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녀공학에서 남고를 가게 됐는데, 우리 학교가 여고랑 바로 붙어있었어. 바로 옆에로! 그래서 공동건물도 있고, 매점도 같이 쓸정도로 바로 옆건물이었단 말이지. 근데 이제 남고를 가고 바로 옆에 여고가 있으니까, 반팅(반끼리 미팅) 유명해졌단말야. 그래서 이제 막 반팅같은 것도 하면서, 되게 막 학생 때 설레는 그런 썸같은 걸 탔었는데, 그러다가 어떤 여고친구가 내가 좋다고 만나고싶다고 내 친구들한테 얘기를 했나봐. 근데 걔가 이제 중학교때부터 날 알고, 계속 이상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된거지. 그렇게해서 애들 소개로 운동장에 있는 농구 골대에서, 서로 얼굴보고 번호도 따고, 뭐 그렇게 서로 썸을 탔지. 마치 악봉코인처럼. 근데 이제 내가 연애를 한 번만 해보고 그 뒤로 이렇게 썸타는게 처음이기도 하고, 완전 쑥맥이었단 말이지. 그래서 학교가 끝나고 같이 집에가는데, 진짜 내가 병신같이.. 지금도 왜 그따구로 물어봤는지 모르겠는데, 이름 물어보고, 나이 물어보고, 집안 호구조사 하고, 종교조사까지 하고, 심지어 미래에 직업을 뭐가질거냐라는 ㅈ같은 질문을 두번 째 만남 때 한거야. 그래서 얘는 내가 좋은데 말을 진짜 ㅁㅆㅇㄷ처럼 계속 하니까, 점점 정이 떨어졌나봐. 매일 집까지 데려가 줬는데 하는 얘기가 다 저딴얘기밖에 없으니까, 학교 선생님도 안하는 얘기를 동급생이고 좋아하는 남자애가 저딴 말만 하나까 정이 떨어진거지. 그러다가 이제 화이트데이가 되서 나는 얘가 많이 좋아졌었어서 사탕을 주려고, 이쁜 사탕을 사서 이제 학교 끝나고 만나기로 했지. 얘가 야자를 했는데, 야자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학교 앞에 가서 기다리는데, 얘네 학교 여자애들은 다나오는데 얘만 안나오는거야. 10시에 나오는게 정상인데 10시 반에 교문닫고 있는데 나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되는거야. 믿고 싶지 않았지. 잠수이별이다. 이별도 아니지. 그냥 차단당한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 사탕은 어머니를 드리는 의도치 않은 효도를 하고.. 그렇게 고등학교 때 첫 썸이 이렇게 마무리 되는가 싶었는데, 그러고 일주일이 지나고 친구집을 갔는데, 이제 내 친구랑 그 썸녀였던 애랑 같은 동이었단 말이지. 근데ㅋㅋㅋㅋ 이제 1층에서 엘베를 기다리는데, 문이 딱 열리더니, 그 썸녀였던애랑, 정말 나랑 체격도 비슷하고 얼굴형까지 공롱형인 것도 닮은 남자애랑 나오더라고...? 그래서 걔도 당황하고, 나는 진짜 ㅈ박았다라는 생각으로 웃으면서 엘베에 탔지... 그렇게 고딩 때, 첫 썸이 이렇게 마무리 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