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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명월도(天涯明月刀)는 중국의 유명 무협 소설가 '고룡'이 1974년도에 내놓은 작품으로 '아득한 하늘의 달빛 명검'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정확하게는 '아득한 하늘 속에서 빛나는 달을 쫒는 검객'을 의미한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굉장히 서정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당시 잔인하고 정복전쟁 묘사에 치중해있던 무협 소설계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천애명월도' 온라인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세계제국 커스터마이징과 '무협스러운 전쟁'

▲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는 상당한 편

▲ 저레벨 구간에서도 손맛이 나쁘지 않다

 타격감은 상대적으로 쾌적했다. 스킬의 연계성과 무협 특유의 화려함이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적들이 무리 지어 나오고 상당히 쉽게 제압할 수 있어 '핵앤슬래쉬' 장르의 쾌감 역시 느껴진다.

강조하고 또 강조한 '스토리'"오랜만에 느낀 스토리의 중요성"

천애명월도를 플레이하며 가장 크게 놀란 부분은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각종 시네마틱 영상과 스토리 연출이 준비돼있고, 핵심적인 부분은 그 흔한 스킵 기능마저 제공하지 않는다. 유저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개발진의 열의와 고집이 느껴졌다.

앞서 말했듯 '천애명월도'는 '고룡'의 무협소설을 기반으로 한다. 북송제국시대의 정복전쟁을 배경으로 삼으며 '청룡회'와 '천하사맹' 그리고 '8대 문파'를 중심으로 전기가 펼쳐진다. 게이머는 8대 군인문파 중 한 곳을 선택하여 플레이하게 되며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원작의 주인공인 '부홍설'을 만나 '천애명월도'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 용어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무협의 정수를 담아낸 배경과 '경공'"광활하고 서정적인 세계를 날아다니다"

광활하고 서정적이면서 어린 소년의 모험 같다. 그리고 젤다의전설 야생의숨결 같다. 천애명월도에 대한 첫 감상이다. 중국의 실제 지형을 기반으로 제작한 덕에 배경이 전반적으로 사실감이 있으며 동시에 젤다의전설과 중국 다운 광활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실제로 튜토리얼 초반 각 군인문파 본산을 방문하게 될 시, 일순간 배경 그래픽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천애명월도의 '경공'은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시킨다. 중국의 '절경' 속을 새처럼 날 수 있다. 맵의 전체 크기가 마인크래프트의 전체 맵보다 18배나 더 크다. 초반에도 중독성 있는 조작감과 빠른 속도감 덕에 애용하게 되지만, 일정 레벨 이후 문파별 '대경공'을 배우게 되면 또다른 신세계가 펼쳐지게 된다. 대경공은 그야말로 창공을 가르는 독수리처럼 하늘을 오랫동안 날아다닌다. 어릴 적 무협소설을 읽으며 상상으로만 간직하던 그 눈부신 경공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좋은 소재 '아쉬운 디테일'"난해한 인터페이스"

천애명월도는 서사가 살아있다. 원작 전쟁소설을 십분 활용하여 젤다의전설 같은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스토리에 생명력이 있다.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즐기게 되는 흐름이 좋았고, 억지로 강해지라고 보채지 않는, 마치 어린 소년의 모험담 같은, 성장소설처럼 계단을 밟아가며 주인공이 세계최강의 검신이 되가는 강해짐은 차분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숫자가 아닌 글을 봤다.

하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은 곳곳에 보였다. 앞서 말했듯, 무협 칼싸움 액션을 강조한 게임치고 조작감이다. 횡이동과 회피가 너무 빨라서 부자연스럽고, 무거운 분위기 모션과 불편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게임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자연스럽게 손이 닿을 곳에 키가 위치하지 않았고, 특수 모션들의 단축키 역시 복잡하게 얽혀있어 의식적으로 손동작에 신경이 쓰인다.

또한, '고룡'의 유명 어린소년 무협 전쟁소설을 기반으로 했다지만 몇몇 용어와 대화의 흐름 역시 정돈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오브젝트의 명칭이 한자로 되어있고, 영웅 간의 명언에서도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 표현들이 종종 보인다.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게이머들에게 무의식적인 힘듬을 심어줄 수도 있다.

이렇듯 천애명월도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좋은 소재를 갖췄고 잘 갈고닦았으나 끝자락의 디테일이 부족하다. 이는 다른 RPG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분명 치명적인 단점이다. 하지만 '천애명월도'는 그 '소재'와 '모양새'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 오래동안 잊고 지냈던 스토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줬고, 어릴 적 꿈꾸던 무협의 세계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온라인 RPG게임들이 스토리를 배제한 채, 무조건적인 열랩만 강요했는데 천애명월도는 그와 다른 길을 걸었다.

천애명월도는 확실한 스토리 RPG게임인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천애명월도'가 어떤 파문을 남길지 기대해본다.

원문보기: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85471#csidx905ae301e10d64e822734e2fef5f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