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aaaaa 0

무엇이 그를 예정없는 긴 휴방에 빠지게 했는가.

3월 7일, 카나님의 부름으로 테라리아를 사서 하게 되었다.

플레이에 대한 기억은 얼마없다. 그저 생각없이, 뇌절한 상태로, 자원을 캐고, 탐사를 하고, 온갖 노가다를 했을 뿐이었다.

최신 게임은 돌아가질 않고, 하던 게임은 이젠 질려서 애초에 할 게임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누군가랑 함께 게임한다는 건 나에겐 좋았다.

그러다가 3월 13일, 이 게임이 그다지 오래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다. 생각없이 일주일이 흘러버렸고, 그것은 내가 생각한 만큼이나 가치가 없었다. 카나님은 여전히 열심히 하고 계시지만,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월 14일, 뒤틀려버린 생활 탓에 늦은 저녁에 일어났다. 이젠 정상적인 생활 패턴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피로감과 함께 짓눌렸다.

겨우 일어나 아등바등 컴퓨터를 키자, 그는 테라리아를 하고 있었다. 남들이 내가 언제 잤는지 모르듯, 나도 그가 언제부터 그것을 시작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65시간, 이전 플레이 타임과 비교해 계산했을 경우, 정오때부터 시작했음을 말함과 동시에, 그가 1주일간 테라리아와 함께한 시간이다.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함께한 나의 플레이 타임이 45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괴물이었다. 쓸데없이 비유하자면, 성장기가 존재하지 않는, 무한히 커지기만 반복하는 오래된 신목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3월 17일, 현재 그의 플레이 타임은 74시간이다. 수면과 함께 잦아드는 시간대까지 계산해 넣는다면, 76~78시간은 이미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방송으로 복귀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이미 크툴루 신화 속, 세계를 중재하는 신으로서 그 곳의 세계에 완전히 동화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그의 닉네임은 카나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젠 그에게 아자토스란 이름이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