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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죄송합니다 전 잘못이 없어요

강롤ソ
2019-08-07 22:17:11 168 5 3

"누나..."


비오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데는 아랑곳 않고

나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피던 담배를 마구 구겨 쥐었다.


나나와 우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눈물을 흘리며 비를 맞고 서 있었던 걸까


이야기는 나흘 전, 월요일로 돌아간다 -


우수가 새로 산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가던 날이었다

원래는 낮동안만 차를 타고 돌아다닐 생각이었던 우수였다


어쩌다보니 저녁까지 돌아다니다 바닷가에

가서 기분좋게 회로 한잔 하고 집에 들어가려던 찰나, 

비가 마구 내렸다


"아... 갑자기 비가 오네;  누나 빗길 운전 할수 있겠어?"


원래는 우수만 술을 좀 먹고 가는 길에 나나에게

운전을 시킬 심산이었지만,  4년장롱 나나에게는

빗길 운전은 너무 무서웠다. 


"아니...자기야 나 피곤한데.. 걍 눈딱감고 빨리

운전해서 집가면 안돼?"


"안돼 누나아 ㅠ  우수 저번에도 누나 말듣고 운전했다가

면허정지 걸릴뻔한거 몰라? 이번에 또 걸리면 안돼.."


"아 씨 짜증나 꿉꿉해 죽겠는데..

너네 집에서 하룻밤만 묵으면 안돼?"


"누나.. 나 오늘 동생 친구들 와서 비켜줄 겸

드라이브 나온 건데.."


"아 나도 집에 할머니 계신다고~!

짜증나죽겠어 진짜.." 


"뭐라고?? 미리 말하지... 일찍 데려다 줄걸 ㅠㅠ"


나나의 불같은 성격을 알고 있었던 우수였지만,

사귄지 1년만에 둘이 자기엔 

너무 빠르지 않은가... 하고 생각했다.


짜증부리는 나나 옆에 앉아 안절부절 하던 우수는

한마디 꺼낸다


"자기야 내가 옆에 스타벅스 가서 커피라도 사올게

잠깐만 기다려"


"하...그래 너 뭐 먹을건데?"


"난... 가서 생각할려구"


"난 아메리카노 투샷에 시럽 세번 짜줘"


"알겠어 다녀올게~"


탁. 문이 닫히자마자 나나는 한탄을 늘어놓는다


"어휴...고자새1끼..."


잠시 휴대폰을 하던 나나가 눈을 돌린 것은

커피를 들고온 우수가 문을 열어달라고

문을 두드릴 때쯤이었다.


"누나 뭐해 멍때리지말고 커피 받아! ㅋㅋㅋ"


"니꺼는 안사왔어?"


"우수꺼~? 사왔지~ 예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거였어"


"니꺼 뭔데?"


"내꺼? 그 뭐더라 너무 길어서 기억이 안나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거? 더블휘핑크림 초코

오레오 어쩌고 하던거?"


대답 대신 우수는 해맑게 웃었다.


3초동안 정적이 흐르고, 그제서야 아메리카노를 받아든

나나는 한입 쭉 들이켰다. 시럽을 세번이나

넣었는데도, 지독하게 썼다


'시럽을 한바퀴 더 넣어달라고 할 걸 그랬나..'


밤샘근무를 하고 온 나나는 

투샷 아메리카노를 다 마시고서도

스르르 잠이 들었고,

우수는 그런 그녀를 세상 순진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약 세시간 뒤 -


"...."


"누나 다리좀 이렇게 해봐.."


"...?!"


눈을 반쯤 뜬 나나는 깜짝 놀라서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너..너 지금 뭐하는거야?!"


"...어? 일어났구나! 누나 너무 불편하게 자길래 걱정돼서

목베게 베어주고 의자좀 뒤로 젖혀주려고 했지~"


"..."


물범모양 목베게의 표정이 오늘따라

우수놈 표정같이 한없이 멍청해 보였다.


"자는데 깨워서 미안해..ㅠ 많이 신경쓰였구나"


어안이 벙벙해진 나나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답한다


"하....우수야..."


"응? 왜?"


