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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가스 단편소설

シープムナ
2021-02-24 20:59:59 74 0 0

마땅한 팁

로라 미솃

데마시아와 프렐요드를 가르는 산 위에는 보수를 돈으로 지불하는 일거리가 많지 않아 모피나 단단히 얼어붙은 빵 덩어리로 대가를 받는 게 예삿일이었다. 하지만 에이길의 막내 여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막내를 잘 먹이고 약을 사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에이길의 아버지는 에이길의 삼촌 재스퍼와 거래를 했다. 그렇게 에이길은 산길에 있는 재스퍼의 여관에서 산을 넘어가는 상인들에게 맥주를 팔며 일하게 되었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에이길의 어머니는 당부했다. "네 동생을 위해서야."





에이길이 재스퍼 밑에서 일한 지 한 계절이 지난 어느 밤, 여관이 문을 닫는 시간에 맞춰 손님 한 무리가 도착했다. 겨울에 해가 떨어진 이후 이렇게 늦게 여행자가 도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재스퍼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모르는 자들이야." 재스퍼는 아무렇게나 자란 검은 수염을 초조하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문이 쾅 열리더니 머리가 덥수룩한 남자 한 무리가 신발과 망토에 쌓인 눈을 털어 내며 시끄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이내 열을 맞춰 갈라진 남자들 사이로 벨벳 망토를 두른 나이 든 남자가 카운터로 다가왔다.

"안녕하시오." 남자가 위대한 도시의 억양으로 말했다. "곧 거래 상대가 도착할 거요. 뭐 주문되는 것 있소?"

재스퍼가 카운터 뒤에 달린 음료 목록을 멍하니 가리켰다. 목록에 있는 맥주 종류는 열두 가지였다. 이런 데마시아 오지치고는 제법 많은 편이었지만 수행단은 하나같이 가장 싼 포신스 레드를 주문했다. 다른 맥주를 맛본 적이 없는 에이길조차 맛이 별로라는 것을 알 정도로 질이 나쁜 맥주였다. 가격이 가장 싼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서둘러 손님들에게 따를 맥주가 보관된 뒷방으로 간 에이길은 구린 냄새가 나는 맥주의 거품이 차오르는 컵을 보며 팁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우두머리가 한몫 크게 줄까? 아니면 열한 명 모두가 각자 조금씩 줄까? 에이길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그때 여관 밖에서 육중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삐걱거리며 문이 열렸다. 그리고 또다시 발소리가 나며 여관 마루판이 신음하듯 크게 삐걱거렸다.

에이길은 맥주를 담은 운반차를 밀며 홀로 나갔다. 새로 온 손님은 태어나서 본 사람 중 가장 컸다. 머리는 천장 기둥에 닿았고, 말 그대로 근육 덩어리인 팔다리는 나무줄기처럼 두꺼웠으며, 얼굴은 뻣뻣한 붉은 수염으로 뒤덮여 있었다. 거대한 옆구리에 십자로 새겨진 끔찍한 흉터를 보니 여관에서 취한 손님들이 자랑하듯 떠벌리던 참혹한 전투에서 정말로 살아남은 적이 있는 사람 같았다.

벨벳을 두른 남자가 새로 온 손님을 향해 손을 들었다. "그라가스, 맞소?"

그라가스는 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카운터 뒤에 달린 음료 목록에 고정되어 있었다.

"당신이 주조가 그라가스 맞소?" 상인은 성급히 다시 물었다.

그라가스는 커다란 어깨를 돌리더니 불그스름한 얼굴로 작은 상인을 노려봤다. "술 사려는 중이잖소." 으르렁거리는 듯한 그라가스의 목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에이길은 설판 아래에서 울리는 옛날 신의 목소리 같다고 생각했다.

여관 안은 머리 위로 폭풍우가 몰려들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되었다. 에이길은 맥주를 나눠 주기 시작했다. 에이길의 손이 덜덜 떨렸다.

"저 '카르스텐 플라워'라는 건 뭐요?" 그라가스가 목록을 가리키며 재스퍼에게 물었다. "저건 무슨 꽃이지?"

