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속초 다녀온 썰을 풀어봅니다.
친구녀석이 아홉수에 제대로 걸려서
한달 내에 집 문턱에 부딪혀서 발이 부러지고, 10여년 넘게 키우던 강아지가 나이가 들어서 죽고, 2년넘게 사귄 여자친구랑 헤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멘탈이 부서진 녀석에게는 힐링 여행, 저로서는 첫 여행이랍시고 가을에 속초를 갔었습니다. 가을 바다는 예쁘더군요!
녀석 왈, "커플은 이쁘지. 저쪽 너무 이쁘다. 나랑 걔도 이뻤었는데" 라고... 열심히 다른 커플들 찍기 바쁘더라구요. 불쌍한 녀석.
전 그냥 열심히 바다나 찍고.. 조개나 찍고...
속초 바다는 뭔가 탁 트여있고 기분 좋더라구요. 역시 동해.
바다를 보고 주변의 항아리 물회집을 들어갔습니다.
제가 해산물을 그렇게 잘먹는 사람이 아닌데요 (바다비린내를 잘 못견뎌서..)
그럼에도 상당히 먹을만했습니다. 살짝 얼큰하고 물 많고 바다향 나는 비빔냉면? 느낌이더라구요.
사진 왼쪽의 동그란것들은 오징어 순대라는데 제가 먹었을 때는 그냥 오징어 전 같았어요.
어쨌든 맛있게 배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시간이 어느새 오후가 되어 게스트하우스 가서 체크인하고 다시 나왔습니다. 만석닭강정과 캔맥주를 사들고가서 근처 호수에서 경치도 바라보고 신세한탄하면서 먹다가 돌아오는 길에 작은 절도 들리곤 했네요. 속초는 걷는 거 좋아하시면 택시 몇 번으로 많이 둘러볼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슬슬 저녁이 되어 노래방을 갔는데 한 2시간 정도 더 보너스 주신거 같아요. 둘이서 열심히 부르다 마지막에는 이상한 메들리같은거 부르고 지쳐서 나왔네요 ㅋㅋ
앱솔루트와 육포 사들고와서 TV보면서 먹고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게하(게스트하우스)에서의 아침입니다. 사진은 그저그렇게 나왔는데 저런 단순한 메뉴임에도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조금 감동까지 먹었어요. 과장을 보태면요.
체크아웃하고 오전에 햇살이 적을 시간에 열심히 걸어서 전망대를 올라갔습니다.
당시는 햇살이 걸어서 그거 몇십분 걸어갔다고 땀이 나더라구요.
가다가 이렇게 생선 말리는 것도 보고..
네, 이 전망대입니다.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불안하게 생긴 철계단을 또 지나고 올라서 도착했는데 높아서 그런가 시원하더라구요. 바람이 너무 좋아서 2시간이나 음악들으면서 바다보면서 한두마디씩 하면서 멍하니 있었습니다. 역시 서울의 바람과는 다르다!
하늘도 맑고 공기도 선선하니 좋아서 한참 있다가 마지막으로 해안가를 한번 더 돌다왔는데 이쪽은 전날 다녀왔던 곳과 다르게 방파제도 있고 바위들도 많아서 또 경치가 새로웠습니다.
사진이 풍경의 기분을 다 담지 못해서 매우 아쉽네요..
여튼 우리나라에도 이런 경치가 있다는 것에 감동하고 왔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론 홍게찜 세트! 홍게라면이 먼저 나오고 홍게찜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게장볶음밥이 나오는데... 갑각류(?) 못먹으시는 분 빼곤 다들 좋아할 그런 맛이었습니다. (가격은 싸진 않았어요... 호갱이었을테니 허허) 아. 게장볶음밥의 깊숙한 곳은 비린 맛이 강해서 아무래도 바다비린내 못 버티는 사람은 완벽하게 즐기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홍게라면이라고 하지만 사실 라면에 홍게 다리랑 살 몇개 들어간 느낌...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우러나면 우러날수록 게향이 스며들어서 풍미가 독특했습니다.
이렇게 큰 접시에 게 하나가 덜렁와서 쏙쏙 뽑아먹는데... 저거 그릇 되게 컸거든요. 남자 둘이서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어요. 저는 먹기 쉬운 곳만 골라먹었었는데 친구는 막 집게도 막 부숴서 먹고 안쪽도 긁어먹고 먹방하듯이 잘먹더라고요. 그런 너의 스킬 부럽다...
한 달이 지나서 다시 사진들 보니 역시 남는건 사진이구나 싶네요. 다음에도 좋은 곳 가면 열심히 찍어야겠어요.
이거 아무말로 시작해서 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러므로...
멜짱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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