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모험을 꿈꿨다. 물론 내게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지라도.
내가 믿고 있는 신은 하늘 아래 사랑의 우선순위를 두지 않아야한다고 말하셨다. 그래도 불경스럽지만 내게는 우선시 되는 사랑이 있다. 그래 아이들, 내게는 내가 지내던 고아원의 아이들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물론 이런 세상에서 고아원에 후원을 해주는 사람은 적었고 그렇기에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했다.
내가 모험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해는 아주 흉년이 들어서 고아원은 커녕 부자집이나 간간히 배를 채울 정도인 해였다. 아이들을 먹여살려야했고, 일손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내게 있는 능력은 회복 정도였으니까.
물론 싫다고 묻는다면 싫지는 않았다. 철이 없던 어렸던 날에 꿈꿨던 직업이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헤어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눈물로 떠나왔다.
모험가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거칠었고 동료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면 죽을 상황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힘들었어도 보물을 찾았을 때, 보스를 해치웠을 때, 동료들과 지친 몸을 뉘이고, 서로 잡담을 나누고, 모험이 끝났을 때는 행복했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먹여줄 수 있었고, 나도 행복했다. 그날까지는 말이다.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고입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고용주의 말
처음에는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해해야할 수 밖에 없었다. 어제까지 웃고 떠들었던 동료들의 차가운 눈빛이 나를 현실로 되돌렸다.
결국 일자리를 잃고 돌아가는 길, 일급을 받지 못해 숙소비조차 내지 못하는 나는 마을의 골목에 들어가 주저 앉았다.
그 순간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른 것은 억울해서도, 서운해서도 아니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남겨진 어두운 미래와 그런 미래를 주신 신에게.... 나는 눈물로 호소했다. 왜... 왜냐고
마을에 부슬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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