안된다는 거죠

다만 체인소맨의 마키마 같은 경우 원래 캐릭터부터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고 애니메니션 디렉팅 자체가 애니메이션의 과장된 연기보단 정제된 연기톤이라 좀 더 괜찮긴 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일본어로 학습시킨 모델의 경우 해당 언어로 말해야 좀 더 자연스럽네요

평소 말하는 페이스로 말하니 발음이 이상하게 깨져서 서로 못알아먹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했습니다

3. 사양을 생각보다 많이 잡아먹는다

보이스체인저 내부에서 chunk 설정을 통해서 어느정도 딜레이를 희생하고 사양을 좀 줄일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cpu를 상당히 잡아먹네요

덕분에 원래는 이걸 다들 하나씩 킨 상태로 게임을 하면 어떨까? 했었는데 게임까지 키니 목소리가 옴닉마냥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본인 pc의 사양이 감당할수 있는 선에서 음성의 딜레이까지 고려해서 설정을 조정하는게 나을듯하네요

4. 회색지대

지금 이런 ai 보이스 모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디스코드만 몇개가 존재하고

구글에 xxxx(캐릭터 이름) rvc voice model이라고 검색하면 웬만한 유명 캐릭터는 찾을수 있는게 현실입니다

이게 결국 애니메이션 캐릭터라 하더라도 성우의 목소리를 학습시키는거고, 특정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아예 '성우 자체'를 학습시킨 모델이나 가수, 배우, 유튜버나 스트리머같은 실존 인물까지 수많은 보이스모델이 있더라구요

사실상 내 목소리가 저작권없이 인터넷을 떠돌고있고 그걸 누가 내려받아서 연기만 적당히 해서 내 행세를 할 수도 있다는 소리인데

목소리를 사용하는 직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비단 그것뿐만 아니라 악용되는 사례가 더 늘지 않을지...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