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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게시판 바깥소식이라고 쓰고 속풀이라고 읽습니다.

최준의영원한반쪽박뇨롱
2018-03-16 22:07:24 395 19 2

안녕하세요. 대학원 포기했다던 그 트수입니다.

바깥소식이라는 근황토크 느낌의 카테고리가 생겼길래 재미 없는 얘기를 주저리 주저리(좀 길게) 쓰고 갈게요.


도네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제 동생은 많이 아픕니다.

그런데 이 아픈게... 외상이 아니라 그... 머리 속(정신)이 아파요.

딱히 외부요인이 있는건 아니고 선천적으로... 네 뭐 이렇습니다. 


그래서 2살 차이 형제들에게 흔히 있을법한 추억이 저에겐 없습니다. 

취미를 서로 공유하거나 어딜 같이 놀러다니는건 고사하고 평범한 대화를 했던 기억조차 없어요.

그와중에 제 친구가 동생을 괴롭혔던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 매우 크게 한바탕 싸웠던 일이 있었고,

(물론 그 놈이랑 그 일 이후로 손절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동생이 겪었을 고통을 떠올리면서 쓸데없는 죄책감마저 생기는 바람에 (당시 나이가 중3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제 삶의 모든 우선 순위가 동생으로 바뀌어 버렸고, 제가 원하는걸 거의 하지 못하고 지냈었어요.


하지만 이런 제 마음을 알리가 없던 동생은 점점 상태가 심각해져서 

급기야 제가 고3이 되던 해, 매일 야자를 하고 와서 집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동생의 욕설과 폭력을 견뎌야 했었습니다.

이 정도면 따로 사는게 낫지않았겠냐는 말이 나올것 같지만 부모님께서 그것만은 원치 않으셔서 그냥 참고 견뎠어요.


어쨌든 아픈 동생과 그런 동생에게 온 신경을 쏟아 부어야만 했던 부모님 사이에서

저마저 안좋은 길로 가면 안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대학교에 가서 장학금 꼬박꼬박 챙겨가며

동생이 우선이었던 와중에 생긴 제 소소한 꿈이었던 대학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추억이 없는 이유 중 하나... 졸업한지 한달밖에 안지났지만 공부했던 기억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달려온 사이 동생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졌고

결국 동생의 치료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가족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여가며 살아왔던 터라 그나마 눈치는 빨랐던 제가 부모님께 먼저 

'대학원을 포기하고 입대할테니 그 동안 동생만 생각해서 잘 치료해 달라' 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부모님께서도 대학원이 제 꿈이라는 건 잘 알고계셨고 저 또한 제 꿈을 포기하기는 싫었지만

부모님께서 저를 말리지 않으셨고, 제가 스스로 포기했다는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입대하려고 했으나 

아버지께서 저에게 몇달간 일을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셔서 입대는 좀 늦어지게 됐습니다.


사실은 이 입대가 늦어진 배경에도 슬픈 일이 좀 있었어요.

아래에 어떤 분이 쓰셨던 일과 좀 비슷한데... 저도 약 한달 전에 제 친할아버지를 천국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연세에 맞지않게 정말 정정하셨던 분이었는데 그 어떤 징후도 없이 입원하신지 하루만에 돌아가셨어요.

감기 기운이 있음에도 급하게 달려가서 그나마 임종은 지켜드릴 수는 있었지만

감기가 너무 심해져서 제가 장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일간의 장례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진 못했습니다.

혼자 아파서 누워있던 와중에도 틈만나면 울었어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저조차도 이렇게 슬펐는데 아버지께서는... 당연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셨을 거고

그렇게 장례일정이 끝난 후에 꽤 오래 쉬셨었어요.

일주일 전에 구독갱신을 했던 그 가족여행 이후 다시 일을 시작하셨지만

한달간 쉬셔서 그런지 일이 많이 밀려서 당분간은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최근 반년? 에서 올해안에 벌어진 일인데

그때쯤부터 연두님 방송을 자주 보게 됐습니다.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 부모님께서 뭐가 그렇게 재밌냐고 농담삼아 나무라실 정도로 많이요.

별 수식어는 쓰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생방 챙기기 힘들면 다시보기라도 꼭 챙겨보다가

입대 시기가 정해지면... 그 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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