"그냥 주조가의 이름입니다. 안에 정말 꽃이 들어 있진 않아요. 죄송합니다."

"흐음." 그라가스가 묵직한 소리를 냈다.

에이길은 나이 든 상인에게 마지막 남은 술을 건넨 후 팁을 기다리며 차분히 기다렸다. 그러나 상인은 에이길을 무시했다. 상인의 번득이는 시선은 거대한 손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덤비기 직전의 여우 눈 같았다.

"난... 선골드 포터로 하지." 그라가스가 알렸다. "귀한 술이라고 들었거든." 재스퍼가 재빨리 술을 따르러 뒷방으로 들어가자 그라가스는 탁자 위를 쾅 치며 자리에 앉았다. "그래, 뭘 준비하셨나?" 

상인은 커다란 외투 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슈리마 물건을 사는 데 관심이 있다고 들었소. 범람원 곡물이나 선인장꽃 같은 거 말이오." 

"계속해 보시오."

상인은 에이길이 서 있는 것을 그제야 발견하고 말했다. "저리 가라, 꼬마야."

에이길은 얼어붙었다. '팁을 안 준다고?'

"가라고 했잖아." 상인이 쏘아붙이자 수행단이 웃음을 터뜨렸다.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에이길은 서둘러 카운터 너머에 있는 뒷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재스퍼가 서성이며 초조하게 수염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망할 인간 같으니." 재스퍼가 이를 갈았다. "선골드 포터? 그런 건 없다고!"

"다 떨어졌어요?"

"들여놓은 적도 없었다! 그런 희귀한 맥주를 들일 여유는 없어. 그건 그냥 그럴듯해 보이게 적어 놓은 것뿐이야. 어차피 너무 비싸서 시키는 사람도 없으니까! 혹시 시켜도 그냥 이것저것 섞어서 줬지! 그래도 구별 못 하거든!"

에이길은 그것이 절도나 다름없게 느껴졌다. "그 덩치 큰 손님한테 솔직히 말해요."

재스퍼가 웃음을 터뜨렸다. "왜? 누가 다치는 것도 아니잖아. 난 여관을 운영해야 한단 말이다! 선골드 포터 한 잔이면 여관 일주일 치 수익이야." 재스퍼가 어깨를 쫙 폈다. "어차피 저 사람도 구별 못 해."

재스퍼는 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맥주잔 하나를 낚아채더니 포신스 레드, 아이겐 에일, 카르스텐 플라워를 차례로 채워 나갔다.

탁하게 섞인 맥주의 거품이 차오르는 것을 보며 에이길은 자신이 저 가짜 술을 그라가스에게 가져다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 위로 부는 밤바람처럼 차가운 기운이 엄습했다. 손을 내밀어 재스퍼가 건넨 맥주잔을 받았을 때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표정 관리 잘해!" 재스퍼가 지시했다.

에이길은 동생을 생각했다. 손바닥에서 짤랑거릴 돈을 생각했다. 그리고 맥주잔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여관의 빈 바닥을 가로질러 비틀비틀 나아갔다.

쩌렁쩌렁 울리는 그라가스의 목소리가 홀을 채웠다. "...내가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이미 향이 아주 강하지. 나에겐 균형을 맞출 뭔가가 필요하오."

에이길이 탁자로 다가가자 상인이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럼 진짜 거래를 시작합시다."

"진짜 거래라..." 그라가스가 툴툴거리듯 말했다. "좋소."

상인은 외투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손바닥 크기의 잠금 상자를 꺼냈다. 상자는 금과 반짝이는 보석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 빛나는 상자는 에이길이 태어나서 본 것 중 가장 값비싼 물건이 틀림없었다. 재스퍼의 냄새나는 맥주를 팔아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구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근처에 서 있으니 태양 옆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지르의 눈물." 상인이 말했다. "고대 가보나 다름없는 향신료요. 태양 원판 유적에서만 찾을 수 있는 무덤 약초를 갈아서 만들었소. 태양의 황제들이 벌꿀주에 맛을 낼 때 넣었던 것이오."