"나 졸려... 차에서는 못자겠단 말이야.."


우수는 세상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어떡해... 그냥 우리 동생한테 얘기해서 우리집에 누나방

하나 비워줄까..?"


나나는 욕이 목젖까지 차올랐지만,

도로 삼켜내고 말한다


"우수야 우리 걍 모텔이라도 가면 안돼?

나 너무 힘들단 말이야.."


그 말을 듣고 5분정도 안절부절 고민하던 우수가

겨우 꺼낸 말이라곤..


"그..그럼 침대 두개 있는 방 대실해서 자자.."


나나도 단념했는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차에서 내렸다.

새벽 한시까지 차에서 버티던 그들은,

결국 근처 모텔로 들어간다.


"아주머니 여기 침대 두개 있는 방 있어요?"


"예 있지요~ 하루숙박 인당 2만원입니다"


아주머니는 의아한 표정으로 2인실 열쇠를 주며

슬쩍 읊조렸다


"아니, 이 새벽에 와가지고 2인실 예약을 혀? 쯧쯔쯔.."


아주머니의 한숨소리를 들은 나나는 덩달아 한숨을 내쉰다


"하아.."


"응? 자기야 무슨일이야 왜그렇게 한숨을 쉬고그래?"


이정도면 일부러 이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씨..팔..'


"아니야 자기야... 하...나 오늘 너무 피곤해서 그래.."


"그래그래 누나 얼른 씻고 자자"


나나는 한숨을 푹푹내쉬며 샤워실로 들어간다


나나는 씻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왜 임마는 이렇게 눈치가 없지..?

내가..내가 색스쌖스 거릴순 없잖아..

그래도...한번만 더 떠볼까..?'


'...'


'하아...아니다 피곤해 잠이나 자자'


다 씻고 타올을 두르고 나온 나나는

기가 막혔다.


아까 술이랑 들이켜버렸는지 눈치라곤 없는

새1끼가 글쎄 혼자 먼저 씻고 나와서 

침대 하나를 이미 차지하고 잠을 청하고 있던 것이다..!


'...허..이런...미친....'


나나는 부러 남은 침대 하나를 내버려두고

우수가 누워있는 침대로 가서 응석을 부려 보았다.


"우수야아..나.."


잠에 들랑 말랑 하던 우수가 일어나 눈을 부비며 말한다 -


"으응...누나 왜애..

그보다 왜 여기서 자 옆에 침대 넓은거 있잖아.."


나나는 가볍게 무시하고 다시 한번 말했다


"자기야..불좀 꺼줘봐..!"


"으응 꺼줄게 얼른 가서 자.."


나나는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남자가 맞는지... 꼬추가 달려있긴 한건지..

나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담배를 하나 뻑뻑피고선

결국 옆의 흰 침대로 가서 잠을 청했다.


'딸깍'


"누나 잘자.."


"..그래 우수야 너도 잘자"


깨끗이 씻고 나왔는데도 꿉꿉한 밤이 아주 천천히,

아주아주 천천히 흘러갔다...






다음날 아침, 나나랑은 다르게 아주 꿀잠을 잔

우수는 일어나서 나나에게 물었다.


"누나 잘잤어??

어제 피곤했다면서 이제 괜찮은거야?"


잘 잤을리가 없는 나나는 그래도 남자친구 말이라고


"응 우수야 너무 잘잤어 고마워 걱정해줘서~"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나나는 생각했다.


'그래...한두번도 아닌데..

사이만 나쁘지 않으면 되지..'


그리고 나나는

평범하게 집에 도착해서

평범하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평범하게 집에 들어갔다.


집에 돌아와서 인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방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묻었다.


나나는 한숨을 내쉬며

1년간의 연애를 곱씹어 보았다.


새내기때 썸 탈때, 선배들이 먹인 술에 꼴아서 잠들었을때

업어다가 모텔에 데려다 주고 나온 것..

'그래 이건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그렇다 하자...'


집에 놀러오랬더니 질색팔색을 하며

무서운 소리 말라던 것도,


생일날 집에 숨어있다가 깜짝파티를 했을때도

즐거운 표정보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것도,


100일날에도 둘이서 밥만 처먹고 보내줄 때도..


