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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스포/장문주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솔직 후기

쫀득_인절미
2019-04-29 17:01:01 1626 18 5

MCU 영화는 아이언맨1부터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챙겨본 마블덕후입니다.

이번 엔드게임은 그야말로 11년 마블 역사 대서사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화라 기대가 컸습니다.

물론 타노스 사가가 끝나고 하나의 페이즈가 끝나는 것이며, 앞으로도 마블 영화는 이어져가겠지만,

1기 멤버들이 대거 은퇴하며 사실상 하나의 MCU가 끝맺음을 갖는 영화인것도 분명하죠.

하지만 이 엄청난 기대감을 과연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들더군요.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감도 큰 법이니, 약간은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어떤 리뷰글에서 어벤져스 원년멤버들에 대한 헌정시라는 표현을 봤는데,

정말 그 표현이 딱 들어맞는 영화입니다.

누군가에겐 레퀴엠이었고,

누군가에겐 새 출발을 알린 희망곡이었고,

누군가에겐 지금까지 갇혀있던 인생관을 뒤바꾼 소나타였습니다.

지난 11년간 MCU가 집대성해온 캐릭터성, 그들의 감정선, 캐릭터간 관계도를 모두 완벽하게 유지하고 더 나아가 발전시킨 영화입니다.

단순히 역대급 캐스팅에 역대급 전투씬이 들어있어서 명작이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대사하나하나, 씬 하나하나에 마블이 지금까지 우리의 가슴속에 심어놨던 추억을 다시금 곱씹어 볼수 있게 구성해놨더군요.

시간여행을 가는 그 순간부터,

캡틴의 윈터솔져 오마주 엘리베이터씬,

원작을 고증한 '하일 하이드라',

캡틴 미러전 당시 시그니쳐 대사 I can do this all day,

토니와 하워드의 만남,

캡틴과 스쳐지나가는 페기,

토르와 어머니의 만남, 

갇혀있던 로키와 제작진과의 불화로 물러섰던 나탈리 포트만의 잠깐이지만 깜짝 등장,

또 하나의 세계관 확장의 주축이었던 가오갤 1편 도입부의 재해석 등.

보이는 장면마다 과거의 기억을 떠오르게 만들며, 거기서 멈추질 않고 재구성한 장면들이 새로움과 신선함까지 더해줍니다.

거기다가 단순히 스톤을 모으는 과정이 아니라,

각자의 과거에서 본인들의 감정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갖죠.

캡틴은 페기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고,

토니는 아버지와의 만남에서 부성애를 확인하며, '대의보다 이익을 추구해서 후회했다'는 아버지의 말에 동감을 하게 됩니다.

토르는 어머니와의 만남에서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안정감을 되찾습니다.

이렇게 스토리가 흘러감에따라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고조되며 안정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11년간 빌드업해온 부분이기 때문에 캐릭터간의 관계도 어색함도 전혀 없습니다.

아버지와 대면대면하게 만나는 토니와, 어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토르. 모두 이해가 가는 설정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죽은 토니의 장례식에 있던 딸이 던진 한마디

'치즈버거를 먹고 싶어요'

이해가 안가신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토니가 입에 달고다녔던 음식입니다.

치즈버거를 먹고싶다는 얘기를요.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전투씬은 그야말로 백미입니다.

이보다 훌륭한 블록버스터 액션씬이 있었을까요.

어벤져스 에오울때부터 빌드업되어 왔었고, 원작 고증까지 함께한 캡틴의 묠니르 활용과,

자신의 아이덴티티라고도 할 수 있는 방패가 반파된 상태로 압도적인 수의 적을 비장하게 맞이하던 캡틴이

그간 MCU에서 단 한번도 언급된적 없었던 'Avengers Assemble'을 내뱉는 순간은,

마블팬들이라면 환호를 내지를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었습니다.

3편에서 죽었던 히어로들이 복귀할거라곤 생각했습니다만,

이렇게 마지막 극적인 장면에 예상치 못했던 지원병력들까지 함께 전투에 투입될줄은 몰랐습니다.


전투의 구성도 매우 매끄러웠습니다.

지난 어벤져스3편에서는 타이탄 행성의 전투가 백미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언맨의 화려한 테크놀로지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여러가지 기술들,

피터퀼, 스파이더맨 등의 합동공격까지.

그래서였을까요, 이번 4편에서는 3편에 비중이 적었던 캐릭터들의 활약도를 올려줍니다.

MCU 1기 3대장 중 가장 전투력이 뒤쳐졌던 캡틴이 묠니르를 들어 드디어 최상위급 전투장면을 보여주고,

큰 활약이 없었던 블랙팬서나, 타노스에게 멘붕당했던 스칼렛 위치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기도 하고,

아예 등장도 없었던 앤트맨, 와스프, 발키리, 호크아이 등도 제몫을 다합니다.

이런 전투 장면이 각각 모든 캐릭터들에게 적당히 배분되어 만족감을 올려줬고,

유기적이고 매끄럽게 이어져 각자 따로 싸우는게 아닌, 진짜 모두가 한 공간에서 합심해서 싸우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해 줍니다.