"그렇단 말이지..."

"역대 최고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여정을 떠났다는 당신의 얘기를 듣자마자 아지르의 눈물을 찾아냈소. 이 거래는 성사해야겠다 싶었지! 아주 값비싼 향신료지만, 당신이라면 거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소."

생각에 잠긴 그라가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길은 불현듯 깨달았다. 가짜 술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완벽한 맥주를 만들기 위해 여정을 떠난 양조의 달인일 것이다. 에이길은 미친 듯이 변명 거리를 생각하며 맥주잔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너무 느렸다. 그라가스가 에이길과 바로 옆에 있는 맥주를 본 것이다. "고맙다, 꼬마야." 그라가스는 맥주잔을 직접 움켜쥐었다.

그리고 맥주를 쭉 들이켰다. 에이길은 그와 동시에 그라가스의 덥수룩한 눈썹이 구겨지는 것을 보았다. 콧구멍은 씰룩거렸고, 수염이 난 입가는 찡그리듯 일그러졌다. 그라가스의 시선이 홀을 훑더니 이내 재스퍼에게 고정됐다.

에이길은 땀을 뻘뻘 흘렸다. '우리가 속인 걸 아는 거야!'

그러나 그라가스는 불쾌감을 표현하며 소리를 지르는 대신 보석 상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럼 그 '완벽'하다는 향신료 좀 보여 주시오."

상인은 상자를 건넸다. 그라가스는 상자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았다.

그라가스의 콧구멍이 또다시 씰룩거렸다. 예민한 후각이 또 문제가 되는 냄새를 감지한 것이다.

에이길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저들도 이자를 속이고 있어. 향신료는 가짜야!'

한 번은 용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잔을 채 비우기도 전에 두 번이나 속는다면? 그냥 넘어가긴 힘들었다. 그라가스는 아주 잠깐 에이길을 바라봤다.

무언의 경고를 알아들은 에이길은 안전한 숲으로 달아나는 눈 토끼처럼 탁자에서 멀어졌다.

그러자 그라가스가 일어서며 탁자를 뒤엎었다. 동시에 수행원 모두가 망토 속에서 날이 들쭉날쭉한 손도끼를 꺼내 들었다.

그라가스는 주먹을 들었을 뿐이었다.

에이길은 뒤이은 싸움을 아주 살짝만 봤다. 상인이 카운터 쪽으로 도망치자 그라가스가 성큼성큼 뒤따라갔다. 이내 뭔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재스퍼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더니 정문으로 재빨리 빠져나갔다. 그러자 술통이 죄다 굴러와 수행단을 덮쳤다.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산사태처럼 굴러온 술통은 수행단을 깔아뭉개며 사방으로 맥주와 거품을 뿜어냈다. 그때 탁자 뒤에 숨어 살아남은 한 사람이 튀어나와 도끼를 던질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라가스의 끙 하는 소리와 함께 술통이 홀을 가로질러 날아가자 수행원은 그냥 그렇게 사라졌다. 뒤쪽 벽 절반도 마찬가지였다. 수행원의 희미한 비명이 산비탈 아래로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탁자 밑에서 기어 나온 에이길은 그라가스가 빛나는 상자에 있는 잿빛 먼지 같은 내용물을 끙끙거리는 상인의 발치에 쏟는 모습을 보았다.

"미라 가루라니." 그라가스가 으르렁거렸다. "선을 넘었어!"

그때 에이길을 발견한 그라가스가 거친 눈썹을 찌푸렸다. "꼬마야."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바닥의 깨진 유리 파편이 덜덜 떨렸다. "이리 와라!"

에이길은 조심스레 다가가며 동생을 떠올렸다. 그리고 날아오는 통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을지 생각했다.

"여관 주인한테 다음번에는 포신스 레드를 조금만 덜 넣으라고 전해라." 

그때 그라가스가 상자를 쥔 손을 내민 것이 보였다. 커다란 웃음과 함께 덥수룩한 붉은 수염이 벌어졌다. 

"네 팁이다."

출처 : https://universe.leagueoflegends.com/ko_KR/story/champion/gra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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