나나는 복잡한 맘을 달래려 종일 잘 하지도 못하는

게임을 마구 하다가,

무언가 결심한듯 컴퓨터를 끄고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시 현재 -


나나는 우수를 집 근처 카페 옆 골목으로 불러냈다.


"어 누나 무슨일이야? 오늘 어떤 일 때문에 

나를 불렀을까나 우리여왕님께서~?"


나나는 속으로 눈치없는 새끼를 오백만번 반복하고선

매우 담담하게..


"자기야"


"응? 왜이렇게 분위기를 잡구 그래 ㅋㅋㅋ"


"야, 차우수."


뭔가 심상찮음을 깨달았는지, 우수도

그 특유의 심각한 표정을 얼굴에 띄웠다. 

나나에겐 그것마저 밉상이었다


"우리.."


"어..?"


"우수야 우리 그만하자"


"누나야...무슨 일이야...왜그래 갑작스럽게.."


나나는 눈썹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ㅋㅋㅋ 왜 그러냐고?"


"..?"


"왜그러긴 뭘 왜그래 이새끼야"


"...무슨 말을 하는거야 누나.."


"시끄러워 변명하지 말고 내 말 들어"


"...."


처음 보는 나나의 너무도 진지한 모습에

우수는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하... 정말 모르는거야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거야?

나도 많이 참았잖아 우수야"


"뭘 말이야 누나..."


나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야 이 눈치라곤 밥말아 먹은 년아"


"뭐..뭐..?"


우수가 당황해서 주르륵 흘리는

눈물에도 나나는 아랑곳 않았다.


"이 고자새끼야"


"누나..?"


"이 이기적인 새끼야"


나나는 쌓였던 말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한겹, 한겹씩.. 천천히..


"남한테 맞춰주는 법도 모르고"


"눈치는 어디다 갖다 팔아먹은 건지"


"우수야 니새끼는 말이야 날 여자로 봐주는 것 같지도 않아"


나나의 이어지는 폭설에 

우수는 눈물만 그렁그렁 맺힐 뿐이었다.


할 말을 다 쏟아내고, 쭈그려 앉은 우수의 눈에도

담배를 한 대 꺼내 피는 나나의 눈에도,

이런 둘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위 구름에서도

물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둘다 이렇게 끝낼순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도 어떤 말도 꺼내지 못했다.


나나는 눈물을 흘리며 담배를 반쯤 태우고 말했다.


"야...차우수.."


야속하게도 이럴때만 성숙한 우수는

일어나서 자신의 큰 키로 비를 

고스란히 맞는 나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나나는 서러워서, 너무 서럽고 미안해서 눈물을 흘리며

비를 맞으며 아직 불이 꺼지지도 않은 담배를 

맨손으로 구겨 쥐었다.


그러다 무언가 할 말이 생각났는지,

정색하고 우수를 올려다 보았다.


"..."


나나는 채 눈물이 마르지도 않은 채로 근처의 모텔로 

우수를 끌고 갔다.


"아줌마 여기 숙박 대실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나나는 씻으러 들어간 뒤,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우수는 멍하니 멍청하게

벽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 씻은 나나가, 타올 한장과 함께

우수를 욕실로 집어넣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마침내 우수도 씻고 나온 뒤, 침대에 등을 맞대고 앉아

있었다. 5분가량 지독한 침묵이 이어졌다..

나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차우수"


"으응 누나야.."


"마지막 기회를 줄게."


우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아는지 모르는지 나나는 단념한 듯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차우수.."


심장은 쿵쾅쿵쾅 더욱

빨리 뛰기 시작했다.


"마지막 기회야 우수야..불 꺼줘.."


우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아무 말도 없이 불을 껐다.

작은 찬장에 달린 미니 무드등 하나가 유일한 빛이었다..


길고 긴 밤이 될것만 같은 날이었다..




- Fin -



아 급하게 수정하느라 개힘ㅁ들엇다

차우수님 죄송합니다 전 이모말 들었을 뿐이에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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