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유튜브에서 요리 영상만 죽어라 돌려보고
할 줄 아는 파스타라고는 우유와 크림을 때려넣은 크림 파스타 밖에 없던 한 트수가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문자를 받은 트수는 그 즉시 관찰레를 결제하고 결제한 김에 치즈까지 구매해버립니다.
무려 페코리노 로마노로 말이죠. 정통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참으로 가상하지 않습니까?
퇴근 후 집에 오는 길에 구매한 (압착인 주제에 졸라게 비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과 작은 (주제에 더럽게 비싼) 통 흑후추를 가지고 요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유일한 과정샷입니다. 타이머가 폰 말고는 없어서 면 삶을 때 타이머 맞추고 요리하느라 바빴거든요.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요런 놈이 만들어졌습니다.
영롱하네요. 처음 치고는 잘 한 것 같습니다.
다만....
면수에 소금을 좀 많이 쳐서 짠 맛이 강했고 양젖치즈라 그런지 쿰쿰한 향이 심해서 취향에 안맞았으며 고기를 너무 두껍게 썰었는지(유튜브에선 저 정도로 두껍게 썰던데...) 기름 씹는 슴슴한 느낌이 너무 강하여 솔직히 별로였습니다.
아 물론 굉장히 굉장히 고급스러운 향이 나고 고소하며 어디서 나오는 지 모를 달콤한 맛도 있어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고기의 식감도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그런 종류의 식감이었습니다. 제 취향이 아니었을 뿐.
아마 다음부터는 저기에 우유와 크림을 넣어서 만들 것 같지만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품절 안됐던데 한 번 쯤은 구매해서 만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근데 저처럼 통으로 사지 마시고 슬라이스로 사세요. 전 지금 남은걸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