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1일 저녁에 방장님이 이등병의 편지를 멋대로(?) 부르실 때가 엊그제 같은데 정신차리니 일병을 달고, 상병을 달고, 분대장을 달고 어느덧 마지막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아마 면회, 외출이 막혀있으니 마지막 출타일 것 같습니다.
휴가를 맞아 친구들을 만나려고 연락처를 쓱 둘러봤는데 아뿔싸 전부 군인인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있던 친구들도 몹쓸 전염병에 걸렸다니 어쩔 수 없이 남은 두 명 보는 일정만 잡고 하루종일 집에서 오버워치만 하려고 했읍니다.
근데 이게 그냥 답답해야지요.. 슬슬 지겨워져서 리프레시좀 하고 그동안 군생활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로 어지럽혀진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무지성 당일치기 전국일주를 떠났습니다.
새벽 6시의 조용한 영등포역을 깨우는 부산행 무궁화호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호 #1201
무지성 전국일주 기차여행 첫번째 열차입니다. 부산행 무궁화호 첫차
자고 일어나니 김천이더라고요
대기중인 무궁화호. 객차 2개짜리 꼬마열차입니다.
화물용 기관차가 무궁화호를 끌게 되어 신기해서 한 장
김천발 영주행 무궁화호 #1801
무지성 전국일주 기차여행 두번째 열차입니다. 경북선 하행 첫차입니다.
맑았으면 더 좋았을 풍경의 여남재
상주역입니다. 경상도의 '상'이 상주에서 따왔다더군요.
어떻게 역 이름이 용궁?
또 눈 떠보니 영주입니다.
뚝배기 불고기를 냠냠하고 다시 열차를 기다립니다.
중간중간 비는 시간대에 즉흥적으로 맛집을 찾아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쥐뿔도 없더군요. 노잼도시영주
부전발 동해행 무궁화호 #1682
무지성 전국일주 기차여행 세번째 열차입니다. 하루에 1왕복만 있는 열차입니다. 대한민국 최대 오지를 통과하는 열차이기도 합니다.
영주역에서 기관차를 교체하는 관계로 10분정도 정차합니다. 안동부터 영천까지 전기철도화가 완료되는 2023년 말이면 이젠 전국 어디서도 정기 여객열차가 고정으로 기관차를 교체하는 풍경은 못보겠네요.
대충 요런거입니다.
오지라 그런지 사람 손이 덜 가서 풍경 하나는 끝내줍니다. 대신 4호차에 있는데도 2호차가 보일만큼 구불구불합니다.
대한민국 대표오지 양원역입니다.
요즘같이 도로가 잘 닦여있는 시대에 무슨 오지인가 싶지만, 주변의 국도부터 양원마을까지 약 6km는 차선 없는 1차선 비포장 콘크리트 도로입니다. '자동차로 접근은 가능하지만 가능하다고 했지 쉽다고는 안했다' 이런 느낌입니다.
철도 아니면 생활이 불가능한 경북 양원입니다. 오죽 했으면 이 역의 탄생일화가 주민이 너무 불편해서 역을 직접 지었다는겁니다.
양원과 비슷한 처지인 승부
강원도로 넘어옵니다. 수동건널목 취급하시는 간수아저씨도 보이네요.
3월에 눈이 오는 강원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이 산봉오리에 살짝 쌓여있는게 풍경 하나는 끝내줍니다. 역시 믿고 타는 영동선
고도가 높아지니 이게 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마을호에서 격하되어 무궁화호가 된 객차다보니 자리도 넓고 편합니다.
동해역에 도착합니다.
역시 동해도 노잼도시였습니다. 돼지국밥으로 뜨끈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웁니다. 역시 밥은 묵호에서
퉤퉤퉤퉤 누가 이런 흉측한걸 세워놨어!
동해발 강릉행 누리로 #1829
무지성 전국일주 기차여행 네번째 열차입니다. 방금 전까지 산을 끼고 달렸다면 이제부터는 바다를 끼고 달립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참 좋았을텐데
날씨가 좋은날.jpg
크고 웅장한 강릉역
강릉발 서울행 KTX-이음 #822
무지성 전국일주 기차여행 마지막 열차입니다.
집으로 향합니다. 이 열차에서 승무중인 타중대 간부를 봤지만 가볍게 무시합니다. 어차피 나 모름ㅋㅋ
지코바와 소주를 들고ㅋㅋㅋㅋㅋ
총 탑승시간: 11시간 4분 이동거리: 775.7km
저 빨간 부분이 평균속도 60km/h의 한국철도 경치 맛집입니다. 한 번쯤 여행 가보시는 것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기차만 타는게 아니라 저쪽은 관광열차도 다니고 산타마을이라던가 관광지도 많으니 시간 내서 가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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