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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그저 그런 이야기

누콘
2018-03-12 16:41:55 518 11 3

요즘 제 취미는 인터넷방송 시청, 정확히는 연두령 방송 시청하면서 딴 짓 하기 입니다만

제게는 그보다 더 오래된 취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해외축구 시청이죠.

중3때 02월드컵이 열리고 한국선수들의 해외진출로 해외축구리그의 중계가 활성화 됨에 따라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고3즈음에는 독특하게도 당시 한국에서는 월드컵 16강 경기와 미친 구단주 때문에 피해를 본 안정환 선수로 인해 인식이 매우 

나빠진 이탈리아 SerieA를 보게됩니다. 그중에서도 유니폼이 예쁘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도시 피렌체를 연고로 하는 

ACF Fiorentina(피오렌티나) 라는 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하고 한때 강등권까지 떨어지기도 하고 부침을 반복하지만 이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유럽여행을 계획할정도로

좋아했던 팀이고 20대의 주말을 저화질 해외 중계사이트에서 이 팀의 경기를 보며 함께 했었던 제게는 의미있는 팀이었지만

어느덧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덜하게 되고 예전처럼 매 경기를 챙겨볼정도의 열정을 잃게 됩니다.

축구 커뮤니티도 떠나고 번역해서 기사 올리던것도 그만두고 가끔 경기나 챙겨보는 정도로요.

그러던 와중에 팀에 영입되었던 수비수 한명이 있습니다. Davide Astori 란 선수입니다.

AC밀란의 유스 출신으로 칼리아리 라는 중하위권 팀의 수비 에이스 역할을 하다가 AS로마로 임대되어 부진한 모습을 보인뒤

다시 피오렌티나로 임대 후 완전이적으로 온 선수죠. 부활할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으나 팀에 잘 녹아들어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입니다. 올 시즌에는 주장이 되었고 저와 동갑내기라 더 애착이 가기도 했구요.

그랬던 선수가 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호텔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처음에는 기사를 잘못봤나 싶었드랬죠.

기사를 찾아볼수록 사망은 의심에서 사실로 확정되었고 사인은 수면중 심정지로 인한 자연사 였습니다. 

참 허망하더라구요. 전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활약했고 불과 2주전에 딸이 태어났으며 사망 다음날 재계약이 예정되어 있았는데

평소에 아프던 선수도 아니고 경기 잘 뛰고 건강하던 선수가 갑자기 사망했다니요...멍해지더군요.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고마웠던건 다른팀, 다른리그들에서 고인을 위해 경기전 추모의 묵념을 해주고 그의 장례식에는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사람들이 함께해서 가는길이 외롭지 않게 해주었고, 팀에서는 적지않은 금액이지만 예정되있던 재계약을 맺어

재계약금을 그의 유족들에게 전달했고 등번호13번은 이전에 뛰었던 칼리아리와 현소속팀 피오렌티나에서 영구결번이 되었으며

어제있었던 홈 경기에서는 그를 위한 추모와 묵념, 그리고 등번호와 같은 경기시간 13분에는 공을 잠시 멈추고 선수, 관중, 관계자,

심판 모두가 박수를 치며 그를 애도하고 추억했습니다.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공은 계속 굴러가고 사람들은 일을 할것이며 시간은 다시 흐르겠지만 

제게는 아마 잊기 힘든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Ciao Da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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