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그 해의 추석은 내 평생의 돼지고기 트라우마를 심어주었다.
추석은 작은 시골에서 온 친가친척이 항상 모였었고, 동네 주민들과도 마당에 모여서 잔치가 벌어졌다.
누구에게나 인기 많던 돼지고기는 12살의 추석엔 조금 그 준비과정이 남달랐다.
그날 오전 마을 장정들이 거꾸로 매달린 돼지 한마리를 마당 우물가로 가져왔다. 물론 돼지는 살아있었다.
당시 기억하기로는 돼지는 성인남성 두명보다 컷던걸로 기억한다.
아버지께 물어보니 저 돼지를 잡아먹을거라고 했고, 어린나이에 호기심이 생겨 그 과정을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어른들은 어린애들은 방안에 들어가 놀으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말을 들었어야 했다.
방안에서 게임기를 가지고 노는중 돼지의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꾸익’ ‘꿱’ 등 ...
난 왜 그소리가 나는지 궁금했고, 바쁜틈을 타서 사촌형들사이로 몰래 그 과정을 봤다.
과정이 잔인해서 굳이 적지는 않겠다.
아직도 돼지를 생각하면 그 장면을 잊지를 못할정도다.
그리고 그날 저녁 잔칫상에는 돼지수육이 올라왔다.
그날의 잔상때문이였을까? 아니면 선천적으로 장이 약했던 내 문제였을까?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육을 먹은 나는 그날 혼자서만 급체를 했다. 그것도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구토와 복통을 호소 했었다.
그 이후부터였다. 그날의 돼지를 잡는 모습, 그날의 급체의 기억때문에 난 돼지고기 특히 수욕과 족발은 입에 넣지도 못하고, 해당음식들을 의식하고 바라보면 속이 매스껍다.하물며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나올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경도는 조금씩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난 수육과 족발은 먹지 못한다.
친구들, 모임, 애인과의 만남에서도 이로인해 먹거리 장소의 제한이 있다.
3자들은 그런다 이 맛있는걸 왜 못먹냐고, 한번 먹어보라고 하지만 12살의 강렬한 추석의 돼지에 대한 기억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를 못할것이다.
돼지... 불쌍했던 그날의 돼지.