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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김)라오어1의 서사 역량에 감탄했던 부분

poti913
2021-04-06 00:16:54 377 33 4

자동이 1을 끝내니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흔히 2를 좋게 평가하는 논리중에

'엘리와 애비는 반대편에 서있을뿐 서로 같다'나 또는 '애비의 행보는 조엘이 엘리 데리고 다니던 시절'을 표현한거라는 말이 있다

1편을 제대로 안 뜯어본 개소리다. 그건 개똥철학을 넘어서 그냥 너티독의 기량 저하의 문제다

그 증거로 이미 1편에서 조엘의 거울상은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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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샘과 헨리 형제다




조엘을 기습한뒤에 치고받던 둘은 서로 자신이 지키려드는 사람에 의해 오히려 보호를 받으며 싸움을 멈추게 된다


이 때 평화상태로 넘어가기 위해서 시작부터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지않는다

그저 총칼을 쥐고 도우러 온 게 아이라는 것에 눈을 둔다

그냥 이런 세상에서 옆에 애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란걸 보는걸로 총을 내리고 대화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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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파이어플라이에 딱히 긍정적인건 아니지만 동생에게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가려고 하는 헨리

파이어플라이에 가는게 딱히 좋은 선택은 아닐거라는 말에 영감님 애나 간수 잘하라며 쏘아붙인다

보호자 대 보호자로 조엘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며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대화 내에 한 인물을 구축해냈다고 생각한다

첫 충돌은 이렇게 좋게 마무리 되었지만 곧 두번째 충돌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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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건물을 오고가며 도주중이었던 네 사람은 마지막에 구석으로 몰리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든 샘과 헨리를 먼저 올려보낸 조엘은 자신들을 내버려두고 떠나는 형제를 보게된다

분투 끝에 도망쳐나온 조엘은 형제를 다시 만나고 이번엔 조엘이 헨리를 일방적으로 팬다

당신이 나였어도 그렇게 했을거라는 말과 살아있을거라 생각해서 찾으러 다녔다는 말에 차마 반박하지 못하고 주먹을 거둔다


보호자가 아닌 생존자 대 생존자로서의 어쩔수 없는 같은 사고방식을 가졌음을 비정할 정도로 잘 묘사한다

그 뒤 지옥으로 변한 하수구와 마을을 빠져나온뒤 헨리에겐 상상, 조엘에게는 과거인 주제로 이야기를 할 만큼 둘은 벽을 낮췄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 어디를 간다는 정보의 교환을 넘어서 즐거움을 위한 대화를 하게된 것이다


하지만 가까워진것만큼 엄청난 거리를 두게하는 세번째 갈등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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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건너오던 막바지에 감염자에게 육탄 공격을 당한 형제

괜찮은듯 보였으나 사실 샘은 이미 물렸고 그 사실을 감춘채로 다음 날 아침 엘리를 공격하게 된다

공격당하는 엘리를 구하려 조엘이 총을 집으려들자 총을 쏘며 막았던 헨리지만 끝내 자기 손으로 동생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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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는 슬픔과 분노에 차서 조엘을 탓하고 조엘은 내 탓이 아니라고 변명을 하는게 아닌

'누구의 탓도 아니다'라고 헨리를 진정시키려 노력한다


헨리도 알고있다

조엘은 자신이 버리고 간 상황에서도 엘리를 지켜냈고

자신은 조엘이 도와주는 상황에서도 동생을 지키지 못했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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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챙기기는 고사하고 자신의 호흡과 벌어진 입을 가다듬지도 못할만큼 떨면서 얼어붙은 조엘


도시에서는 감염된 사람이 도망치다 총살당하고 포자가 퍼진 건물에서 깔린채로 자기를 죽여달라는 생존자도 봤고

테스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든 엘리에게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교통사고 뒤에는 습격자들과 목숨이 위태한 도주도 벌이던 조엘이 이번에는 숨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한다


어쩌면 과거에 자신이 할 수도 있는 선택이였다







--------


거울상의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본과 같다고 생각되지만 결정적으로 불일치하는 개념이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손을 들면 거울 속 나도 손을 들지만 그 세계에서 나는 반대쪽 손을 드는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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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마을로 들어가기 직전 엘리는 조엘을 멈춰세우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친구와 함께 삶을 포기했던 순간

병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적당히 둘러대는 조엘에 대한 불안감

이야기를 듣던 조엘은 시계를 만지며 엘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0718d82f92ad0aaa330e9fb9802a9cff.png '난 살아남으면서 오랫동안 몸부림쳤어 너도 그랬지. 무슨 일이 닥치던 싸워나갈 가치를 계속 찾아야만 해'



헨리와 조엘이 겪은 일은 거울처럼 같다

말도 안되는 부조리한 세상에 휩쓸려 가족을 잃었다

하지만 둘이 내린 선택은 거울처럼 다르다

헨리는 살 이유가 없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고 조엘은 살 이유를 찾기위해 살았다


그리고 엘리는 자신과 헨리가 처했던 그 상황을 똑같이 겪었고 갈피를 못 잡고있다

엘리가 자신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려고 이야기를 시작한게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조엘은 할 수 밖에 없었다


단순히 조엘을 또 다른 생존자, 밀수꾼이 아닌 조엘이라는 인물로 완성시키는 대목이 아닌가싶다

그는 비춰지는 것에 따라 변하는 거울이 아닌 거울 앞에 서는 원본 그 자체다

그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치않고 삶과 생존 사이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기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이다 

게임을 요리보고 저리봐도 조엘은 늘 조엘이였음을 게임 마지막에서야 이해할 수 있었고 그 점에서 라오어는 정말 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이런 서사를 보여주는 너티 독이 라오어2를 낸다니 정말이지 기대가 된다

시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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