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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뚱땡이

멜론애플
2023-03-03 23:50:44 1669 24 8

배틀그라운드가 나왔을때 참 재밌게 했었습니다. 친구들이랑 피시방에 가서 날밤 새는 줄 모르고 했고 비록 킬수도 적고 잘 하지도 못했지만 이것만한 게임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로대회가 생겼네요. 오버워치 대회도 재밌게 본 저에게 배틀그라운드 대회는 어떨까 싶어 봤습니다.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G9이라는 팀이 참 재미있더라구요.

G9에 참 특이하게 생긴 사람이 있었습니다. 덩치는 큰데 꽁지머리 하고 가끔 대회 광고도 찍고 생존본능을 일깨우는 것이 필수니 뭐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막 하던데  사람 자체가 참 재밌어 보였습니다,.

군대에 갔습니다. 제일 힘든 이등병과 일등병을 거치면서 그 사람이 새로운 팀인 ROG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그 선수 하나 때문에 팀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그리고 밤에 동기들, 선임들과 모여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봤습니다. 군대에서 뭔 총쏘는 게임을 보냐고 하시겠지만 저에겐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응원하던 팀이 우승을 했습니다. 정작 제가 응원하던 선수는 대회에서 가장 못했지만요. 아무튼 우승한 것이 어디겠어요? 무관따리보다는 유관이 났지 않겠습니까? 세레모니 하는 것을 보면서 이야 쟤는 뭘 했다고 우냐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저도 기뻤습니다. 제가 응원하고 좋아하던 선수가, 그리고 그 팀이 컵을 들고 기뻐하는 것을 보며 저 또한 팬으로써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재방송만 열 번은 본 것 같습니다. OGN만 틀면 아직도 전용준 캐스터가 미라마에서 "DDSG!!DDSG!!"소리를 지르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튜브를 찾아보았습니다. 남들은 이악물고 치킨 먹고 킬내기 할 때, 자기 혼자서 비주류 총기를 들고 고주파를 내지르면서 치킨을 먹는 모습을 보며 참 많이 웃었습니다. 여자친구년이 바람나서 도망가서 힘들고 야근으로 시달리면서 하루에 담배 한 갑씩 태울 때, 미라클티비는 저에게 낙이요, 행복이자 원동력이었습니다. 가장 힘든 순간에, 사람이 웃음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살게 해준 힘이었습니다. 매일 일과를 마치고, 또는 바쁜 일과 중에 잠시나마 미라클티비 유튜브를 보면서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저에게 찰나의 행복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발판삼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전역을 하고 복학하고 일 할때, 월화목금토 9시에 컴퓨터에 앉는 순간이 참 좋았습니다. 여전히 웃겼고 즐거웠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을 마치고 맥주 또는 간식과 함께 미라클티비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작년 지스타에서 뒷모습을 발견한 저에게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사진을 같이 찍어 주시고 사인도 해주시면서 제 닉네임을 보며 "어? 너 많이 보이던데?" 하시면서 환하게 웃던 모습은 저에게 여전히 큰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저에게는 누구보다도 대단한 스타가 알아봐 준다는 것은 팬으로써 더할 나위 없는 환희의 순간입니다.

평생 아야미 슌카나 볼 줄 알았던 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정말 놀랐습니다. 그동안 살아왔던 과정과 해왔던 일들, 인생사를 돌아보며 그가 우리에게 준 행복 만큼이나 그도 앞으로 행복하면 좋겠다고 무운을 빌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잠정 중단을 선언했을때, 그간 미라클이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내가 좋아한 건 여러분들과의 소통인데 이제는 돈을 위해 방송을 하는 것 같다"고 했었죠.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트리머가 직업이면 돈을 좀 더 벌어도 생각하는데 본인이 마다하기 때문에 뭐라고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본인이 만족을 하지 못하는데,본인이 행복하지 않다는 데 강요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준 만큼 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시청자로써, 팬으로써, 인생 후배로써 미라클의 방송 잠정 중단이 더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밤하늘에 수많은 별이 떠있습니다만은, 오늘 밤, 아니 한동안은 우리들의 별은 없습니다. 


매일 밤 9시 밤, 혹시나 하고 미라클티비를 들어가 봅니다. 충동적으로 선언했길 빌면서, 물론 그런 사람이 아니겠지만은, 약간의 간절함과 기대를 걸고 채팅방을 들어가봅니다. 그러나 묵묵부답입니다. 어쩌면 오늘, 내일 그리고 다음주에도 들어가 볼 것입니다. 환한 웃음과 함께, "반갑습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라는 인사를 기대하면서요. 다시 볼 때의 미라클은, 지금과는 또 한층 다른,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한 모습으로 인사를 해 주시길 바랍니다.


유튜브의 최대 수익 창출 기간은 6개월 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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