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일상 친구들의 맛있다의 기준이 무엇이었을까.

김쟝
2019-05-06 21:37:27 214 0 0

한창 시골에 있던 중학교에 다닐 적부터, 고등학교에 가서까지의 이야깁니다.

몇몇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시골 중학교는 지원금이 상당히 빵빵하게 나와서 학교 복지 퀄리티가 도시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학교 내 생활, 간식이라던가, 장학금, 행사 퀄리티 같은 게 도시보다 규모는 작더라도 그 질적인 면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이죠.

특히, 급식 퀄리티는 타 학교들에 비해서 절대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유라 하면, 당장에 급식을 조리하는데 들어가는 인력은 도시 내 학교들과 비슷하나, 인력 대비 만들어야할 급식의 양이 적고, 지원금이 빵빵한 만큼 수입라는 원자재들의 퀄리티들이 상당히 좋은 수준이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학교 친구들은 "야 저기 도시 쪽 학교 급식들은  맛있던데 왜 우리는 이러냐" 라는 말들을 듣고 저는

우리 학교 급식이 별로면 도대체 도시 학교들 급식은 얼마나 맛있다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고등학교(시내에 있는 고등학교였습니다)에 가보니, 아니었습니다.


첫날에, 급식으로 나왔던 그 텁텁한 고추장의 맛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퍽퍽한 마른 고기 식감의, 등심을 사용한 불고기의 맛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중학교에서 상당한 퀄리티의 급식들만 먹어오다가, 직접 고등학교에 와서 먹어본 급식들의 맛은 정말 쓰레기같았습니다.


짜기만 더럽게 짠 김치, 토사물 비슷하게 생긴 닭개장, 그 안에서 나온 비닐 덩어리. 밍밍한 미역국, 질다못해 죽같은 밥, 와 정말 이게 그렇게 애들이 맛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던 도시 급식인가 싶을 정도로 맛대가리가 없었는데.


놀랍게도 제 친구들은 이 급식이 맛있다. 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같은 중학교를 나와 같은 중학교 급식을 먹었었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도 같았구요.


왠가 싶었죠,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왜 이 아이들은 이 스레기같은 급식을 맛있다고 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급식의 퀄리티는 중학교때가 월등하게 높습니다. 원자재의 질이나 최소 간은 맞춰서 나와주던 중학교때 급식에 비해 고등학교의 급식은 원자재의 질도, 관리도, 맞춰진 시즈닝도 개 똥같았기 때문에, 분명 애들이 급식이 맛있다고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해보던 그때.


이들의 맛있다의 기준은 음식 자체의 퀄리티가 아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의 맛있다의 기준은 quality가 아니라, quantity였던 것입니다.


맛있다가 아니라, 맛이 다양하다.


였던 겁니다...


나중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다 이런 대사가 나왔습니다.


"야 중학교 급식은 솔직히 너무 똑같은것만 나왔어, 어 케이크같은것도 나와주면 얼마나 좋아."


라는 대목에서 깨달았습니다.


이녀석들, 그냥 다양한 맛의 다른 걸 먹어보고 싶었던 거군.


그러다가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해 친구들한테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야 그런데 솔직히 원자재 퀄리티는 중학교가 월등히 높지 않았냐."


라고 했더니 애들이 말하길.


"물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고등학교는 다양한 메뉴가 나오잖아."


라고 하더군요.


그때 확신했습니다. 녀석들, 질보단 양 파였구만.


그냥저냥 있었던 해프닝입니다. 생각보다 오래 끄적였네요.


심심해서 끄적여본 글입니다. 옛날 이야기였는데, 유튜브 영상 돌려보다가 급식관련 썰 나오길래 갑자기 생각나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후원댓글 0
댓글 0개  
이전 댓글 더 보기
이 글에 댓글을 달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해 보세요.
▼아랫글 월요일 좋아 김쟝
일상팬아트질문주제과제
0
일상
제 취미를 소개합니다 [3]
비비드보라
05-08
0
일상
고오민 [1]
크헿
05-08
0
일상
학교 상태가
김낑깡
05-08
0
05-08
0
일상
한국의 흥
안녕나는갹갹이
05-08
0
일상
자강두천
스브
05-08
1
팬아트
야! 빵먹지마!
안녕나는갹갹이
05-08
0
05-07
0
일상
집중 안되실때
개냥하랑
05-07
0
일상
오늘
수학을잘하고싶어요
05-07
0
05-07
0
일상
오늘점심
정신병원수석감자
05-07
0
05-07
7
팬아트
가면 컬렉션 [2]
판신사
05-07
12
팬아트
낙서 [1]
05-07
16
팬아트
비트세이버 슨장님 [1]
플례
05-07
0
05-06
0
05-06
0
일상
월요일 좋아
김쟝
05-06
0
일상
만우절을 즐기는 참된자세
안녕나는갹갹이
05-06
0
일상
코스프레
안녕나는갹갹이
05-06
0
일상
물리치료
안녕나는갹갹이
05-06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