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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의 퓨마

ㅇㅇd420d
2020-04-24 02:51:18 248 0 0

퓨마는 주먹을 쥐고 위로 뻗었다.

그러지 않으면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얼마나 있었을까, 침대에 누워 천장을 향해 래리어트를 날리던 퓨마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봐..."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렸다.


"이봐."

분명히 자신은 침대 위에 누워있었을 터다.


"어이 이봐. 내 말 안 들려?"

감겨있던 퓨마의 눈이 부릅떠졌다.


"누... 누구야! 여긴 어떻게...?"

질문을 마친 퓨마는 이윽고 이 곳이 자신의 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팔짱을 끼고 서 있는 희끄무레한 잔영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퓨마의 머릿속에 벼락이 치고 갔다.


'어떻게 그가 이 곳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끼던 퓨마에게 눈 앞의 희끄무레한 사내가 답했다.

"나도 잘 모르겠군. 네가 어떻게 이 곳에 있는거지? 아무래도 우리 둘에게 뭔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 아닌가?"


있었다, 공통점.

두 사내는 자의던 타의던 이미 대두(大頭)의 사내와 엮였던 것이다.

국장 참새락스와 성적이 좋은 두 팀원들 밑에서 배운건 눈치밖에 없었던 퓨마는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허나 그런 퓨마조차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평소 신념대로 최선을 다해 매사에 임했다.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을 뿐이다.

홀로 외로히 눈물을 삼키던 퓨마에게는 그저 어안이 벙벙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한참동안 침묵이 오가던 중 희끄무레한 사내의 잔영이 이내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그런건가. 녀석과 엮인것이군. 그는 이미 이 세상에 묶인 사람이 아닐텐데 설마 네 녀석..."

퓨마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렇다. 평소 하루에 20시간씩 나락을 막아온 날카로운 퓨마의 눈에 데빌화에 가까워지는 사내의 모습이 들어온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탈락했습니다."

퓨마는 눈물을 삼키며 씹듯이 말했다.

순간 눈가를 스쳐가는 벽 앞에서의 밀치기, 성공하지 못한 래리어트.


"으음, 그래? 아님 말구."

팔짱을 낀 사내의 말을 끝으로 퓨마의 의식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갔다.


"헛."

의식을 차린 퓨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등 뒤로 식은 땀이 주륵 흘렀다.

간밤에 공포스럽던 희끄무레한 사내.

만약 퓨마가 올바른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면,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퓨마는 알 수 없었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것.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그가 평소 삼던 신념, 그 신념이 말 그대로 그를 구한 것이다.

주마등처럼 대두(大頭)의 사나이가 스쳐지나갔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퓨마의 뺨 위로 한 줄기 눈물이 스쳐내렸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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