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창규 0

 나에게 유일한 14년지기 여사친이 한명있다. 고등학교 동창이면서 2년 동안 같은 반이었고 3번정도 짝꿍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었다. 현재 우리 나이는 30 살 이친구는 어느덧 결혼에 애까지 낳아서 주부가 돼있었다. 참 시간 빠르다는것을 친구들 보고 느껴진다. 이 친구 이름이 연수인데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술을 좋아해서 별명이 열술이었다. 고등학교때부터 술을 좋아했던건 비밀이니 모르는척 해주길 바란다. 아무튼 그만큼 술 마시는것을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애를 낳고나서 육아로 인해 술을 마시는 일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코로나가 터지면서 가뜩이나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녀는 애기가 11개월 쯤 자랐을때 집안에 포차를 만들어버렸다. 집에 바를 만드는 사람은 봤어도 포장마차를 만드는것을 본건 처음이었다. 대단해...

 아무튼 며칠 전 부터 장수포차라는 이름으로 연수는 인스타에 집안 포차에서 술을 마시는것을 올리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는것 같았다. 그리고 이 얘기를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실 .어제 방송을 하던 중 연수가 방송에서 장수포차로 놀러오라고해서 얘기(미단이)와 같이 가게 됐기 때문이다.

 연수네 집에 도착했을때 연수는 다이소에서 살것이 있다며 애기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고등학교 때 교복을 입고 나나콘을 맛있게 먹던 여고생이 이제는 삼십대 애엄마가 돼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어른이 되어 가고있구나를 실감할수 있었다.

 다이소에 들려서 필요한 것들은 구매하고 연수 집에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방송시간이 늦어져서 바로 방송을 켜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핸드폰이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차에 놔두고 왔나 싶어서 주차장까지 내려가서 차안을 뒤져봤는데 핸드폰의 모습은 일도 보이지 않았다. 애기도 핸드폰을 같이 찾아주러 주차장까지 내려와줬다. 애기는 구글 핸드폰 찾기로 핸드폰 찾는것을 도와줬고 알고보니 다이소에 놔두고 왔었던 것이었다. 하 요즘 왜 이렇게 정신이 없는지 미치겠다 정말 그리고 방송 시간은 늦어지고 예민해져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애기한테 조금 짜증을 냈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다이소에서 핸드폰을 찾고 다시 연수집까지 가는데 애기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핸드폰을 찾고 나서 애기한테 별거 아닌일로 짜증을 낸것 같아서 민망하고 미안했다. 다행히 착한 애기는 사과 한마디에 기분이 풀렸다.
어휴 한심한 방창규

 어찌어찌 하여 .연수네 장수포차에서 드디어 술을 마시게 됐다. 연수가 직접 만들어준 골빔면은 정말 맛있었다. 다이어트를 하던 애기는 골빔면을 한입 먹고나서 정신줄을 놓은체 배달한 낙곱새까찌 해치워 먹어버렸다. 애기는 다이어트 미션까지 3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아마 실패하고 공포게임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오늘 포차방송을 하면서 콘텐츠를 준비해오지 않아서 방송이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던것 같다. 마지막 쯤에 마트에 들려서 콜라와 얼음을 사와서 잭콜을 마시면서 분위기가 조금 좋아지긴 했는데 처음부터 생각없이 방송을 켠것이 후회가 됐다. 소재는 좋았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없다 격이었다.

 방송이 끝나고 연수가 자장가를 틀고 애기를 재우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 엄마도 나를 키우기 위해 저렇게 고생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나기 시작하면서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하루종일 연수가 고생하는것을 지켜보니 이 세상의 엄마들은 정말 위대한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집안일 하면서 육아보는것이 정말 힘든거구나를 알게 되었다. 나중에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다면 와이프가 외롭고 힘들지 않게 최대한 신경을 써야겠다. 과연 그런날이 오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