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림 0

*저는 한도리 유저기 때문에 2019-06-22 기준으로 지금까지 업데이트된 커버곡들 중에서 꼽아봤습니다.

5위) Poppin' Party - 로미오와 신데렐라

이건 원곡빨이 크다고 할 정도로 곡이 원래도 좋았습니다만

원곡의 퍼지고 째지는 듯한 음이 뱅드림 버전에선 더욱 청아하게 바뀐 게 제 맘에 더 들었습니다.

기타가 조용히 받치면서 부드러운 키보드가 리드하는 뱅드림 커버가 좀 더 동화같은 버전이라고 느낍니다.

공동 4위) Poppin' Party - 너에게 닿기를 / Pastel Palettes - 미쿠미쿠하게 해줄게

이 두 곡은 편곡이 매우 기발했다기보다는 아주 간단한 이유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옮.김.의.기.적.

본래 남성 보컬을 둔 원곡에서 여성 보컬에 맞는 키로 옮긴 것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을 준 '너에게 닿기를'도 그렇고

살짝 키 낮춘 것만으로도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 나게 된 '미쿠미쿠하게 해줄게'도 그렇고 조옮김이 참 중요하구나 싶습니다.

물론 뱅드림 커버 버전에서 더 다채로워진 세션도 한 몫합니다.

3위) Roselia - Red Fraction

원곡은....전 제 취향상 쳐다보지도 않았던 곡입니다.

테크노 비트 위에 구성된 원곡을 들었을 땐 섹션끼리 서로 단절돼있단 느낌이 드는 걸 숨길 수 없었습니다.

근데 뱅드림 커버로 오면서 Red Fraction은 완전히 로젤리아의 곡이 된 것만 같습니다.

인트로의 빡빡한 기타 리프부터 혼란한 키보드가 리드하는 벌스를 지나 코러스에서 웅장하게 끝맺는 구성이...크~~

뒤이을 2위곡만 아니었다면 로젤리아 커버 중 1위곡이었을텐데...아쉽네요

2위) Roselia - 잔혹한 천사의 테제

로젤리아 커버곡 중 1위이며 전체 뱅드림 커버 중 제가 꼽은 2위곡입니다. 원곡도 워낙 유명한 명곡인데 편곡이 초월 수준입니다

일단 새 멜로디를 붙여 길게 늘인 인트로 간주가 70퍼는 먹고 들어갈 정도로 빌드업이 훌륭하고

벌스에선 원곡의 정박 리듬을 변칙적인 드럼 리듬으로 바꾸어 곡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모든 세션 중 군계일학인 것을 꼽자면 키보드입니다. 약간 행진가(?)스러운 원곡을 심포닉 락/메탈스럽게 180도 돌려놓았습니다.

원곡이 스승이라면 편곡 버전은 마치 스승에게 "나 이만큼 성장했어. 어때?"라며 으스대는 제자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1위) Poppin' Party - Glamorous Sky

제가 꼽은 뱅드림 커버곡 대망의 1위는 나카시마 미카 원곡인 Glamorous Sky입니다.

이거도 원곡이 워낙 훌륭하지만 원곡빨이 전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편곡이 발군입니다.

나카시마 미카의 허스키한 보컬이 분위기를 이끄는 원곡도 역동 속에 감쳐진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참 좋았지만

아이미 성우(카스미 역)의 발랄한 목소리와 더 역동적인 세션이 들어간 편곡 버전은 희망과 에너지에 대한 찬가 그 자체입니다.

특히나 편곡 버전의 기타워크는 그냥 새 곡을 쓴 수준인 듯합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게 진짜 타에가 기타를 치는 것만 같습니다.

그 외 다른 세션이 치고나오는 부분도 골고루 섞인 게 매우 영리하게 편곡을 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폽핀파 실제 라이브는 오리지날 위주이긴 해도...이 곡만은 언젠가 한 번 연주해줘서 영상이라도 남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삘받아서 시작한 뱅드림 커버곡 top 5를 마쳤네요...쭉 훑어보니 전 폽핀파/로젤리아 쪽 취향인가 봅니다ㅎ

첫 리듬겜으로 접한 뱅드림을 정말 재밌게 해서 "앗! 혹시 내게 리듬게이머의 소질이...?!!" 했었지만

다른 리듬겜들을 다 둘러본 결과 죄다 하나같이 어렵거나 진부해서 결국 지금도 리듬겜은 뱅드림만 하고 있네요~

아직까지도 뱅드림에 끌리는 주된 이유는 아무래도 일관된 밴드 컨셉으로 편곡하여 나오는 퀄 높은 커버곡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뱅드림 커버곡들의 편곡을 도맡아 하는 음악 제작 그룹 Elements Garden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 영상 출처 : 유튜브 'Mihaya Gaming'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