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자유 여러분들은 식당에서 대놓고 음식평가를 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회색바지
2019-03-16 13:21:36 1703 3 17

어제 있던 일입니다. 대학가 근처 식당이 새로 생겼길래 이 구역에서 3년 돌아댕기던 자부심으로 우리에게 이 주변 안 가본 음식점이 존재해선 아니된다! 하고 찾아갔습니다. 들어가서 자리에 앉고 둘러보니 인테리어는 제법 마음에 들더라구요. 메뉴를 보니 단순히 테마가 정해진 식당이 아니라 이 대학생들이 그냥 보고 시켜도 될만한 주변 다른 식당에서도 많이 보이는 무난무난한 메뉴들로 구성된 곳이더군요. 처음 와 본 저희들은 이 집 잘하는 메뉴를 모르니 절대 실패 할 일 없는 메뉴 3가지를 시켜서 이 집의 실력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정해진 메뉴는 떡볶이(라면사리, 치즈 추가), 돈가스, 제육덮밥!  결론만 말하자면 돈가스는 상, 떡볶이는 중, 제육덮밥은 최악이였습니다. 다 먹는 순간 대학가에서 3년 동안 굴러먹은 제 미각이 속삭였죠. '이 집 조만간이겠구나... 특색 없는 메뉴, 그렇다고 차별화 된 뛰어난 맛이나 가격도 없고, 지리상 조금 외진데 존재... 이 집 다시 올 이유가 전혀 없잖아...' 하지만 그 신장개업으로 희망찬 얼굴을 하고 계신 사장님과 조금 어수룩한 알바생... 그리고 바삭했던 돈가스의 식감이 이대로 떠나자하는 제 발걸음을 잡고 말았죠... 그리고 뜬금없이 저는 같이 먹던 일행들에게 조금 큰목소리로 "야! 니들은 여기 다시오면 뭐 먹고 싶냐?" 이리 물었습니다. 그러자 친구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돈까스를 손으로 가르키더군요.  저 역시 "나도! 돈가스 진짜 맛있었지!" 라고 답하며 좀 더 큰 목소리로 "근데 제육은 지인짜 별로!" 이리 외쳤습니다. 제 친구들은 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절 쳐다봤고 주변에서 테이블을 닦던 사장님은 허허 웃으면서 다음에는 맛있게 만들께요~ 이러면서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동안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친구 한 명이 조심스럽게 "야 나 아까 니 이야기 하는 거 듣고 겁나 부끄럽더라"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왜?" 이리 되물으니까 말꺼넨 친구 말고 다른 친구가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걸 그렇게 면전에다 대놓고 말하냐~ 예의가 아니지..." 이렇게 말함니다. 처음 질문한 친구도 "야 아무리 손님이 왕이다 뭐다 해도 그건 아니다..." 이렇게 동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아 내가 잘못했구나... 다음에 가면 거기 사장님께 사과드려야지... '생각했습니다. 근데 어이가없었던게 그 뒤에 친구들이 "야 근데 진짜 거기 제육덮밥 맛 드럽게 없더라... 무슨 제육이 고기도 거의 안 보이고 아무 맛도 안 나고 파맛 밖에 안 나더라... 무슨 파덮밥인줄" 이러면서 겁나 비웃더라구요. 다른 한 명도 "지인짜 인정 거긴 다시 가지말고 다른 애들한테도 이야기 해주자" 이러는거 있죠... 저도 분위기 상 맞춰서 웃으며 넘어갔지만... 

이게 거기서 대놓고 맛없다 비평한 저와 뒤에 와서 본인들도 맛없다고 비웃으며 여론 형성까지 하는 친구들이랑 뭐가 더 악질인지 전 모르겠어요... 

저는 차라리 누가 나한테 고칠꺼나 마음에 안 드는거, 혹은 내가 욕먹을짓을 하면 그냥 대놓고 면전에다 쌍욕을 하거나 피드백을 해주면 반성하고 바꾸고 발전해 나가는데, 그렇게 안 하고 뒤에서 저러고 여론 형성까지하면 저는 제 잘못도 모르고 두고두고 뒤에서 욕먹을꺼고 다른 사람들은 들은 그대로 저를 인식하면서 겉으로는 저한테 웃으며 대할껄 생각하면 토나오는 사람이거든요.

트수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후원댓글 17
댓글 17개  
이전 댓글 더 보기
TWIP 잔액: 확인중
▲윗글 계란볶음밥ㅇㅇ 비구름7
자유혼밥
20
혼밥
모닝 자장면! [13]
베라쨩
03-19
8
혼밥
오! 혼밥게시판! [4]
무니드
03-19
3
자유
다들 밥 어떻게 드시나요? [4]
네가스트레스야
03-18
41
자유
9일차 혼밥) 참치덮밥 [15]
침대위에반페르시
03-18
12
자유
뼈해장국 [3]
ㅇㅇ
03-17
10
자유
새벽 4시 반
명화월
03-17
9
03-17
14
자유
PC방 혼밥 [5]
ㅇㅇ
03-17
7
자유
오늘 저녁입니다 ㅎㅎ [4]
하얗고뽀얀김성태
03-16
6
자유
왜 맛이 있지?? [5]
노엘갤러거의높이나는새들
03-16
10
자유
퇴근 후 혼밥 [6]
퓐퓐이
03-16
6
03-16
6
자유
혼밥겸 혼술 [4]
코지로그
03-16
6
03-16
4
자유
오늘의 늦은점심 [2]
李택조
03-16
8
자유
계란볶음밥ㅇㅇ [3]
비구름7
03-16
128
03-16
12
자유
혼밥 [3]
코지로그
03-15
5
자유
맛점들 하십쇼... [1]
맛점하세요
03-15
16
자유
점심 도시락 [3]
반환각
03-15
35
혼밥
학교에서 혼밥~ [5]
깐굼
03-15
10
자유
2014년 고깃집 혼밥 [2]
ㅇㅇ
03-15
19
03-15
15
자유
혼자 역전우동 [4]
애피파니
03-14
13
혼밥
권토중래 [4]
대가면
03-14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