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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TCAS에 대한 상상

유리는매일내일
2019-07-23 17:12:02 106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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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수필은 질색하는(유독 수필을 쓰라 하면 못 쓰겠습니다. 중학교 때도 수기 적어오라던 모 과제를 두 세줄 대충 적고 치워버렸을 정도인 버릇이 지금에도 오는군요) 성격이지만 그래도 성격 고치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결국 넓게 보면 일기도 수필인데 쓰기가 까다로운 희곡보다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겠습니까) 해보려 하는데 희곡 갤러리는 어째 운영진분들이 잘 봐주셔서 4일만에 통과돠었는데 희곡갤에 아무도 안 오는 통에 제 창작도 부족한 게(구상은 있으니 다음 주쯤에 하나 올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된 모양인지 2주 가까이 답보상태입니다. 결국 이런저런 혼자 생각한 이야기는 여기다 쓰게 되는데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하다 어떤 상상력이 돋아서 하나 글을 써봅니다. (휴식 겸) 


비행기에는 TCAS라는 장치가 있습니다. 공중충돌방지장치라는 것인데 한동안 다들 이런 거 설치해야 되나 무시하다가 결국 샌디에이고 상공 공중충돌 사고로 PSA 182기와 세스나 172기가 지상으로 곤두박질친 광경을 목격한 뒤에야들 설치해야 한다고 분주해졌고 지금은 왠만한 항공기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항공기라는 기계는 다른 기계처럼 만지기 나름이라 어쩌다 잘못 만졌더니(저도 언젠가 뭔가 건드린 이후에 은행 기기가 음량이 꺼진 걸 본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은행 기기는 음량이 꺼진 채로 다른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TCAS가 꺼지면 문제가 생기는데 TCAS는 결국 상호 작동이라 한쪽이라도 TCAS가 맛이 가는 순간 다른 쪽의 TCAS가 아무리 멀쩡해도 서로 작동하지를 않습니다.


사실 항공사고라는 것은 그 종류가 많습니다. 항공학도는 아니지만 나름의 흥미로 이래저래 찾아본 것들만 해도 위에서 이야기한 공중충돌에 조종사 본인도 알아차리지 못 한 CFIT, 비행 중 항공기 화재, 윈드시어, 관제 실수 등등 온갖 원인들이 있고 특히 유압이라는 것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다들 고개 숙이고 충돌방지자세를 취한 후(이 자세라는 것도 절망한 사람처럼 몸을 앞으로 접어 숙이고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는 형국인 아이러니지만) 생존하길 빌어야 하는데 최근엔 그래도 관련 연구가 많아지면서 살 확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일단 유압이 나간 후 비행기의 컨트롤을 움직이는 일이 하나라도 발생한다면 대책이 없습니다. 이젠 이 유압이라는 물리량 대신 기계의 조종으로 대체되는 추세라는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일단 항공기에 올라타면 칵핏(조종석) 바깥의 일은 창밖 하늘 정도를 제외하면 조종사들이 "추론"해내야 합니다. 엔진 계열에 발생한 문제거나 화재, 하이재킹 등이면 그래도 바로 알아먹을 순 있지만(하이재킹은 이해한 순간 이미 목숨을 각오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그 외의 경우엔 조종사들이 쉽게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운석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에야는 이런 경우 중 가장 큰 게 상공 공중충돌이 되는 것이죠. 그렇게 TCAS라는 상호 작동의 법칙에 기대해야 하는 장치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죠.


요즘의 심리적인 잦은 변화도 이런 식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라는 상태를 충돌하는 수많은 감정들이 자동 회피기동을 한다면 저는 언제나 저로 남을테고 그렇다면 별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살텐데. 하지만 감정에 존중이라는 형식이 존재했다면 애초에 저를 존중해 충돌하러 오지도 않겠죠.


후기:제 수필은 역시나 낙제점입니다. 문체만큼은 이상을 베껴 보겠다 하는 의식을 하면서 쓰고 현실은 그 문체의 발자국에도 도달하지 못 하는 형식.. 

역시나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심도 있는 묘사입니다. 자꾸 저 혼자 깊이 들어갔다 나오고 묘사는 어느 선 이상으로 깊이 나아가질 못 합니다. 작정하고 쓰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훈련을 더 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책은 왕창 빌려다가 몇 장 넘기면 피로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개선이 되고 있다고 느껴지긴 하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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