거기다가 어벤져스3편 끝에 지나치게 강해졌던 토르나,

1인무쌍을 찍는 캡틴마블이 과하게 밸붕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토르는 트수모드가 되어 너프 당해 적절히 밸런스 조절을 했고,

캡틴 마블은 처음부터 전투참여를 하진 않았으며 후반부에도 적당히 강한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시하게 이겨버리는, 긴장감 없는 전개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대망의 피날레 장면에서 우리는 많은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원년멤버의 은퇴.

냉혹한 암살자에서 다시 잃어버렸던 가족 품으로 돌아갈 호크아이와

이제는 완전한 자아를 찾은 헐크,

스파이라는 기구한 인생 끝에, 그리고 죄책감과 책임감 끝에 희생이라는 편안한 안식을 택한 블랙위도우,

왕이라는 무게감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새출발을 떠난 토르,

각자가 각자에게 맞는 끝맞음을 택했습니다.

이 은퇴과정에서 많은 멤버들이 어벤져스 1편 당시 초기와는 달라진걸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예전 스파이더맨 영화에 이런 명대사가 있었죠.

큰 힘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고.

MCU가 진행됨에 따라 힘을 키워나감에 있어서, 그 힘에 대한 책임감을 위해 원년멤버들은 인생관도, 가치관도, 그리고 성격마저 바꾸어나가며 정신적 성숙을 이뤘습니다.

특히 캡틴과 아이언맨.

모두를 위한 삶만을 살아왔던 캡틴은 드디어 단 한번의 이기심을 보일줄 알게 되었습니다.

신의와 책임의 대명사 타이틀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을 할줄 알게 되었죠.

휴식이란걸 몰랐던 그는, 이제 은퇴라는 이름의 영원한 휴식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반대로 이기심과 자만심의 대명사였던 토니.

아이언맨 초기 당시 그는 부와 경제력만을 원해왔습니다.

이후에는 사랑하는 페퍼의 소중함을 깨닫고,

팀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어벤져스 에오울 당시는 팀과 지구를 지키기 위한 강박증을 지니게 되었고,

시빌워에 이르러서는 자신들때문에 고통받는 일반 시민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걸 겪은 인피니티워 이후,

토니는 드디어 본인의 울타리 내에있는 자들만을 위한 이기심이 아닌,

모두를 위한 대의를 택하게 됩니다.

1400만분의 1의 확률.

그건 토니의 희생이 낳은 결과였습니다.

이렇게 원년멤버들의 이야기는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나가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11년간 함께해준 MCU 1기의 이야기는 아련하고 씁쓸하지만 결국은 씹으면 씹을수록 달콤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물론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호크아이 등장씬에 굳이 일본 감성을 집어 넣었어야 했을까, 조금 어색하더군요.


그리고 양자 공간을 그렇게 힘들게 연구해서 들어갔는데,

타노스측은 네뷸라가 포탈을 열어주자마자 너무 쉽게 들어오더군요.

그것도 우주선째로요.

그리고 어벤져스 멤버들은 슈트를 차려입고 힘들게 다녔는데,

타노스 일행은 그런거 없이 너무 쉽게와서 당황했습니다.


마지막 아이언맨의 스냅장면도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만,

사실 아이언맨이 굳이 손가락을 튕겼어야했나 싶기도 합니다.

이미 죽은사람들은 다 살려냈고,

스톤이 없으면 타노스는 캡틴 마블한테 발린다는것도 밝혀졌으면,

토니가 그냥 스톤을 보관한체로 도망만 다녀도 이길만한 싸움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캡틴마블이 타노스만 1대1마크해주면,

어벤져스3 당시 타노스군단 vs 와칸다 전투를 참고했을때 이미 그당시 와칸다 전력보다 한층 강해진(소서러 수프림에 발키리 군단까지) 상태여서 충분히 이길수 있는 싸움이었다 생각합니다.

닥터가 손가락으로 암시하긴 했지만,

극적인 연출을 위해 조금만 더 빌드업을 해줬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성 영웅들이 단체로 모여서 진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도 너무 과하게 연출이 들어갔다는 생각은 듭니다.

자연스럽지가 않고 억지로 끼어 넣었다는 느낌?

물론 연출 장면 자체는 멋졌습니다.


그리고 캐릭터 역할 배분 중에서 하나 아쉬웠던 점은

헐크의 전투장면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

헐크가 대사나 유머 쪽으로는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타노스 등 강한 적과의 육탄전이 부족했던것 같긴 합니다.

인피니티워보다 더 강해진 헐크를 기대했는데 좀 아쉽네요.


가장 큰 단점이라면...

이번작은 진짜 MCU 영화를 1편이라도 빼먹고 보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굳이 따지면 아이언맨2랑 인크레더블 헐크 정도..?


심지어 별로 비중이 없다고 생각했던 토르2나 가모라-네뷸라의 관계발전을 볼 수 있는 가오갤2편도 중요해졌습니다.

라그나로크는 필수고, 어벤시리즈, 캡아시리즈, 아이언맨 시리즈는 당연하며,

닥터스트레인지나 블랙팬서도 필수네요.

스파이더맨도 토니와 피터의 관계도 확인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영화가 되겠습니다.

앤트맨 시리즈도 필요하구요.

전 영화들을 못보면 이해가 안가는 장면들이 꽤 있을것이다, 이게 가장 큰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이쯤에서 글을 마치며 마블, 파이기, 루소형제, 로다주, 그리고 스탠리. 

여러분들 덕에 11년간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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