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오리 꽃
문정희
나는 좀 미쳤나보다
꽃 속으로 들어가 꽃이 되고 싶다
꽃 속으로 들어가 대낮이 되었다가
순간에 격렬하게 시들고 싶다
방금 건져 올린 햇살 속
물고기 비늘 싱싱한 몸짓
허망을 향해 파르르 항거하는
꽃 속에서 까맣게 웃고 싶다
꽃 속으로 들어가 꽃이 되고 싶다
찬란한 개화가 되고 싶다
허공에 닿자마자 변질의 냄새를 풍기는
한 떨기 입술
시시각각 상처가 빛을 뿜는
가뭇없는 회오리 꽃이 되고 싶다
-문정희 시집 '응' 中-
이 시집에는 주로 가족과 주변 사람에 대한 얘기와 죽음,이별과 그리움 등의 많은 어두운 이미지의 소재를 활용한 시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시도 특이한데 연극에서 독백으로 말을 하는 듯한 어투로 쓴 시, 혼잣말하는 듯한 시도 많습니다. 아마 처음 접하면 많이 당황하실 듯 하네요. 그럼에도 문장들은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어서 어떤 느낌인지 파악은 그렇게 어렵지 않으실겁니다. 여러 번 읽을수록 더 쉬워지겠죠?
요새 트게더에 글이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트읽녀 1회당 시 한 편을 기준으로 시를 천천히 가져오려고 하는데 시를 더 많이 가져와야 하는 생각이....(트수분들이 많이 졸려하시는 거 같긴 하지만) 어쨋든 다음 시도 찾는대로 가져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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