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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멸종:滅種에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burn1ngbl4ze
2024-02-26 15:02:29 211 7 0

2024년 2월, 이제는 때가 됐습니다. 이 기나긴 추억과, 행복했던 기억과, 아름다운 순간들을 끝낼 때가 됐습니다

우리는 참 오랜 세월동안 많은 것을 이룩했고, 쌓아올렸습니다. 우리들만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제 그것이 탐욕에 사로잡힌 금수들에 의해 맥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합니다

누군가의 탐욕이, 그리고 아집이 우리를 억압하고 하나되는 세계로부터 유리시키려는 수작을 막을 수 없습니다

분노해도, 슬퍼해도, 비참해해도, 그들의 탐욕은 오히려 커질 뿐, 우리는 그저 이렇게 가만히 있는 채 멸종을 맞이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소멸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은 저마다의 피난처를 찾아 또다른 대탈출을 할 것입니다. 그때처럼 말이죠

차이가 있다면 그 피난처로 가기에는 여기가 너무 편했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게더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편리함이 당연시되는 시대에서 도로 불편함을 강요받는 시대로 돌아가는 점 역시 이 사태의 분노를 키우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꼭 다시 폐쇄되고 유리된 시대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요? 계속 이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개방성에 머무를 순 없을까요?

안타깝게도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답을 제공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이런 처지를 조롱하고 모욕할 뿐입니다

참으로 허망합니다. 무언가를 이룩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무언가를 무너트리는 데에는 찰나의 시간이면 충분하니

마치 한여름밤에 꾸었던 몽환적인 꿈에서 테이프가 끊기듯이 깨어나 비참한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상황처럼 말이죠

그래도 소멸되기 전에 지금까지 이룩했던 것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새로운 피난처로 가야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유산은 그대로 이어져야 하니까요


최근 듣게 된 곡인 쏜애플의 '멸종'이란 곡 말미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만일 혼자 마지막으로 남으면 어쩌나

그때 너를 떠올릴거야

만일 혼자 마지막으로 할일이 없다면

그때 나는 노래가 될 거야'

이제 트위치 코리아는 사라질 예정입니다. 제목처럼 '멸종:滅種'당하는 것이죠. 모든 게 사라지는 겁니다. 남김없이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트위치가 있어서 행복했노라. 트위치에서 우리는 희로애락을 즐겼노라

그렇게 하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트위치의 멸종을 막는 방법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념은 영원하니까


그럼 그 사념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지킬 수 있을까?

비록 백만 가지 재앙이 있어도 우리는 지켜야 할 것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트위치에 대한 좋은 기억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트위치가 서비스 종료를 한다고 해도 지난 트위치에서의 추억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죠

앞으로 더 많은 재앙이 생길테지만, 그것이 우리의 유산을 앗아가지는 못하게 뚝심있게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마치 뱀의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날아오를 이무기처럼.....


그러면 이제는 작별의 인사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별의 순간은 슬퍼도, 고통스러워도, 그것 역시 인생입니다. 그렇다면 기왕 이렇게 된 거, 편하게 보내줍시다

잘 가 트위치, 그 동안 행복했다. 그래도 돌아오길 기다릴게

그리고, 잘 부탁한다. 치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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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트게더에서 6년 가까이 글을 쓰다보니 정들어서 감정을 많이 참기 힘드네요

트위치 코리아 종료일자 이후에도 저는 트게더의 마지막 등대지기로 남아 계속 글을 쓰다

차차 네캎이나 다른 거처가 확정되면 거기로 옮겨 연재를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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