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주의 (요약: 집에 도착했다)
배탈이 났었지만 5월 1일 어제 충청도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가기로 약속을 몇 주 전에 해놓아서
좀 괜찮아졌으니 약속은 지켜야지 하고 갔다. 그런데 시외버스는 멀미 제대로 하기 좋은 버스였다.
고속버스만 타봤지 시외버스는 처음 타보았는데, 경유하면서 간다. 속도도 천천히 가고 브레이크도 자주 잡고 그래서
승용차에서는 차멀미를 별로 안 하는데 엄청 제대로 울렁울렁우르르르어어렁렁했다. 죽는 줄 알았다.
당일치기로 집에 돌아오고 싶었지만, 막차가 너무 일찍 끊겨서 영화도 보고 이것저것 놀다가 어쩔 수 없이 친구 집에서 자고
5월 2일 오늘 서울로 돌아오게 되는데,,,
어제 버스는 별 게 아니었다.
일단 오후 3시 버스인데 오후 3시 20분에 버스가 터미널에 들어왔으며 기사님의 운전 솜씨는 난폭했다.
안전 벨트를 안하면 운전석까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고, 온 몸이 앞으로 쏠리는 급정거를 13번 정도 하였으며
'빵!!!'이라는 우렁찬 버스의 클락션 소리와 기사님의 "아이쒸" 소리가 들려왔다. 인생 최대의 멀미였다. 잠도 못 자게 해.
옆 좌석에 놓여있던 가방은 급정거에 한 번 앞으로 날아가서 주워왔었다. 그래서 가방에게도 안전 벨트를 채워주었다.... 휴-
다행히도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했고, 마침 오크(친오빠)가 근처에 살아서 같이 저녁이나 먹고 집에 가려 했는데 음.....
오크(친오빠)가 국전에서 무엇을 미리 사놔달라고 해서 일단 바로 앞에 있는 국전으로 향했다.
하지만 고된 멀미와 피곤함에 휩싸여있는 상태라 걷기만 해도 멀미가 도지는 기분이었다. 뇌도 굳은 기분이었다.
다크써클과 건조해서 푸석푸석해지고 지워진 화장을 보며 '으어 흑역사다'라고 외쳤지만 생존 신고 방송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방송을 켰고, 국전 에스컬레이터를 한층 한층 좀비처럼 올라가기만 했다. 눈에 보이는게 없었다.
9층에서 살짝 '오오오....'했지만 내 상태가 너무 초췌해서 10층으로 도망갔다.
거기엔 쉬기 좋아보이는 엄청 긴 벤치가 있었다. 쉬었당. 편했당. 아늑했당. 일어나기 싫었당. 방송 아니었으면 잠들 뻔 했당.
아무튼 벤치에서 쉬면서 오크(친오빠)와 저녁을 먹기 위해 기다렸다.
시청자 몇 명이 9층 궁금해해서 지친 몸을 이끌고 대충 훑어본 뒤 오크(친오빠)를 만났다.
그리고 먹었따 실외기국. 방송 껐따. 퇴근시간이었따. 맙소사. 집에왔따. 자야겠다. 이틀동안 총 5시간밖에 못잤다.
달콤린 충천중.
이불 밖은 위험해.
다시보기 지우고 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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