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레몬차님 모든 채팅 에티켓은 이것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먼저 생각해 주세요. "역지사지", 어쩌면 진부하게 느껴질 단어입니다만, 채팅 문제는, 특히 훈수나 스포일러 문제는 스스로 주의하지 않으면 절대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게 비록 어떤 적확한 규정이나 강력한 처벌, 이를테면 밴을 동반하더라도 나아지기 힘듭니다.
채팅은 어떤 점에서 말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비록 어조나 목소리 따위가 전해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모티콘이나 문체 등으로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소통 방식입니다. 바로 그렇기에, 오해가 생기고 충돌이 생기는 겁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터넷 방송이 시간 제약적인 매체이기에 대부분 서두르게 됩니다. (방송 템포와도 관계가 있죠.) 이 때, 생각보다 앞서서 채팅이 나오기도 합니다. 근거와 목적 따위를 생략한 채 말이죠. 만약 원래 전달하고자 하던 바가 "위 키랑 B누르면 불 햄-머가 나가니까 한 번 해봐요"가 "위 키랑 B눌러보세요"가 되는 겁니다.
이런 식의 채팅이 이른바 "훈수" 중에서도 명령조인 "상 훈수"인 겁니다. 이렇게 맥락이 없는 채팅이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거나 짜증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막상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전달이 안된다고 과도하게 줄여서 급하게 말하다 보면 다시 채팅이 빨리 올라가기도 하고 보기도 싫어지는 악순환이 되기도 합니다.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소통이 선순환하려면 스트리머에게 과한 요구를 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의 템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달 방식은 둘째치더라도, 스포일러나 훈수의 기준을 세우는 건 아주 곤란한 일일 뿐더러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스포일러나 훈수가 이미 일어난 뒤에는 엎질러진 물처럼 주어담을 수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훈수니 뭐니 왈가왈부하면서는 방송에 아무런 긍정적인 영향을 못 미칩니다.그렇기에 규정이나 처벌이 큰 효력이 없다는 겁니다. 그 대신, 시청자 자신이 자제하는 태도나 환경이 전제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훈수나 스포일러를 하게 되는 심리적 상황은 일반적으로 이렇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거나 더 뛰어나다고 믿고 있고, 어떤식으로든 자신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을 때. 여기서 세 가지 수칙이 도출됩니다.
첫번째로, 자신의 위치에 있어서 겸손함을 가지세요. 본인이 어떤 사실을 알고 있거나 무엇인가에 능하다고 해서, 그걸로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세요.
두번째로, 다시 언급합니다만, 상대방을 배려해 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포일러나 훈수에 당하는 것을 싫어할 겁니다. 게다가 채팅창은 절대적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란 말입니다. 제.발. 훈수가 어떻고 스포일러가 어떻고 하는 논리가 있던, 예외적인 상황을 위해 자제해 주세요. 그 논리가 방송의 진행 상황과 관련되었거나 한 게 아니면 모두 불필요한 주장입니다.
또, 방송 외적으로 자꾸 주의를 돌리는 돌리는 듯한 말도 주의할 대상입니다.
셋째, 답답한 점이 있다면 차라리 건의 혹은 부탁 등 주관적인 점을 최대한 배제한 객관적인 글의 형태로 전달해 주세요. 감정적인 것들은 대개 전염된다고 하듯, 부정적인 에너지를 잔뜩 담아 파워 훈수 하시면 안 돼요. 본인이 아무리 답답한 점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태도적으로 실례가 되는 점은 자제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이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만, 이 부분만 지켜주시면 본인도 인격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으실 겁니다.
이 모든 건 바람직한 채팅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일 뿐,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심기가 불편할 때는 항상, 우리 가까이에 있을 지 모릅니다. 다만, 당부드리는 단 한 가지는, 바람직한 방송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모두 각자의 잘못을 인지하고 고쳐나가는 적극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늘 머릿 속, 아니... 마음 속에 가지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상적인 것은 언제나 머릿 속에 있기 마련입니다만, 실천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 가슴입니다.
귀챠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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