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터울인 형과 오랜만에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형이 염세주의,비관주의에 빠져있더라고요.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 뭐든지 나보다 뛰어났고 그래서 더 동경했던 형이 염세주의에 빠져있을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리고 사회를 혐오하더라고요. 가만히 들어주었습니다. 제가 중학교때 느꼇던 감정들을 형은 장남이라는 이유로 형이라는 이유로 마음속에 쌓아놓고 살아왔던 것을 알 수 있었지요. 형이기에 동생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장남이기에 부모님에게 실망알 안겨드리기 싫었음을 대화를 하면서 알 수 있었어요. 천천히 형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형의 논리적 모순을 짚어주면서 본인의 모순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었어요. 형이 반박하지 못하고 본인이 잘못되있음을 천천히 느끼게 해주었죠. 이때는 신기하게도 뿌듯했습니다. 항상 형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제가 형의 잘못된 점을 짚어주니 본인 스스로 뿌듯함을 느낀것 같았습니다. 형이 여러가지 반박을 했지만 그마저 재반박당하니 눈을 가만히 감고 제가 하는 말을 듣더군요. 이야기가 끝나고 형은 자리를 떠났고 저는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얼마니 나약하고 무능력한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지요. 형이 저지경이 될때까지 저는 무엇하나 도움을 주지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형은 뭐든지 나보다 뛰어나고 완벽한 존재라고 스스로 형의 이미지를 만들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형이 이 시련을 반드시 이겨내서 더 성숙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무려 제 형이니까요 ㅎㅎ 빤쯔단의 형은 아무나 하는거 아니잖습니까! 쯔업.. 이만 빤쯔단의 하소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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