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쵸딩 0

※실화입니다.

신병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신병교육에는 3일~4일차에 각개전투라는 훈련을 합니다.

간단히 흙밭에서 장애물을 피하고 뛰어넘거나 포복하면서 오르막을 오르는 훈련입니다.

훈련이 시작되자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지어진 훈련소라 그런지 바닥에 돌이 그대로 있어서 

포복할때마다 팔꿈치가 떨어져 나갈듯이 아팠습니다.

결국 팔에 돌이 박혀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으나 다행히 상처가 더 나기전에 훈련이 끝났습니다.

훈련이 끝날때도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흙밭에서 나뒹굴던 우리는 진흙이 왕창 묻어있었고 한명한명 샤워실에 들어가서 씻을 시간도 없어

호스를 연결해서 우리에게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미리 간부에게 부상 사실을 알렸고 가장 먼저 호스물을 맞고 생활관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생활관은 이렇게 생겼었습니다.문 두개달린 큰 방 하나를 판넬로 일부 막고 공간을 두개로 나눈 구조입니다.

3층 2생활관이었던 저는 계단을 두계단씩 뛰어올라 가장먼저 생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완전무장을 풀고, 오른쪽 빨간색인 제 자리에 젖은 제 짐들을 던져놓고는

뽀송뽀송한 옷으로 환복한 뒤 잠시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어온 뒤로 5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안오는 겁니다.

그래서 1생활관에는 사람이 왔나....하고 벽을 가로질러 가보니

(예시입니다)

이런느낌으로 왼쪽 빨간 동그라미 부분에 

진흙이 아직도 덕지덕지 묻어 안경에 아무것도 안보이는 동기가 

왼쪽 빨간 동그라미 위치에 환복도 안한 채 물을 뚝..뚝.. 흘리며 먼저 와서 앉아있는겁니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들어 별말 없이 제 자리로 돌아간 뒤 5분을 더 기다렸습니다.

생활관 밖으로 가서 복도를 봐도, 불도 켜지지 않은 복도에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신병훈련에 지쳐있던 저는 눈이 감기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뚜벅...뚜벅....

전투화 소리에 잠이 깬 저는 재빨리 일어나 2생활관 문밖으로 뛰쳐나가 1생활관 문을 지나 중앙 계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완전군장한 친구가 아까 그자세 그대로 앉아있었습니다.

복도에는 피곤해보이는 간부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뭐하냐?"

- 각개전투 후 바로 환복하고 동기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층으로 가라."

- 예 알겠습니다.

"...어디가냐?"

- 생활관에 동기가 한명 있어 이야기해줘야 할것 같습니다.

"? 누가?"

이런 대화를 나눈 뒤 우리 둘은 1생활관으로 향했고, 

그곳에는 1분전에 보았던, 물이 그때까지도 뚝뚝 떨어지던 동기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생활관에서 중앙계단으로 나오는 길은 제가 온 길 하나밖에 없었으며, 화장실도 중앙계단을 지나야 하는 구조상 

몰래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했거니와

더욱 소름이 돋는 건, 그 친구가 있던 자리에 응당 있어야할 물과 진흙조차도 없이 굉장히 깨끗했었던 것입니다.

당황을 한 저는 그 친구가 있던 자리를 손으로 만지며 마른 침상을 확인했고, 

분명히 이 친구가 여기 있었다며 1생활관 문쪽에 서있던 간부에게 호소하려고 뒤돌았으나,

그 곳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 혼자 있던 것이었습니다.

※공포썰을 처음 풀어봐서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쵸님이 재밌게 보셨다면 GOP귀신 이야기도 준비해보겠사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