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놀기에 바빠서 늦었습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크고 작은 아픔을 지니고 살았어. 걱정 하나 없을 나이인데도,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짓눌려 잠에 들지 못할 때 시걷라를 처음 들었어. 방송을 꽤 오래 보다보니, 현대의학의 힘 빌려서 잘 자는 지금도 누군가 떠들어 주지 않으면 적막이 싫어서 자려고 누워있질 못 해. 이모 방송 덕분에 밤마다 찾아오는 무거운 외로움과 우울을 치워두고 잠들었던 것 같아.
나는 어린 나이에 금방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 지금도 이렇게 어린데, 지금보다도 더 어린 나이에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두려움을 끌어안고 있었거든. 그런데 이모 방송에 처음으로 내 마음을 털어놓았어. 내가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이야기한 것이 처음이었어. 그렇게 이야기할 곳이 되어줘서 이모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 😆
왜 다들 청춘을 아름답게 회상하곤 하잖아. 나는 내 10대를 온전히 빛나던 시절로 기억하지는 못할거야. 어렸던 내가, 그리고 여전히 어린 내가 견디지 못하는 감정이 문득 찾아오고, 나는 그 파도에 이기지 못한 날이 더 많았어. 그렇지만 수능 전날 이모가 응원해줄 때, 그 굴곡의 밑바닥에서도 그물망처럼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수능 전날에 토닥여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었어. 되돌아보면 나는 그 아픈 시절을 함께 견뎌준 따듯한 마음들로 10대 시절을 추억할 수 있을거야. 항상 고마워 이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