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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꽃빈 여신문학] 꽃빈과 트수

천류초향
2017-12-17 20:54:48 1843 36 8

꽃빈이 나타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꽃하. 여신여신^^7." 트수가 말했다.

 "트하." 꽃빈이 얌전히 대답하고 몸을 돌렸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난 여기 채팅창 밑에 있어." 좀 전의 그 목소리가 말했다.

 "넌 누구지? 아 트수구나." 꽃빈이 말했다.

 "그래 난 트수야." 트수는 말했다.

 "이라 와서 나하고 놀자. 난 게임을 잘한단다." 꽃빈이 제의했다.

 "난 너하고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어져 있지 않거든." 트수가 말했다.

 "아! 미안해." 꽃빈이 말했다.

 그러나 잠깐 생각해 본 후에 꽃빈은 다시 말했다.

 "길들여진다는 게 뭐지?"

 "너는 여기에 살던 애가 아니구나. 넌 무얼 찾고 있니?" 트수가 물었다.

 "난 누군가를 찾고 있어." 꽃빈이 말했다. "근데 길들인다는 게 뭐지?"

 "트수들은 공병을 줍고 도네를 하지. 요즘은 날이 추워서 그게 참 곤란한 일이야.  트위치에서 하루종일 방송보면서 도네라는게 트수들의 유일한 낙이야. 근데 넌 누구를 찾니?" 트수가 물었다.

 "난 같이 놀아줄 사람을 찾고 있어. 그래서 길들인다는 게 뭐지?" 꽃빈이 말했다.

 "그건 요즘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야." 트수가 말했다.

 "인연을 맺는다고?"

 "그래." 트수가 말했다. "넌 아직은 나에겐 수많은 다른 스티리머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스트리머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너 역시 마찬가지 일거야.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트수와 똑같은 하나의 트수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트수가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가." 꽃빈이 말했다. "나에겐 유둥이 있는데...... 그 유둥이 나를 길들인 걸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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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지도 모르지." 트수가 말했다. "유튜브에는 온갖 것들이 다 있으니까. 찍먹동서나 꽃거지같은......"

 "아, 아니야! 꼭 그런 영상들만 있는건 아니야." 꽃빈이 말했다.

 트수는 몹시 궁금한 눈치였다.

 "다른것도 있다고?"

 "그래."

 "근데 트수들이 질문해서 유튜브에도 올릴것이 있니?"

 "아니 없어. 이미 다 유튜브에 올린것들 뿐이야"

 "하기사 트수들이 질문할건 그닥 없군." 트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트수는 하던 이야기로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내 생활은 너무 단조롭단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공병을 주우러가서, 저녁에 공병을 팔아서 도네할 돈을 벌지. 그리고 영상도네할 클립를 따고 다른방에 수출을 하지.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트수생활은 더욱더 재밌을 꺼야. 그래픽카드 7700K에 CPU 1080 Ti의 스마트컴퓨터를 쓰시는 트인나 여신님의 방송을 이불속에서 낄낄대며 볼꺼야!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트게더 핫클립을 보면 너를 생각 할거거든. 그럼 난 재부기능으로 만든 영상을 도네를 하게 될 거야......"

트수는 입을 다물고 꽃빈을 오랫동안 쳐다보더니

 "부탁이야...... 정시방송을 해줘!" 하고 말했다.

 "그래,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채아도 돌봐야하고 원숭이(?)도 돌봐야해." 꽃빈은 대답했다.

 "요즘은 방송 시작시간을 알수 없어졌어." 트수가 말했다. "트수들은 피드에서 방송시간을 알수 있거든. 그런데 피드를 한시간전에 올리고 심지어 지각을 하니 트수들은 채팅창에서 하염없이 여신님을 기다리는거지. 트수를 길들이고 싶다면 정시 방송을 켜줘."

 "그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꽃빈이 물었다.

 "일찍 방송을 열어줘." 트수가 대답했다. " '여신님이 방송을 여신다'하고 방송을 켜줘야 꽃추단들이 빨리 들어오지. 요즘같이 추운날 밖에서 덜덜덜 떨면서 오래 기다리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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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꽃빈은 다시 방송지각을 했다.

 "언제나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거야." 트수가 말했다. "이를테면, 네가 오후 일곱 시에 온다면 난 여섯 시 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여섯 시 오십분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어떤 도네로 놀릴까, 영상도네를 뭘 할지 고르는 올바른 도네가 필요하거든."

 "올바른 도네가 뭐야?" 꽃빈이 물었다.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영크리트들은 트로피카나 영상도네만 17시간 도네를 했어. 지들딴에 재밌다고 생각하면 스트리머에게 신나게 영상도네를하지. 그딴 사과 톡톡톡이 뭐가 재밌다는건지. 그 돈으로 꽃거지 도네하는게 훨씬 더 재밌는데......" 트수가 말했다.

 어느 순간 꽃빈은 매운 방송으로 트수들을 길들였다. 어느날 꽃빈이 항아리게임을 가져왔을 때 트수는 말했다.

 "아아! 난 어금니가 사라 질 것만 같아."

 "그건 네 잘못이야. 나는 너의 어금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내가 널 길들여 주길 네가 원했잖아......" 꽃빈이 말했다.

 "그건 그래." 트수가 말했다.

 "그런데 넌 매워도 계속 보잖아!" 꽃빈이 말했다.

 "그래, 정말 매워 죽을거 같아." 트수가 말했다.

 "그런데 왜 자꾸 보는거야!"

 "수출 할 클립 때문에 보는거야." 트수가 말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나만 이 매운맛을 볼수 없으니, 클립을 수출해서 온 트위치에 진정한 매운 맛집은 꽃추장님뿐이라는 걸 모든 트수들이 깨닫게 해줄거야."

 꽃빈은 트게더 핫클립을 보러갔다.

 "이 클립은 나의 이미지와 조금도 닮지 않았어. 이 클립들은 내 본모습이 아니야." 꽃빈은 당황하며 말했다. "아직 아무도 이 클립을 수출 않았고 다른 스트리머들 역시 아직 보지 않았을꺼야. 나의 이미지는 아직 멀쩡해."

 그러자 영상 수출업자들이 굉장히 당황했다.

 "이미 핫클립들은 수출이 되어 버렸어." 클립 수출꾼이 계속 말을 했다. "꽃빈이네 부부 시트콤 클립을 다른방에 도네 안 할수는 없을 테니까. 물론 이 클립이 이미 전에 도네 되서 브란영상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부부시트콤 클립은 스트리머도 빵 터지고 트수들도 채팅창에 ㅋㅋㅋ 도배를 하고 있다고. 그 도네 쏘는 맛을 있지 못해 계속 도네를 하게 되는거지."

 어느새 방종 시간이 되었다.

 "트바." 꽃빈이 말했다.

 "꽃바." 트수가 말했다. "내가 꽃추장님 방송은 보는 이유는  이거야. 아주 간단해.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아."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꽃빈이 되뇌었다.

 "트수들이 매워도 방송을 계속 보는건 정말 순수하게 못하는 네 게임실력이란다."

 "......내가 내 게임실력으로 중독적인 매운 방송을 만든다......" 잘 기억하기 위해 꽃빈이 따라 말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방송이 재미있다면 무엇을 하든 계속 보게 될거야.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선 안 돼. 네가 길들인 트수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트수에 대한 책임이 있어......"

 "나는 트수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꽃빈은 되뇌었다.




ps. 어린왕자의 여우와의 에피소드 패러디입니다. 

     꽃빈님 얼굴사진은 봄의 꽃님의 꽃 이모티콘에서 차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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