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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소서

승리요정
2018-03-28 17:51:54 1207 0 0

 


따스한 햇살이 나의 눈에 이르었다. "아, 어제 너무 이른 새벽까지 트위치 방범대원으로서 일해서 그런가..." 몸이 꽤 찌뿌둥하다. 

시간을 본다 12시45분이다. 이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나의 직업의 특성이니까. 졸린 눈으로 방을 나서 주방에 가본

다. 내가 좋아하는 제육볶음이 되어있다. 제육볶음이 되어있는 냄비를 열기 전에  쪽지를 발견했다. "들내미,, 엄마가 사랑하는

거알지? 우리 아들 할수있어 힘내 사랑해 들,,," 삐뚤빼뚤한 글씨 그리고 틀린 맞춤법들... 우리 엄마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

는데 왜 나는 취업을 위해 내가 누리고 있고, 가지고 있는 것을 희생할 용기도 없는 걸까. 왜 나는 온전히 나를 위해서만이라도 이

기적이지도 못하는 걸까. 최소한 그랬다면 지금쯤 무언가를 이루었을탠데... 가슴 한편이 내려 앉는 느낌이들고 이 모든 상황이 우

울해진다. 


밥이 다 됐다. 밥을 먹으며 생각해 본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지금 사회를 봐. 취업률은 떨어지고 있고, 경제 성장은 더디자나.

 그리고 부정 취업 청탁들을 봐. 있는 놈들이 다 해 먹는 세상이지. 내 탓이 아니야 사회탓이지..." 하지만 나는 안다. 이말도 일리있

는 말이고 불평등이 존재하지만, 나에게는 과잉되어있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내 속의 다른 나와 타협을 하고 안주를 한다.

 

식사를 끝마치고 다시 트위치 순찰을 시작한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컴퓨터에 빠져 하루를 보낸다. 엄마가 일로 인해 녹초가 된 몸

으로 이끌고 집에 오셨다. "아들~ 엄마왔어 인사해봐~". "엄마 술마셨어? 저리로 가. 술 냄새 나." "치, 아들 지금은 힘들지만 꼭 지

나고나면 별 거 아닐꺼야 그치? 그러니까 조금만 힘들어도 힘내서 열심히 하자." "아, 나도 노력하고 있다고 근데 안 되는 걸 어떻

게 하라고" 취업이 안 되는 게 엄마탓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화를 낸다. "미안해 아들, 엄마 씻어야 겠다." 나의 가슴 한

편이 아린다. 비난의 화살이 향해야 할 곳은 엄마가 아니라 내 자신이여야 하는데 왜 그랬을까. 하지만 나는 엄마에게 사과를 할 용

기 조차없는 비겁한 겁쟁이다.


나는 그렇게 다시 컴퓨터 속으로 나를 숨긴다. 문득 한 생각이 든다. 오늘도 하루를 어제와 같이 무의미하게 보낼 거였다면 알바라

도 해서 돈이라도 벌껄. 그러면 돈도 열정도 생겼을탠데.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뿐 다시 나는 빻아진 얍얍의 얼굴을 보며 다시 현실

을 회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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