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한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이 있어서 추천드려 보려고 합니다.
슬더스 아류작이야 스팀에 차고 넘치게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슬더스와 다운폴 이후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한 것 같습니다. 스팀 평가는 92% 매우 긍정적이네요.
처음 보면 이게 뭔가 싶지만 결국에는 고정된 효과를 가진 카드가 무작위성을 가진 주사위로 대체된 형태입니다. 총 6개의 클래스와 754가지의 주사위가 구현되어 있고, 각 클래스마다 약 3가지 정도의 서로 다른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컨데 스타팅 케릭터인 '무니'의 경우
1) '1의 피해(정화)를 주는' 주사위의 효과의 값을 6으로 바꿔주는 '강화' 컨셉. 여기서 파생되어 강화의 수치를 6보다 더 높여 주는 '연구' 키워드, 이번 전투에서 주사위를 강화한 횟수에 비례해서 효과가 강해지는 효과, (강화를 발동하기 위해) 내 주사위의 값을 피해를 1 주는 것으로 변경하는 효과 등이 있습니다.
2) 일반적으로는 패널티인 '타락'을 같은 수치의 '정화'로 대체하는 '전환' 효과, 이를 보조하기 위해 내 주사위의 타락 수치를 올려 주는 '파멸', 나의 파멸 수치에 비례한 데미지를 주는 효과, '전환'이 발동될 때마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효과, 그리고 위험하지만 수치가 터무니없이 높은 타락 주사위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슬더스의 저주나 상태이상에 해당하는 '마법 주사위' 컨셉. 강력한 효과를 가진 대신 마법 주사위를 덱에 섞어넣는 효과, 마법 주사위를 플레이할 때마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효과, 마법 주사위를 파괴하면서 강력한 데미지를 주는 효과, 덱의 마법 주사위 개수에 비례한 데미지를 주는 효과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주사위라도 '안전', '균형', '위험' 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요,
'안전' 주사위는 이름 그대로 안정적으로 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주사위이고, '위험' 주사위는 나쁜 효과가 걸릴 효과가 높은 대신 강한 효과가 몇 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운빨이 너무 심해 보이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주사위를 다시 굴리는 효과, 패널티가 나온 주사위를 손에서 버리는 효과, 혹은 (쉽게 보기는 어렵지만) 아예 원하는 주사위 면을 선택해 버리는 효과도 있는 등 보완책도 충실히 마련되어 있습니다. 무니처럼 나쁜 효과를 오히려 역이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유물의 경우도 리스크와 리턴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어서, 강력한 효과를 가진 '블랙홀의 축복'(보스 유물)의 경우 내가 1~2턴간 주사위를 다시 굴릴 수 없다거나, 영웅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거나, 상대의 행동을 확인할 수 없다거나, 내가 받는 피해가 늘어난다거나, 적에게 각종 버프를 걸어주는 등 다양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패널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요소는 케릭터마다 고유한 '미덕'(영웅 능력) 효과가 체력바에 배치되어 있어서 체력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그래서 자신의 체력을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가능한 한 낮게 관리하는 것이 전략의 기본이 됩니다. 그리고 미덕을 사용한 후 체력을 채웠다가 다시 자해를 하면 미덕 효과를 계속 다시 사용할 수 있어서 이것도 고민을 꽤 많이 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이게 단점이 없는 우주갓겜이라는 것은 아닌데요, 우선 번역을 그냥 구글 번역기로 돌린 느낌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텍스트가 군데 군데 있습니다. 그리고 가뜩이나 운빨망겜인 덱빌딩 로그라이크에 주사위까지 굴려야 하니 운빨 요소가 아주 심하고요.
캐릭터/주사위 밸런스도 잘 맞는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꾸준히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한 번 진행했네요. 그리고 드로우 효과가 제한적이라 소위 말하는 '뽕맛'이 타 게임보다 조금 덜합니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주사위를 거의 무한히 뽑으면서 보스를 한 턴에 죽이는 덱을 저도 만들어 보기는 했는데,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슬더스 파생작 중 손꼽을 만큼 전략과 깊이가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중괄호 님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플레이하실 것 같은데 플레이하신 적이 없는 것 같아 올려 봅니다.
들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