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인데 오타쿠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오타쿠라고 할 수 없죠.
그래서 그 의무를 이행하고 진정한 오타쿠로 거듭나기 위해
오타쿠 인생 6년만에 드디어 코미케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영광스럽게도
규령님, 시즈쿠센세, 야마부키상과 동행하게 되었는데요,
매일 화면속에서만 보던 분들을 직접 만나게 되네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전날 야간근무를 마치고 아침일찍 온천에 들른뒤
유성온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으로 향했습니다.
목욕을 하고 나오니 정말 상쾌하더군요.
대전역에서 SRT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내린뒤,
동대구터미널에서 김해공항리무진으로 갈아탑니다.
지난 4월 오사카에 갔을때도 김해공항을 이용했었는데,
부산김해경전철을 이용했던 저번에 비해
더 빨라서 좋더군요.
김해공항에 도착해 일본항공 카운터에서 수하물을 부치고
보딩패스를 받았습니다.
특이하게도 일본항공은 미리 웹체크인을 해도
보안상의 이유로 카운터에 들러야 하는데요,
김해공항이 더 특이한건 집에서 뽑아간 보딩패스에 도장만 찍고
끝나는 김포와 달리 김해는 아예 보딩패스를 새로 뽑아주고
홈프린트 보딩패스는 회수해갑니다.
전일본공수는 어떨지
다음에 한번 타봐야 알겠네요.
뱅기타기전에 뜨끈한 김치찌개로 추위를 달랩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광경을 8개월만에 또 보게 되다니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슬슬 출발할 시간입니다.
당분간 한국은 바이바이~!
이륙 후 어느정도 지나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요새 대부분의 FSC들은 자국 요리를 기내식를 내놓는 것이 트렌드인데,
일본항공도 그걸 따라가는 건지 치라시즈시가 나왔습니다.
맛은 단거리 노선치곤 괜찮은 수준입니다.
식후 녹차를 마시면서
푸른 구름 밑을 내려다보는
여유로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느새 나리타공항 제2터미널에 착륙했습니다.
나리타 제2터미널은 일본항공이 소속되어있는 항공동맹인
원월드의 본거지라 원월드 소속 항공사가 없는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항공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입국심사장으로 향하는 동안 이런 광경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죠.
입국심사가 끝나고 터미널 대합실에 들어왔습니다.
2터미널이 일본의 플래그 캐리어(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항공사)가 취항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입국심사에 신경을 많이 썼나 보네요.
소요시간이 약 30분 정도로 간사이 2터미널의 절반수준이었는데, 바이오카트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덤으로 심사관들도 여권 스캔한뒤에 바로 입국스티커를 붙여주는 등 전반적으로 헐렁하더군요. 출국심사보다 더 빠를 정도입니다.
(바이오 카트 : 입국심사 창구로 가기 전에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사전에 진행하는 기계.)
이렇게 입국스티커를 받은 뒤에 할 일은 당연히....
도쿄 도심으로 가는 교통편을 구하는 거겠죠?
전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왕복 티켓 + 도쿄 지하철 48시간 무제한 티켓 세트를 5140엔에 구입했는데요,
원래 NEX 왕복 티켓 4000엔짜리를 사려고 했었는데 무려 45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줄이 미친데다가
제가 도착했을때 강풍으로 인해 JR선이 운행을 중지해버렸던지라 NEX쪽은 헬게이트가 열려버린 상태였습니다.
저보다 먼저 나리타에 도착하신 규령님도 그 운행중지를 먹었던 열차에 타고 계셔서 예정보다 늦게 숙소에 도착하셨다고 하더군요.
(스카이라이너 차 안에서 디스코드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전 아카사카에 숙소를 잡았었는데요,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우에노역이 종착역이기 때문에
도쿄 중심부로 접근하려면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전 도쿄 서브웨이 티켓이 있어서 도쿄메트로 긴자센을 이용했습니다.
제가 묵었던 퍼스트 캐빈 아카사카는
긴자센 다메이케산노 역에서 걸어서 약 10분거리에 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범위 안에 일본 총리 관저와 국회의사당이 있는 명실상부한 도쿄의 중심지역이죠. 출구를 나왔더니 총리관저가 떡하니 있어서 순간 깜짝놀랐습니다.
일본의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끼면서 도심의 화려한 불빛을 거닐다 보니 드디어 숙소인 퍼스트 캐빈 아카사카에 왔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바로 짐을 푼 뒤
욕탕에 몸을 담궜습니다.
퍼스트 캐빈이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지상으로 옯겨온 것이 컨셉이라서 그런지 다른 캡슐호텔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시설도 다른 캡슐보다 좋더라구요.
저녁은 근처 소바집에서 간단히 해치우고
호텔에서 디스코드로 규령님과 어디서 만날지 의논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이때 규령님은 아오미 전시장에서 철야중이셨죠.)
다음날이면 드디어 코미케 첫 입성입니다!
너무 두근거리는군요 ㅎㅎ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